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바라보노라면.....
동물들 중에 또 어떤 것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거미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
어렸을 적 장난삼아 거미를 건드리면
거미는 죽은 것 마냥 다리를 모으고 가만이 있는다
한참동안이나….
놀라운 사실
우리 집 도마뱀도 그랬다
동재의 말을 들어보니
도마뱀 한 마리를 포위했는데
동재엄마가 살짝 건드리자 글쎄 그 녀석이
배떼기를 바닥에 깐 채로 네 다리를 위로 삭 들었다지 뭔가
하도 어이가 없어 믿지 않는 나를 보고
동재는 증거자료를 내민다
얼러리여….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도마뱀 한 마리로 인해
동재가 이 곳 인도네시아에 점점 적응해 가고 위로받는 것 같아
참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아파온다
철이 없이 마냥 천진난만 그 자체로 조그만 것 하나에 놀라며 즐거워하는 동재이지만
그 녀석을 바라보노라면
이 곳에서 펼쳐질 이 아이의 장래가
부모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으니 답답할 밖에….
얼마 전에 있었던 인니 한인 선교사대회에서 아이 가진 부모들을 만나보니
이심전심….
하지만, 모두들 그 마음 끝자락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기에 더더욱 하나님 한분께만 소망을 두고 있음을 또한 보게 되니
이 또한 동지된 느낌이 들어온다
어떻게 저렇게 길이 열려 인터내셔널 스쿨에 자녀를 보내는 이
그도 저도 안 되어 현지인 학교 가운데 좋은 학교를 보내는 이
그것마저도 안 되어 현지인 일반 학교에 보내는 이
모든 게 호사스럽게 느껴질만큼 아무 여건이 안되어 홈스쿨로 버티는 이…..
다양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이었지만
모두들 자기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소망하고
또한 그 가운데에서 위로와 감사의 조건을 찾아내고 간증하는 이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힘이 솟고 용기가 전해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 역시 그와 같은 이들의 대열에 어느새엔가 끼어들어
한 발짝, 두 발짝 걷고 있다는 것이 점점 피부로 다가오고 있음에 더 놀라고 있다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