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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으아악..... 뜨아악.... 엄마, 어떡해....

by 主同在我 2013. 2. 6.
서부 술라웨시 출장 가기 전 주....
사실은 다른 일정들이 다 잡혀 있었었고
더군다나 그 날은 다빗 목사님네 위로방문하고 온 날이라서리
많이 피곤한 날이었다

피곤하면 으례껏 하듯
컵라면(Pop Mie)으로 때우자고 동의....
이윽고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용기를 식탁위에 두고서 기다리는데.....
우리의 동진이.....
그 새를 못 참고 혼자 먹겠다고 컵라면을 덥썩 잡고서 자기 앞으로 끌어가다
결국.....
동네가 떠나갈 정도의 비명소리로 그 날 저녁을 흔들어 깨웠다

면발과 함께 뜨거운 물을 가슴에서부터 뒤집어쓰고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동진이....
그것을 발견하고서 똑같이 동진이처럼 양손을 귀 옆으로 올리고선 비명을 지르는 동재엄마.....
순간 떠오르는 말.... 대략난감.... ㅡㅡ;

상황을 알아챈 나
소리를 지르고 있는 동진이를 얼른 들어 화장실로 직행
그리고는 화장실 물통에 첨벙....
열을 빼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물통에서 물에 부풀어 오른 옷을 천천히 벗기던 중 발견된 것은
이미 수포가 생겨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녀석
이미 옷의 움직임에 터져버린 녀석...
그 짧은 순간에 피부가 견디질 못했던거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나는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왜 이리 침착해지고 사람이 냉혈한처럼 냉정해지는걸까.....
아무튼, 동진이를 꺼내서리
마침 가지고 있던 실마진을 발르기 시작했다
물론, 유효기간은 벌써 지난거다
선교사들 가지고 있는 약들이 다 그렇겠지만
우리집 구급약통도 유효기간 지난게 많지만, 그래도 약효에는 이상이 없다니 방부제를 많이 넣은건가??
암턴, 약 바르고 얼음주머니 올려놓고나니
동재엄마.....
병원에 않 가봐도 되겠냐고 한다

그 시간에 문 연 곳이 어디 있으며
의사가 어디 있겠나
평소에도 일반의조차도 없어서리 줄창 기다려야 하는 판에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인터넷이 된다는 것과 책이 있다는 것
동재엄마는 인터넷으로 화상사고 검색하고
난 여기 나오기 전, 의사 없는 동네에 가지고 갈만한 책이 없는지 찾던 중 알게 된
Where there is No Doctor (건강한 생활, 데이비드 워너 지음)
그 책이 있었던거지
지금 마다가스카르 가 있는 이재훈 선교사님에게 소개받은거다 ㅋㅋ

다른 것 때문에 자료를 찾은건 아니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궁굼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란 그저
차가운 물에 담궜다가 꺼내고 나서 약 바르는 정도이다
그래도 많이 발전한거지
울 아버지는 내가 성냥갑 가지고 장난치다가 (옛날 가정용 성냥갑은 꽤 컸다)
성냥갑이 폭발해가지고 나 무르팍 엄청나게 부풀어 올랐을 때
된장 발라주고는 학교 보냈었는데 ㅋㅋ

그래도 지금은 연고가 있네
아무튼, 그리 그리 마음을 진정시키기는 했는데
꼬추를 보니 참 미안해졌다
앉아있는 상태에서 뜨거운 물이 엉덩이쪽으로 고여있어 그랬는지
가장 심했다

응급처치를 하고선 날이 밝는대로 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입원하랜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처치하는 과정을 지켜본 결과
동재엄마와 난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의사 선생님들이 이 글을 보면 참 무식하다 하시겠지만
범인들이 보기에는 
간호사들이 그 날 처치하는 과정이
내가 그 전날 집에서 했던 과정과 하나 다를 바 없을 뿐더러 
특별한 다른 조치를 취할 것도 아니면서
파리와 모기가 가득한 병원에 입원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항생제와 실마진 연고는 응급실에서 처방받아오고
식염수와 붕대는 빨로뽀 시내 약국들을 뒤지고 뒤져
결국 찾아내서리, 집에서 처치하는 데 성공....
참, 한국 화상연고인 실마진이 여기에서는 버나진(Burnazine) 으로 불린다
실버 설파진인가 뭔가 하는 화약성분이 들어있는거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병원에서는 2주 정도 가야한다고 하는데
하나님의 은혜 안에 매일 두 번씩 드레싱하고 기도하고 하다보니
1주만에 상처가 다 아물었다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느니.....
용한 의사가 있다느니.....
좋은 약이 있다느니....
흉터는 어떡할거냐는 물음을 여기저기에서 계속 받았는데

흉터야 깊지 않으니 크면서 다른 부분의 세포들과 묻혀서 거의 표가 나지 않을거고
꼬추 역시 여름에 수영장에서 누가 보자고 그럴것도 아니고.....

걱정이 팔자를 불러오는거다
하나님이 이만큼 살려주셨으면 그것을 감사한거지
난 동진이만한 나이에
여동생이 넘어뜨려 펄펄끓는 주전자를 껴안고서 바닥에 누워서리
얼굴만 빼고서 온 몸에 붕대 칭칭 감고서 집에 누워있었던 게 아직도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웰빙이 빙보다는 나은게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사느냐 죽느냐가 문제인 이들에게
웰빙을 고집한다는 건 어찌보면 사치스러운 문제인것 같기도 하다

복음도 그러려나...
신학자들이나 복음전도자들이
지금 당장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로 씨름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서
웰빙을 논할때
그런 기분이 드려나.....

살았으니 감사한거고
나았으니 감사한거고
그 일을 통해 작은 깨달음이라도 있었으면 그것이 또한 감사한거고
그 작은 깨달음이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게 되었으면 더욱 감사한거다

동진이는 지금 어떠냐고??
내 뒤에서 잘 놀고 있다
내 똥꼬에다가 장난감 부딪혀가면서 ㅡㅡ; 

 

< 사고 이틀째의 동진이... 역시 동진이다.... 사고난 저녁에는 세상이 떠나갈 듯 겁내며 울어대더니, 이건 언제 그랬냐는듯 또 장난이다....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란.... >

참, 화상치료에는 찾아보니 다른 게 없는것 같다
물론, 3도 화상이 정말 심각해서 진피층까지 홀라당 없어지고 뼈와 핏줄이 드러날 정도면 않되겠지만
피부 밑의 노란층이 보일 정도에서 그치는 2도까지는
식염수로 씻어주고 연고 발라주고....
화상연고의 기능은 외부로부터의 감염방지란다... ㅡㅡ;
결국, 피부치료와 재생은 인체 스스로가 진행시켜야 하는 일이라는 것
그렇게, 고름도 진물도 더 이상 나지 않고 피부가 건조해질 때까지 되풀이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약도, 특별한 방법도 없는것같다
감염만 주의해주면 말이다
그래서 항생제도 먹는거지만....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화상은 않 당하는 것이 최고
어른이고 어린이고같에 음식 먹을 땐 뜨거운 건 식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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