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기적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긍휼하심이었다
며칠 전 항구에 나갔다
낚시하고 싶다고 6-7개월 전부터 졸라대던 동재의 부탁이 들어지던 날이었다
나는 낚시를 해 본적이 없는데다
항구 시멘트 바닥위의 땡볕에 계속 서 있거나 우두커니 쭈그려 앉아 있어야 하는게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도 동재는 그게 그리 하고 싶었나보다
낚시용품 파는 집에서 물고기 모양 바늘을 사서는 연결해주고 그렇게 마냥 기다렸다
동재와 동재엄마가 만족할때까지.....
그동안 나는 뭐했냐고?
동진이하고 옥신각신해가면서 과자 서로 먹겠다고
한 쪽에서 찌그러져 있었지
동재가 얼른 지루해하기를 내심 바라면서 말이다
드디어.....
산 저편에서부터 먹구름이 쫙 끼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먹구름이 이리 반갑기는 처음이다
동재와 동재엄마를 재촉해서 집으로 고고씽~
그런데.....
냉장고를 열고 물을 마시려던 순간 콧구멍을 통해 감지되는 묘한 냄새.....
뭔가 탄 냄새였다
화들짝 놀라 혹시나 싶어 얼른 가스렌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더니
세상에
사람도 없는 집에서 가스렌지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었다
옥수수였다
항구 나갔다 오던 그 3시간여동안
가스렌지는 옥수수를 향해 불을 뿜어대고 있었던거다
특히나 '안전'에 대해 민감하기 짝이 없는 나로서는 심장이 멎고 머리카락이 쭈뼛 쏟는 순간이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외마디 외침!!!
'아니, 이 사람이 정말~!!'
가스를 끄고 주저앉아 잠시 놀랜 가슴을 가라앉히고 나니
그제서야 가스통도 안전하고, 집에도 불이 않 났다는 현실이 보였다
그래도 놀래고 화가 난 건 화가 난 것....
책상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들고 있는 동재엄마에게 쿵쿵거리며 걸어가 따지듯 물었더니 하는 말.....
'어머, 그랬어~?'
...........
그리고는 끝이었다 ㅡㅡ;
마음을 다잡자
불이 않 났으니 감사하지
가스통 폭발 않 했으니 감사하지 ^^;
<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지 않나? 그 오랜시간 가스불이 켜 있었는데도 냄비 손잡이도, 뚜껑 손잡이도 하나 녹아내린 것도 없었다니..... 이건 기적이고 돌보심이다 >
< 이것이 그 문제의 옥수수..... 옥수수를 그렇게 좋아하던 동재, 동진이 그리고 동재엄마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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