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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결정은 너 자신이 하는거다

by 主同在我 2011. 3. 31.
그렇다
결정은 내 자신이 하는거다
아니,
그 결정은 내 자신이 한 거였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어려움과 후회 역시 내게 책임이 있는것이지
3자에게 있는것이 아니지

처음부터 귀가 솔깃하지 않았던건 아니었다
2시가 넘어서야 식이 끝나고
차 있는 곳까지 가려면 4시
결국, 해 떨어진 상황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는 소리인데
그 와중에 빨리 갈 수 있는 컷 로드에 대한 정보가 들려오니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 있겠나

정보제공자로 말하자면
자동차를 소유하지도 운전해본적도 없는 이들인지라
적어도 자동차의 운행에 관해서만큼은 신뢰도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길의 상태에 대해 겨우 몇 가지 물어보고는 (사실, 이들도 누구한테서 흘려 듣기만 한건데)
결국 나는 못이기는 척 하면서 운전대를 왼쪽으로 꺽어 그 길로 들어섰다

아뿔싸.....
절반 아스팔트, 나머지 구간 비포장 도로라던 그들의 정보는 사실이었다
비포장은 정말 비포장인데다 비좁고 구덩이들 있고
중간에 길이 끊겨있는 곳에서는 한 바퀴는 길 경계선에, 나머지 한쪽 바퀴는 급조된 나무다리 위에 놓고서 통과하는
뭐 그런거.....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 그 말 역시 사실이었다
자세히 보니, 나머지 절반 구간은 정말 아스팔트가 있는것 같기는 했다
큰 돌들과 흙더미에 덮히고 훼손되 거의 안 보여서 그렇지 ㅡㅡ;

입에서 원망과 불평, 그리고 후회가 맴맴 돌았지
물론, 속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난리가 났다 
길도 좁아서 차를 돌릴수도 없는데다
다시 차 바닥을 긁고서 뒤로 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빠져나가면서 차를 긁고 찍어도 찍는게 낫지....
그렇게 1시간동안 시속 10킬로 미만으로 쿵쾅거리며 달리며 차가 찍히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속에서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아니, 이게 차가 다닐수 있는 길이야? 저 사람은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이런 길로 가자고 한거야?'
'자기만 빨리 가고 싶나? 자기는 가만 앉아서 졸면서라도 갈수 있지, 난 집에 더 빨리 가고 싶다고!'
'내가 저 사람 말을 믿은게 잘못이지, 타고만 다녔던 시골 사람이 뭘 알겠어.....'
'다시는 저 사람 말을 들어주나 봐라....'

그런데 그 즈음 내 안에서 또 다시 이런 생각이 떠 올랐다

'네가 대장이가 저 사람이 대장이가?'
'이 길로 가자고 누가 결정했냐 말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뿔따구는 나지만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 사람들이 지름길이 있다고 해도
정보제공자의 신뢰도에 의심이 생겼던 이상 그 말을 안 들었으면 되는 일이었다
나대로 내 경험대로
돌아가더라도 큰 길로 신경 덜 쓰면서 가는게 훨씬 덜 피곤하고 더 빠르게 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내 자신이 지름길로 가겠다 마음을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자
나는 정보를 제공했던
아니, 내 마음을 기울게 했던 그들을 원인제공자로 지목하고서 비난하고 나서고 있었던게다

그들이 내 주인인가?

넓게 생각해보니,
곧 시작하게 될 신학교의 업무처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질 일틀이었다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참고할 수는 있지만
정작, 결정은 내가 해야할일
그런데, 내 자신이 사인하고 결정해놓고서도
결국 다른 이에게 그 책임을 고스란히 묻고 비난할 태세이지 몬가

예전에 스승님이 말한적이 있다
한 조직에서 '장'의 자리라는 것은 일이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이 나서서 책임지는 사람이 '장'이요
그것이 '장'의 자세라..... 말이다

이 차의 '장'은 누구인가?
차를 가장 아끼고, 고장나도 내가 다 고쳐야 하는 내가 바로 '장'이다
그럼, '장'이 결정하는 거다, 그에 따른 결과 역시.....
학교의 '장'은 누구인가?
타의에 의해 되었다 할지라도 '장'은 역시 나다
그런데 그 때는 누구를 질타하며 마음 속으로 원망하며 불평하면서 내 자신을 괴롭게 할 것인가
선택은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그러나 그에 따른 책임은 과감히 나 자신을 먼저 바라볼 수 있는 것

글쌔, 어느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남을 원망하고 나니 나만 괴롭고 득이 되는게 하나도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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