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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내 믿음이 진짜일까?

by 主同在我 2011. 10. 27.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자카르타를 다녀왔다
아니, 보고르를 다녀왔다, 집회 참석차.....
네 식구가 모두 이동하다보니 비행기값 역시 만만치 않게 나온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주님의 공급해주심으로 잘 다녀올 수 있었다

집회도 은혜 안에 끝나고
이틀동안 자카르타에서 만나고픈 이들도 만나고
이제 돌아오는 일만 남았었다
돌아가는 티켓은 19일 14시 10분.....
나는 비행기표가 들어있는 봉투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사람들이 몇 시 비행기냐고 물을때도,
공항가는 택시를 하루 전날 예약하던때도,
나는 편지봉투에 쓰여진 시간을 몇 번이고 보고 또 보았다
14시 10분......
그러니까, 환산하면 오후 2시 10분이지???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여러가지 잘 잊어버리는 건망증때문에
막상 일을 진행하기 전에
자질구레한 것들은 카테고리 안에 정리하고
나는 그 카테고리들에 표시된 네임텍만을 확인하곤 한다
그게 편하고 덜 불편하니까
그래서, 비행기표 역시 잘 접어 봉투에 넣고서는 봉투 겉면에 출발 일시와 시각을 표시해 둔 것이다

떠나던 날 아침 9시쯤 조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직 안 떠났냐고, 비행기 시간 다 되었는데.....
조 목사님은 11시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웃으며 안심시켰다
택시타고 공항으로 출발하는 시각이 11시라고, 비행기는 오후 2시라고 말이지
그렇게 온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드디어 공항에 도착
1시가 약간 못 된 시간, 운전기사는 자랑스레 말한다, 시간 여유있게 왔다고.....
아이들이 있다보니 짐도 많다
2주동안 빨래못할 생각을 하고서 옷을 넣다보니 집에 있는 옷을 거의 싸가지고 온 것이다
밴딩처리기에 가서 입을 벌리고 있는 가방들을 일단 묶고,
카트를 밀고서 카운터로 가서 표를 내민다
운전면허증과 함께......
카운터 직원이 나를 보며 뭐라고 한다
처음엔 공항세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비행기가 이미 11시에 출발했다지 몬가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를 하다니......
직원이 실수할 때도 있는 법
11시 출발은 마카사르에서 자카르타 올때 비행기 시간이고,
마카사르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오후 2시, 고 밑에 있는 거라고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직원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건.......
오늘 날짜가 맞았다
오후 2시 10분도 맞았다, 14시 10분.....
그런데, 그건 도착시간이지 몬가..... ㅠㅠ
편지봉투 겉면에 도착시간을 적어둔 것이었다

네 명의 티켓이 날아갔다
망치로 한대 맞은듯한 기분을 뒤로 한채 
현금인출기로 가서 250만 루피아를 다시 찾아, 부랴 부랴 그 다음날 비행기표를 끊고
여유롭게 싸서 들고왔던 짐들을 다시 카트에 싣고서 택시승강장으로 갔다

숙소로 되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이 생각, 저 생각 해본다
택시비만 40만 루피아가 넘게 들었고
돌아가는 비행기값만 500만 루피아가 넘게 들어버린 이 현실이
도대체 어쩌다 발생한 것일까...... 하고 말이다

참~ 믿음이라는 것이 허망하기 짝이 없다
그 시간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굳게 믿었건만,
그래서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확신에 차서 오후 2시라 이야기했었건만,
사실은 틀린 시간이었던게지

우리들의 믿음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조심, 또 조심하자
우리가 믿는 것은 사실과는 다를 수 있음을
진리와는 다를 수 있음을
설령, 내가 붙잡고 있는 그 믿음이라는 것이 목숨을 걸만큼 소중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또한 진리인지, 혹은 진짜인지는
뚜껑을 열어보고 아슬리(asli, 원본)를 집접 확인하기 전에는
알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도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다음주에 다시 2차 집회 참석차 자카르타 나가야 하니까....
하지만, 이번엔 비행기표를 날릴 수 없다
전재산을 탈탈 털어 마련한 표니.....
이젠 잘못되어도 다시 살 수도 없다
그러니,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수 밖에
인터넷 화면상의 숫자를 몇 번을 확인했는지 모른다
출력된 종이상의 숫자를 몇 번을 확인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주의해서 편지봉투 겉면에 적고 또 다시 확인한다

아마도, 비행기 타기 전마다
봉투에서 원본을 꺼내서 직접 확인하게 될 것 같다 ㅠㅠ
아, 내 허망한 믿음이여....... 확신이여....... 신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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