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主同在我 2009. 12. 30. 14:00
추운 겨울을 맞이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았던 게 언제인가싶다
추위도 눈도 없는 크리스마스
어딘가 밋밋하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이다

한달여동안이나 부활절을 지키고 크리스마스를 지키는 것이
인도네시아 교회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아마도 유럽식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같다
그런 까닭에 여기 처음 오신 한국 분들은
예배 한번 드리고 나면 깜짝 놀라는게 다반사이다
무슨 카톨릭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것 같다고 ^^
그도 그럴것이 오순절 계통을 제외하고는
화란교회의 영향을 받아서 예배절차가 우리나라 장로교와는 전혀 비교 안될만큼 엄격하고 복잡하다
미국교회 영향을 지대히 받아온 한국교회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예전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여기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온 나라가 긴장부터 한다
이번엔 무슨 사태가 나면 안되지.... 싶은 모양이다
그래서 티비 뉴스에서도 각 지역별로 경찰서마다 크리스마스 특별 경비 등을 자주 내 보냈었다
반둥 역시 그 대표적인 예....
반둥 경찰들도 나와 크리스마스 예배와 집회를 진행하는데 철저히 준비했다고 하는 멘트들이 나온다

웃기다
타종교를 헌법상 인정한다고 해 놓고서도
경찰이 나서서 예배와 집회를 보호해 주어야만 한다는 이야기는 
겨우 그 명맥만 간신히 유지시켜 놓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아닌가
 
여튼 그 구실 덕분에 우리 가족 역시 크리스마스를 잘 지냈다, 안전하게 ^^
다니던 학교 임락에서 진행하는 크리스마스 행사에도
한국인 교회에서의 크리스마스 모임에도
선교사님들과의 모임에도

생각하면 할수록 참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을 감출수 없는 곳
교회는 있으나 아무런 힘이 없는 곳
모든 활동과 절기는 있으나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곳
이것이 종교의 자유인가
하긴....
여기도 강자에게 지배당해야 하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니
교회도 기독교도
그 예외는 아니련가
97년, 존재는 하고 있으나 힘은 없는 교회를 보고 갔었는데
09년 오늘, 그 교회를 여전히 보고 있다

<집 앞에 있는 가톨릭계 사립대학에 세팅되어 있는 예수탄생 마굿간>

<임락에서는 부활절과 성탄절에 학생들을 중심으로 축하행사를 가지고, 학생들이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눈다. 이 날 우리 집에서는 동재엄마의 주특기인 닭도리를 내 놓았는데....... 잘 안 팔렸다..... ㅡㅡ; >


<한국인 교회 내 유일한 또래인 민재와 함께>

<이 날, 동재 또래 유치부 아이들은 탄일종이 땡땡땡과 We wish your merry Christmas를 불렀답니다>

<형아가 그러는동안 동진이는...... 바닥에 떨어진 특제 감자튀김을 열심히 주워 먹었다는 소문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