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도 기독교 문화 만들기 노력이 한창이다
다름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의 습격으로 인한 교회의 반격이라 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기독교 인구의 감소,
특별히 그 중심에는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기독교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교회는 충격과 함께 그 대안을 찾아 나선 것이다
교회 내에 까페를 만들어 커피와 함께 쉬어가는 공간을 만든다든지
교회의 담을 허물고 그 마당을 주민에 공개한다는든지
교회의 비어있는 공간을 주중에 문화공연에 대여한다든지....
비단 이러한 것들뿐 아니라
빠져나가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를 맞추기 위해
교회는 지금 이 시간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이의 문화코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결국 교회 역시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염려가 근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기독교 문화를 주창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교회가 젊은이의 문화코드를 따라잡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주된 타겟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그 사회의 문화를 선도하고 변혁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낙태, 동성애, 마약 등의 부정적 요소 뿐 아니라
토론과 의사소통의 방식과 선거방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의식 가운데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비기독교적인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개혁해 나가
결국에는 티켓 창구 앞에서 줄 서는 문화 하나까지에라도
기독교적 문화가 침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인듯 보인다
이를테면,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수 많은 방법들을 하나 하나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설령 그러한 방법들을 통해 이 땅에 기독교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할지라도
과연 그것이 생명과 관계가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복음의 생명력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간다는 관점에서
일반인들의 (예수를 믿지 않는) 생활습관이 시기, 질투 및 경쟁구도를 벗어나
상호존중과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는 스타일로 바뀌어 간다고 하면 참 기쁜 일일게다
하지만, 이미 기독교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나라 혹은 지역들의 형편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이 곳은 기독교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물론, 이슬람 교도가 대부분이도 그것도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기독교인들의 삶 속에서만큼은 기독교 문화가 이미 형성되었다
기독교 역사가 우리나라보다 더 오랜 까닭이다
이들의 삶과 생각 속에는 교회 혹은 예배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주중에 거의 매일처럼 교회 구역원들과 모이며
장례, 생일, 결혼 등과 같은 주요한 때 뿐 아니라
년중 한 두 차례 이상씩 슈꾸란이라고 해서 감사예배를 집안 자체적을 기획해서 드린다
일상생활 자체가 상당히 기독교 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삶의 형태는 비록 기독교적이고, 기독교의 종교적 주기가 이미 삶 가운데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이들의 의식 가운데 복음에 대한 생명이 있는가라는 부분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정말 이 곳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하나의 문화이다
마치, 이슬람 교도들에게 있어 이슬람 종교가 아예 뿌리깊은 문화로 자리잡아버려서
종교와 삶을 뗄래야 뗄 수가 없는 것마냥,
여기 기독교 역시 그렇다
뗄래야 뗄수가 없다, 이미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런데 예수님은 모른다
그 이름의 생명도 모른다
교회에서 예배는 드리고 찬송도 하고 기도시간에 앞에서 인도하는 목사의 기도에 거룩하게 눈은 감고 있으나
기도의 능력은 글쎄.....
교회 이에외서 개인적으로 기도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를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기도생활이라는 건
곧 하루 세번 식사하기 전 드리는 식기도,
아침에 일어나서 1분정도 눈을 감고서 앉아 있는것을 의미할 뿐
개인 혹은 공동체의 어려움을 가지고서 개인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서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성경을 주의깊게 읽는 이조차도 찾기 어렵다
성경은 교회에서 혹은 집에서 예배 드릴때 펼치는 예배용 소품이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찬송도 부른다, 집에서 기타를 치면서 혹은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서....
아예 벨소리도 찬송가로 바꿔 놓는다, 최신 곡으로....
나는 모르겠다
이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느냐를 묻지는 않는다
하나님의 영역이므로....
하지만, 적어도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기독교 자체의 냄새, 모양은 전체적으로 물들여져 있기는 하나
정작 이들의 일처리 방식이나 예배에 대한 생각은
예수를 믿어 그 생명을 입고,
그 생명이 오늘 나의 실생활 가운데에서 나타나고 경험된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한 후배와 통화했다
남편이 국가공인 목사인데 목사가 아니란다
기독교가 국가적으로 공인이 되면 될수록 문화 자체가 기독교적 색채로 물들여질 수는 있으나
기독교는 말 그대로 종교와 문화로 굳어질 뿐
신앙이 더 귀하게 발전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기독교 문화를 일구어 내는 일이 중요한것은 사실이다
인간 의식 가운데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비 복음적인 요소들을 변화시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점점 확장해 나가는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교회가 온 나라 땅을 점거하고
기독교 문화가 온 백성의 머리 속을 채워넣어야만 한다는 생각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언제부터 기독교가 타락의 길을 걸어갔느냐는 우스개소리에
우리 대부분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공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 증거 가운데 하나이다
기독교가 주류세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할때
그 때 복음의 생명력은 퇴화되기 시작한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한국에 기독교 정당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제발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본인들은 한국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가고, 사회에 하나님의 질서를 확립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하나님의 꿈이 아니라
자신들이 정해놓고 기뻐하고 마음에 들어하는 논리를 세우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인체 하는 일은 그만둘 때가 왔다
우리 자신이 모든 것의 설계자가 되어 우리의 말과 논리가 절대진리라 착각하는 것도 그만둘 때가 왔다
또한, 이 땅에 기독교 왕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것 역시 재고해 보야할 때가 왔다
우리는 기독교를 전파하고 기독교라는 한 종교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에 사로잡히기 시작하면 그 때 우리가 쉽게 비난하였던 그 바리새인의 길을 걷게 될수밖에 없다
생명을 쫒아가야 한다
복음을 쫒아가야 한다
나를 살리고, 남을 살리는 그 길을 쫒아가야 한다
내 안에 하나님의 생명이 있고, 그 생명을 전하기 위해 쫒아가야 한다
그 생명이 꺼지고 나서부터는 그것은 기독교라는 이름을 가진 또 하나의 종교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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