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와 사역을 하다보니 너무나 변덕스러운 내 자신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불처럼 일어나 내게 맡겨진 양떼들을 향한 애정을 쏟을때가 있는가하면,
또 어느 때에는 모든 실망과 비난으로 이들의 무지함과 변하지 않음에 혼자서 하소연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이 분들의 모습이 내 모습과 전혀 다른 것이 없음에도
가끔씩은 내가 정말 이 분들보다 더 낫고, 더 신실하고, 더 진짜배기라는 확신으로
내 자신을 세뇌시키고 있는 것같아 입이 다물어질때가 더 많지만 말입니다.
새해, 2018년에는 정말 내 전인격적인 성숙이 주님과 사람 앞에 1밀리미터라도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참! 저희가 대단히 비밀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저희의 모든 활동과 사역들이
현재 한국에 거주중인 인도네시아 이슬람 분들에게 노출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저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지명들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1. 교회 소식
교회 사역을 하면 할수록, 말씀을 전하면 전할수록,
진짜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가 아니면 이 사역을 감당할수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신대원 다니던때 채플시간이면 자주 듣는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은혜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정말이지, 매 예배때마다 그 말이 왜 그리 그리워지는지,
정말 하나님께서 매 예배 때마다 은혜를 주시되 폭포수처럼 주셔서,
우리 보종 교인들과 저희의 삶에 예수 생명이 충만해지기를 원하고 또 원합니다.
지난 11월에, 기초신앙 훈련을 (SPK) 끝낸 수료생 가운데 2018년도 교회 예배위원들을 선발했습니다.
이들이 신앙 위에서 잘 자라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이번 년도에는 그동안 쉬었던 구역모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구역모임을 통해 교인들 서로 가운데 유대감과 시너지가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 SPK 마친 후, 졸업식하는 장면 >
< 적은 금액으로 시작한 증축공사가 하나님의 은혜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지방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들이 와서 머물면서 훈련받고 회복되어 돌아갈수 있:는 장소로 사용되기를 기도합니다 >
< 12월 25일 있었던 어른 성탄예배와 24일에 있었던 주일학교 성탄예배 모습. 주일학교 성탄절때에는 우리교회 아이들 이외에 동네 아이들을 초청해서 복음을 전했어요 >
2. 사역자 훈련
작년 9월에 시작했던 사역자 훈련이 12월에 은혜 가운데 잘 마쳐졌습니다.
약 40여명의 학생들이 훈련을 받았고, 각자 섬기는 교회들로 돌아갔습니다.
사역자 훈련은 저 혼자 하는 사역이 아니라, 팀으로 하는 사역입니다.
각자 섬기는 사역들이 있음에도,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깨어나
또 다른 잠자고 있는 이들을 깨우는 자리로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훈련시키는 사역입니다.
비록, 팀원들 각자가 상당한 재정과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사역임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되고 깨어나는 모습으로 인해 여전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월에는 작년 훈련을 수료한 졸업생 가운데 지원자들과 함께
A지역으로 아웃리치를 떠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에 서베이를 다녀왔는데,
몸이 부실했었는지 달팽이관이 흔들려 어지러움증으로 인해 근 1개월동안 불편을 겪다보니,
이번 아웃리치가 체력적으로 약간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에게 귀한 시간이 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저 역시 체력적으로 견뎌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3. 파송교회 목사님 방문
저희 가족을 파송해주신 파송교회 담임 목사님 부부가 지난 12월에 은퇴하셨는데,
이를 기념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선교전략회의에 말씀 전하신 후,
감사하게도 저희 가정에 방문해주셨습니다.
10년을 이 곳에 나와 있었지만, 저희 가정에 시간을 가지고 머무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약간 긴장도 되었지만,
도리어 가정에서 전해주시는 말씀과 기도 지도로 인해 큰 기쁨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4. 선교대회 보고
지난 11월에는 저희 보종교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는
자와에 있는 B 한인교회에 선교대회가 있어서 참석하고 왔습니다.
시간적 여건이 안되어 하루만 참석하고 왔지만,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몇 분의 한인 선교사 및 현지인 사역자를 초청하여
쉼의 시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오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현지 사역자의 간증을 통하여 또 하나의 도전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또 다시 깨닫는 것은 도처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빛도 없이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울러, B 한인교회 여전도회에서 금번 성탄절 구제비를 헌금해주셔서
도움이 필요한 교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5. 철거지역 성탄 구제
지난 12월에 시에서 집행하는 철거공사가 저희 동네 인근에서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이루어진 철거로 인해,
근 30여년을 점유하여 판자촌을 이루며 살고 있던 300가구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갈곳을 잃은 채
폐허로 변한 판자촌 터와 옆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새우잠을 자는 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때마침 우기철이라 저녁에는 비도 오는데 말이지요.
수십년 전 불법에서 시작하였기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결과를 맞게 된 것은 사실이나,
노인 아이, 장애인 할 것 없이 터전을 잃고 폐허더미에서 잠을 청하는 것을 보고 고민을 하다가,
보종교회의 성탄예배 때 헌금전액으로 구제품을 마련하여 전달하였습니다.
자신들도 살기 퍽퍽한데, 또 다른 누군가를 돕겠다고 하니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는 분위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 보종 역시 복음의 씨앗을 도처에 심는 교회로 성장해가기를 기도해봅니다.
6. 가족 소식
동재는 중학교 1학년 2학기를 진입해서 새로 전학한 학교에서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고요,
동진이는 작년 유급으로 인해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과정을 다시 다니고 있습니다 ^^
요즘 동재가 핸드폰이 생긴 이후로는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네요.
교회에서도 가정에서도 여기 저기에서 젊은이들이 핸드폰에 시간을 소진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여느 교인들과 다름없이 고민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사역으로 인해 저녁 늦게까지 집을 비우는 시간이 간간이 있다보니,
점점 더 저희와의 대화보다는 기계 및 게임과의 대화가 깊어지네요.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요? 여러모로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아내와 저는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의료서비스를 마음놓고 받기 어려운 동네에서 나그네로 살다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더라고요.
지난번 달팽이관 관련 질환이 발병하자
거의 모든 사역도 멈추고, 가정생활도 멈춰지는 것을 경험하고나니
심령의 건강뿐 아니라,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전반적으로 활기차기보다는 좀 음울한 분위기의 소식이 되어버렸네요 ^^;
엊그제 후원금 송금차 은행계좌 내역을 보게 되었는데,
한 분, 한 분, 한 교회, 한 교회의 이름을 마주할때마다 마음에 울컥한 것이 올라오더라고요.
이 모든 것이 핏방울 하나 하나를 모은 헌금이라는 사실에,
그동안 부르심이 다르다는 말로서 스스로를 위로해 온 나는 어디로 가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디다.
어느새 10년차로 접어드는데,
나는 정말 갈 길을 가고 있는가.....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들을 간간이 던져봅니다.
각자의 부르심을 따라, 부르신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공급하시고 만지시고 역사하심이 풍성히 임해오시기를 이 한 해도 기도합니다.
2018년 01월 29일
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지 형습, 정 선영, 동재, 동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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