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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가계의 저주를 끊을 수 있는 권리

by 主同在我 2010. 7. 8.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을 수 있는가 ?
정말 그럴 수 있는가
그렇다면, 가계에 흐르고 있는 저주가 있기는 한가 ? 라는 물음부터 묻고 싶다

한참 전에 전세계적으로 이런 제목의 책 몇 권이 열풍처럼 기독교계를 강타한 적이 있었다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으라! 였나 ??
그런데 그 저주라는게 있냐 말이다
그 책에 따르면, 가계에 흘러오고 있는 유전병이면 유전병, 비명횡사면 비명횡사별로
드려야 하는 기도문과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성경구절들이 안내되어 있는데
글쎄.....
예수님이 오셨으면
그 걸려있던 저주마저 다 끊어놓고 돌아가실 일이지
왜 그건 않 끊어놓고선
우리더러 외우면서 끊으라고 하는걸까

어쩌면 그 저주라는게 사실은 외운다고 끊어지는 건 아닌건 같다
어쩌면 이미 끊어져 있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예수님이 오시긴 오셨으니,
죄를 대속했다는 것은 그에 따른 업보의 연결고리들을 끊어냈다는 소리일테니....

그런데 문제는 그 저주라는게 다른 개념이라는데에 있다
마법에 걸린 저주가 아니라,
우리가 배운데에 그 문제가 있다
우리말에 콩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지
바로 그 말이다
배운게 도둑질인데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요즘 들어 한참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결혼하고 애 낳으면 부모가 되는줄 알았다
하긴 그게 부모지
하지만 그게 부모가 아니다
애 낳고 기르는게 부모인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교육기관에 보내주는게 부모인가?
그건 부모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부모는 그게 아니다
그저 먹여주고, 야단좀 치고, 조용히 시키고
선물 좀 사주고 을르고 달래면서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대로
내가 편하고 싶은대로
내가 생각했던대로 그냥 내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척 하는게 그게 부모가 아니지 않나

부모가 제 살덩이를 자녀에게 떼 주었다고 말한다면
제 권리마저 떼 줄 생각을 해야 한다
제 하고 싶은 것마저 떼 줄 생각을 해야 하고
제 시간마저 떼 줄 생각을 해야 그게 부모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배운게 없는거다
부모가 부모노릇 제대로 해 놓은데서 자라나지를 않았으니
어떻게 부모노릇 하는지를 모르는게다
그저 먹여주고 입혀주고 시간마다 '돌봐주면' 되는 줄로만 알지......

 성경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서 그대로 있으면 썪을 뿐이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고 했지
중요 포인트는 '죽으면'이라는 말이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말한다
자신은 자녀를 위해 '희생' 했노라고
그런데도 자녀가 이 모양이라고 ㅋㅋ
희생이야 했을게다
돈을 희생하고, 시간을 희생하고, 자기 하고 싶은 것 손해보면서
애 때문에 뭔가를 투자했을게다
분명한 이야기고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희생의 포인트가 다를 수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과연 희생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할 수 밖에 없다

희생이란 내가 생각해서 좋은대로 이끌어가는게 아니다
상대방이 좋은대로, 상대방이 사는 길로
나의 권리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 희생이지
따라서 이렇게 생각해보면
예수님이 우리 인류를 위해 희생했다는 것 역시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희생했다고 해서
인류 전체 인원이 예수님이 원하는 어떤 '틀'을 따라 정형화된 길로 살아가야 한다면
그건 엄밀히 말해 희생이 아니다
정말 예수님이 희생했다고 한다면
인류는 각자 나름대로 그 살아가나는 방법을 따라 정말 각자가 아름다운 길을 걸어나갈 권리를 가졌음을
스스로 깨달았을때 비로소
예수님이 '희생' 한 것이다

이를 부모의 입장에 빗대어 생각해본다면 참으로 쉽지 않다
동재엄마가 자식들 한번 키워보겠다고 이 책, 저 책
자녀교육과 관련된 책들을 먼데서부터 시켜 읽어보지만
내가 보기엔 쉽지 않다
자기나 나나 부모로부터 배운게 없는데 뭘 해 볼 수 있는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저 돈이나 벌어주고 학교나 보내주는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인줄로만 알았던 우리 부모님들로부터,
자식과 놀아주고 친해주고
함께 시간을 공유하며 그 순간들을 함께 즐길 줄 아는 자세들을 언제 배워보았단 말인가
그러니 그 모든 것들이 귀찮아 지는게다
먹여주고 키워주면 되었지
왜 내 공부할 시간, 책 볼 시간, 여유롭게 앉아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가
왜 내 잠 자는 시간,  삶의 스타일을 '희생'해야 하는가
많은 물음들이 짜증스럽게 생겨나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졸라대니 산책이야 나가기는 나가지만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도 힘들고 귀찮고 짜증난다
도는 것이야 문제가 아니지만, 다녀오면 할 일은 그대로 쌓여있으니
그게 힘든게다

그런데 그게 뭐냐
그게 바로 가계에 흐르는 저주다
부모로부터 배우지 않았던 것을 배우지 않은대로 그대로 두는 것
부모로부터 배운 것을 그것이 옳은 것인양, 원래 그런 것인양 그대로 답습하는 것
무서운 '습관의 반복' 이다
그 과정이 바로 가계의 저주라면 저주일게다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배우지 않았던 바를 행하려 하는데 있다
새 길을 가려는데 있다
새 길을 열어보려는데 있다
그것도 즐거움으로......
왜 아니 고통이 따르겠는가
단 하루도 행복이라는 글자보다는 책임이라는 글자를 떠나서는 살아보지를 못했던 사람이
어찌 행복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책임의 단계를 답습하면서 그게 행복이리라 생각하고 그냥 가는게지
그러니 희생이다
자기 삶의 희생, 에너지의 희생, 모든 자원의 희생,
게다가 자녀들의 정신과 삶의 희생, 자녀들의 꿈과 행복까지도 희생시키며
배운대로 살아가고 있는게다

정말 희생이 필요하다
내가 죽어지는 것
아픔이 필요하다
정말, 새 길을 가고 싶다면
정말 가계에 흘러내려오고 있는 저주를 끊어내고 싶다면
내 권리를 포기해야 하니 말이다
부모로서의 권리
어른으로서의 권리
먼저 이 땅에 나오고, 조금 더 알고 있는 권리
자녀에게 이리 해라, 저리 해라 할 수 있는 권리
조금 있다 와라 할 수 있는 권리
소리치고 윽박지를 수 있는 권리
선물로 협박할 수 있는 권리
그 모든 권리들을 기꺼이 포기해내는 것이 희생인데
 이 희생 없이는 새로운 생명은 태어나지 못한다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조차도......

부모 되는게 정말 쉽지 않다
부모로 사는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부모가 뭔지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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