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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엑스트라로 등극하다

by 主同在我 2012. 2. 16.

영화나 드라마에는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주인공도 있고, 조연도 있고 또한 엑스트라도 있다
대개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이들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는 반면
조연이나 엑스트라의 경우에는 그 사정이 많이 다르다
하긴, 요즘엔 감칠맛나는 조연도 있어 많이 알려진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오늘은 엑스트라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에 있었을때 한 청년을 본 적이 있다
새벽 4시가 넘었는데 한 청년이 양복차림으로 옷 한벌은 또 한 손에 들고서
허겁지겁 택시를 잡아타고 가며 하는 말이 오늘 촬영 있는 날이란다
나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
엑스트라로 출연하는 분들은 그 경제적 사정을 떠나 자부심이 대단한 분들이다
비록 대사나 행위가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해도
그들 스스로는 영화인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것이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영화에서 엑스트라는 못한다
죽은 시체역으로 차가운 물 속에 둥둥 떠 있는 것이 자기 분량의 전부라면..... ㅠㅠ

지난 토요일과 주일, 또라자 지역으로 출장 다녀왔다
목회자 인사이동 건으로 노회장과 시찰장 그리고 교인들이 만나는 자리인지라
굳이 나는 아무런 할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라갔다
하나님께서 내가 따라 올라가는 것을 기뻐하시는 것 같아서라는 단 한 가지 이유였다
그런데...... 그대는 아는가......
꿔다 놓은 보리자루라는 말을......
토요일과 주일, 내가 딱 그 짝이었다
아무런 역할도 없이 그저 한 쪽에 찌그러져 앉아 있는 역할
당연 또라자 말을 못 알아들으니 할 말도 없고 ㅋㅋ

또라자 경내에 머무는 내내
그리고 비를 쫄딱 맞으며 노회장 뒤에 오토바이 타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묻고 또 물었다
"도대체 내가 왜 올라갔지....."
"아무런 할 일도 없었구만, 내가 기도 응답을 잘못 받은건가.......???"

그리고 오늘 아침
엊그제 일이 아직도 마음에 있어 묻고 또 묻는 중
엑스트라를 마주하였다
그런 거 하려면 않 하는게 낫겠다 싶은 배역에도 최선을 다해 감독의 신호를 기다리는 엑스트라!!
한 편에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이왕이면 엑스트라보다는 조연출, 조연출보다는 주연 맡는게 낫지.....
하긴 그렇다
하지만, 감독의 까다로운 요구들을 다 이해하고 수용하여 적용시킬만큼 내가 뛰어난 배우인가?
감독의 말 한 마디, 외침 한 마디와 함께 연출자가 만족할만큼의 표정, 연기, 음색, 눈동자, 동선에 입장과 퇴장까지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킬만한 민감함과 자질이 아직은 내게 갖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 어느 연출자, 감독보다도 뛰어나신 하나님이 연출하는 영화에 엑스트라로라도 등장할수 있다는게
어쩌면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엑스트라라는 직업군에 속한 분들을 무시하는 말은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그 자리에 내가 있는 것
앉아야 할 자리에 앉고, 일어서야 할 자리에서 일어서고
말해야 할 곳에서 말하고, 잠잠해야 할 곳에서 잠잠히 있고
움직이고 외쳐야 할 곳에서 움직이고 외치고
포지션을 잡아야 할 위치에서 포지션을 잡고 서 있는 것
그게 내가 정말 할 수만 있는 일이라면......
남은 시간은 그렇게 살다가 에녹과 같이 하나님 앞에 서고 싶다
하나님의 마음을 민감하게 알아차려 기쁘시게 하는 삶
그것을 위해 오늘도 뛴다, 오늘도 묻는다, 오늘도 앉는다
수다 시압?? (Sudah siap, 준비되었나??)


참, 요즘 제 마음을 두드리는 찬양입니다
하하..... 인터넷 찾아보니 2010 년에 나온 찬양이더라고요
여기가 저희가 조금 늦긴 늦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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