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참 무섭다
아니, 내가 참 무섭다
가끔 섬찟해질 때가 있지
아내와 밥을 먹으면서도 체할때가 있다
그런 때는
밥 먹다가 기분이 조금 상했다든지,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든가 할 때가 대부분이다
이야기를 듣는 즉시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일로 머리 속이 분주해지는 까닭이다
화성남자인가 몬가인가에도 나온 것 같고
또, 죽을때까지 철들지 않는 남자인가 몬가에도 나온 것 같은데
남자들이 보통 그런가보다
해결방안을 찾고, 과정보다는 결과와 목적을 후후….
나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그러니, 밥 먹다가 체하지. 그것도 집에서 ㅋㅋㅋ
오늘은 새벽기도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참 즐기지를 못하는구나……
내게 주어진 쉼의 시간조차도 말이지…..
사실, 집을 옮겼다
그 전에 살던 집에서 교단 목사님네 집으로
비록 빈대살이는 맞지만 그래도 집은 너무 좋다, 적어도 찜블루잇 옛날 집에 비해서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마루가 넓고, 마당이 조금 있으니
동진이도 동재도 마음껏 돌아다니고, 이젠 서로 싸우는 일도 거의 없다
눈을 뜨자마자 동재는 개를 보러 가고
동진이는 거들떠도 않보던 유아용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서 마루를 종횡무진하며 신이 났다
그런가하면 동재엄마나 나나
더 이상 아이들 징징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으니 이리 좋을수 없지
확실히 집은 조금 공간이 있고, 편한 것이 정신건강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도 잠시….
이제 일주일 지났는데 나는 다시 떠날 생각에 머리를 굴리느라 바쁘다
사람들을 만나고, 진행되는 건 없지만 그래도 이사준비를 하고 ㅡㅡ;
참~ 못 났다
한 달 후면 어차피 떠날텐데
로뎀 그늘 아래 편히 쉬라고 하는데도 쉬지를 못하니
아니, 쉴 생각을 않하니
그리고보면 즐기지 못한 세대도 아닌데, 뭐가 그리 바쁘고 초초한지
뭔가를 누리고 쉬는데 너무나도 익숙하지 못한 나를 오늘 본다
이왕 주께서 나귀 등어리 위에 올라타셨으면
그 분이 가자고 하실 때 발걸음을 내 딛으면 되는 것을
오늘도 이 웃기는 나귀녀석은 어디로 갈까를 먼저 생각하며 졸라대는것만 같다
위에 올라탄 분은 오히려, 자기 엉덩이와 다리 체온을 좀 가만히 서서 느껴봐라 하시지만 말이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과 마주했다
눈부신 태양, 시뻘건 태양
태양이었다
왜 지금껏 이 태양을 한번도 보지 못했었을까
이렇게 내 앞에 마주하고 있는데
쓸데없고 불필요한 시간 같으나
아이들과 함께 있고, 아내와 함께 있고
그렇게 하루를 특별할 것 없이 사는 일상사가
내 인생 전체여정에서는 쑥 빠져 있는겐가
갑자기 부끄러워지는군
따지고보면 환상의 산맥 히말라야도 평범한 대지가 가고 가다 멈추는 그 곳에서 나오는 건데…
오늘은 아이들과 가만히 있으면서
어제 사온 씨디를 들으며 집에 있어보련다
'잠깐 생각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목소리 기억 못 하시겠어요? (3) | 2010.07.31 |
---|---|
가계의 저주를 끊을 수 있는 권리 (0) | 2010.07.08 |
도둑놈 심보 (6) | 2010.03.15 |
하루살이 (0) | 2010.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