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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14년 9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14. 9. 15.

인도네시아에서 문안 드립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작년 12월 말에 안식월 관계로 귀국했다가 4월 초에 재입국하기 전 까지 저희에게 사랑과 배려를 쏟아 부어주신 여러분들게 이렇게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여쭙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쉬었다가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인도네시아로 재입국한 후, 지난 기도편지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옮겨진 사역지에서 새로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 근교처럼, 자카르타 근교 지역이고요, 사역지는 거기로부터 조금 더 들어가 있어요. 처음 들어와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자카르타에 있는 A 권사님이 연결이 되어, 지금 저희 지역에서 집을 찾는동안 그 권사님 댁에 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라 어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을텐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초대해주셔서, 약 한달 반 동안 그 분들과 좋은 교제를 나누며 천천히 정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일단, 선교사라 하면 해당 국가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적응한 상태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대륙에 자리를 하고 있는 국가라 할지라도, 안식년이 끝난 후 재입국하는 선교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바로 재입국 쇼크라고 하네요. 마치, 처음 이 나라에 들어와서 언어와 문화를 적응해야 하는 기간을 가져야 하는 것처럼, 재입국의 경우에도 안식년 혹은 안식월이라는 공백기만큼 또 다른 충격이 다가온다는 것이죠. 하물며, 온통 나라가 섬으로 나눠져 있고, 섬마다 문화가 다른데, 2차 텀에 사역지를 옮긴 저희 케이스도 예외일수는 없지요.

 

저희 역시 집 구하는 과정에서, 또한 새로운 사역지에 인사하고 적응하며 관계를 세워나가는 과정 가운데에서 또 다른 문화와 환경 가운데 솔직히 어색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그 때마다 은혜 주셔서 두 번째 텀을 잘 시작하고 있는 듯 하니, 계속해서 적응을 잘 할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아이들 학교가 집에서 가까워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정도가 되었네요. 첫째녀석이 어느 날 그러더라고요. 7월이 되어 학교에 처음 들어가고 나서 며칠 지난 때였는데, “아빠, 이 학교 참 좋아!” 저희는 학비 싸고,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찾는다고 찾은건데, 아이는 교실에 에어컨이 있다고 참 좋아하다니..... 하긴, 지난번 술라웨시 학교에서는 땀이 계속 나서 근 1년동안 종기로 고생을 했으니 이해가 않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학교 않 가겠다는 소리는 않하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이가 새로운 학교, 새로운 아이들, 새로운 교과과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혜와 뚝심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왜 뚝심이 필요하냐고요? 요 도시 녀석들이 시골에서 왔다고 끼워주질 않네요.... !! 아무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좋은 영향력을 받을 수 있는 선생님을 하나님께서 붙여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 둘째아이, 동진이도 유치원에 들어갔습니다. 유치원과 동재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집에서 글씨 쓰는거랑 영어좀 가르치라고 몇차례 요구할 정도로, 지금 동재와 동진이게는 여러모로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저나 동재엄마나 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아이들이 시골에서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으니 배우라고 학교에 넣었는데 그 짐을 부모에게 떠 넘기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변도 해 보지만.... 하하.... 저희들이 오히려 이상한 부모처럼 비추어졌네요. 아무튼, 재미있는 환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1차 텀을 마치고 2차 텀에 새로운 사역지와 사역 파트너를 만나게 되는 것도, 새로운 비자 스폰서를 만난 것도, 또한, 집을 구하고, 아이들 학교를 찾고, 술라웨시로부터 이사짐과 차량을 이사해 오는 것도, 이 모든 과정들에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으면 그 어느 것 하나도 이루어지지 앟았으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저희 부부가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서 이 곳에서 저희 부부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에 다시 포커스를 맞추는 일이 남아 있네요.

 

물론, 재입국한 후에 수마트라 쪽 신학교 인텐시브 과정 강의도 하러 다니고, 통역도 이 쪽 저 쪽으로 다니고, 또한 새로운 사역지에서도 사역을 진행하는 등 1차 텀 때에 비하자면 조금은 비정상적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수도 있음을 알고 있기에 더욱 더 조심스러워지네요. 저희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하나님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건지..... 이렇게 있다가 내일이라도 오늘이라도 부르시면 손 털고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인데, 나는 그 때 무엇을 가지고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마음이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습니다. 내 손에 뭔가를 가지고 가는 것은 고사하고, 내 몸뚱어리 하나라도 사람 모양 좀 만들어져 있어야 할 텐데, 과연 하나님 앞에 서는 날 사람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있을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 일마저도 날아가고 말겠지요. 1차 텀에서도 지켜보셔서 아시듯, 저희 부부는 세상에 드러낼만한 그럴싸한 일들 하는 데에는 모자란 이들입니다. 다만, 저희는 하나님 앞에 서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저희가 지금 사역하고 있는 교회는, 현재 함께 협력하고 있는 B 목사님이 10여년 전부터 발로 뛰며 전도하여 세워진 교회이고, 교인들은 불교 및 정령신앙에서 개종한지 3-4년 정도 된 상태라 아직 그리 믿음이 성숙한 상황은 아닙니다. 교회는 나오고 있지만, 집에 가보면 아직 문지방에는 부적들이 달려있는 집들이 있고, 집에서 제사있는 날이면 교회에 오지도 못하는 집들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재미가 또 있네요. 요즘은 동네에서 저희 부부를 종종 초대합니다. 생일잔치 행사 인도해 달라고 ㅋㅋㅋ. 믿지 않는 집들인데다 불교가 많지만, 동네 자체가 너무 가난해서 행사 전문 인력들을 불러올수가 없어 저희들에게 요청하는건데, 그래서 요즘 고민중입니다. 생일축하하면서 어떻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그래서, 이동식 앰프스피커와 마이크, 어쿠스틱 기타를 마련해두었는데, 이런 기회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또 저희를 어떻게 사용하실지, 하나님의 구원을 어떻게 이루어 가실지 참 기대가 됩니다.

 

교회가 자리한 동네가 너무 가난하고 못 배운 분들이 많다보니 별별 일들이 다 일어나지만, 때로는 기가 차고, 때로는 너무 웃기고, 때로는 참 가슴 아프고.... 이런 하루 하루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또한 감사하네요.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또한 변화시키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한 귀한 일인지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추석이라지요!

 

영업점들만 대목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들의 마음도 함께 넓어져가고 여유로워가면 좋겠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도 더 넓어져가고, 용서하는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도 여유가 있어지고.... 그렇게 점점 하나님을 닮아가게 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감사하고 귀한 기도의 동역자 여러분! 저희를 위해 기도하기를 늦추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곳에서 게을러지지 않도록, 이 곳에서 정말 저희 자신이 더 성숙해지도록, 하나님의 마음을 저희가 먼저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리고 온전히 쏟아 놓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아울러, 이 곳에서의 저희의 기쁨이 주 안에서 함께 전염되기를 기도합니다.

  

 

20140909

 

 

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지 형습, 정 선영, 동재, 동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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