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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동물원에서의 단상

by 主同在我 2009. 6. 29.


동재엄마도 동재도 방학한 틈을 타서

오랫동안 기다려오던 가족간의 휴식을 가졌습니다

ㅋㅋ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동물원으로 다녀왔드랬습니다

지난번에도 한번 다녀왔던 곳이지만

이번엔 알디와 노바네 가족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각자 먹거리를 준비해온 까닭에

매우 풍성한 아점이 되었군요 ^^;

 

하지만 역쉬….

함께한 노바 아빠와의 의견일치점은

휴일이야말로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날이라는 점 ㅋㅋ

가족에게 봉사한다는게 말은 이쁘고 좋지만서도

몸뚱어리는 역쉬 피곤하거든요

 

부부학교에서 들었던 말이던가??

남자들에게 있어서 잠은 단순한 잠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 미리 자 두는 지혜로운 행위라고 ^^;

 

이번에도 확실히 느끼는 건 자유와 행복에 관한 사실들입니다

동물들이야 어찌보면 밀림에 있는 것보다는 동물원에 있으면서

가만이 주는 음식 받아 먹는 것이 행복할지 모릅니다

가끔씩 동물원 음식 말고도 관람객들이 주는 특식 역시 기가 막히거든요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참으로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선전에 나왔던 한 카피

집 떠나면 고생이야….’

집을 떠나온 이들의 삶은 배는 즐거울지 모르나

자유가 없는 갇힌 신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자유를 만끽하면 내 달려야 할 얼룩말 새끼도

조그만 울타리 너머로 나가지를 못하고 그 안에서만 뱅뱅 돌아야 하는 신세

초원을 누비며 호령해야 할 맹수들 역시

한 끼 식사꺼리도 안 되는 사람의 구경거리가 되는것도 지겨워진 신세가 되었고요

시원스런 귀를 펄럭이며 땅을 울려야 할 코끼리는

어느 샌가 족쇄가 채워져 그저 주는 먹이로만 만족해야 하고

크릉, 크릉 소리내며 이 산 저 산 뛰어나니며 열매 찾던 곰들은

그 날카로운 발을 들어 음식거리 하나라도 구걸하기 위해 연신

주여 삼창을 하고 있으니….

 


이건 정말이지 자유가 아닙니다

사람도 집 떠나면 고생이라 하는데

다른 말로 바꾸자면

자기 있을 곳을 떠나 있으니

존엄성을 잃어버린 채 신세가 말이 아닌 헐값으로 바뀌어 버렸다는 사실….!

 

아버지가 그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고

어머니가 그 지켜야 할 자리를 떠나고

자녀 역시 그 뒹굴어야 할 자리를 이탈해 나가면

거기 자유가 있고 행복이 있는 것 같으나 그 모든 것은 허상일 뿐

거긴 사람의 자유를 옭아매고서

간간이 주는 맛난 것으로 자유와 존엄성을 갈취당하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는 곳

마치, 이 땅의 피노키오들이 잡혀 가는 잠들어 있는 성과 같은 곳이

이 땅에 제 자리를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려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유와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정말 그것을 찾아 자리를 떠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말처럼,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요

 


<한국에서부터 그렇게 졸라대던 오리를 결혼 후 7년이 지나서야 태워주었군요 ㅋㅋ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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