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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인도네시아

이색 교통수단 시리즈_베짝(Becak)

by 主同在我 2009. 6. 9.

업무훈련 받던 때 선교부 총무님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국제인권위원회에서 인도네시아의 베짝을 규제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인도네시아에는 베짝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고ㅋㅋ

 


베짝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일종의 인력거이다

여기에 엔진을 달고 지붕을 그럴싸하게 덮으면 인도에서 오토릭샤라 불리는

바자이가 되겠지만

실제로 타 보면 베짝이 훨씬 더 운치있다

 

오늘 동재엄마를 베짝에 태웠다

처음 탄단다

얼마나 놀라던지…..

그도 그럴만한게 자동차도 일방통행이 있고, 오토바이도 일방통행 규칙을 지켜야 하지만

베짝은 그런거 없다

베짝을 운전하는 베짝꾼은 베짝이 자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방이고 빨강불이고 상관없이 한 손을 자연스레 옆으로 내리면서

다가오는 차들을 멈춰세우고서는 유유히 차들, 오토바이 사이로 막 지나다니니

승객은 그야말로 앞을 바라봐야 할지, 옆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지

처음 타는 이들은 위험천만한 상황 앞에 당황하기 그지 없어한다

 

<자동차를 튜닝하는 것 마냥 베짝 또한 형형색색으로 한껏 멋을 낸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저단 혹은 고속 기어가 달려 있지 않아 베짝꾼은 마냥 힘이 든다는 것. 기어 달린 베짝이 나오면 참 좋을텐데....>


하지만 낯선 이에겐 약간의 흥미를 주는 이 베짝도 요즘엔 경기를 탄다

대중교통 수단인 앙꽂은 같은 거리를 겨우 1500-2000루피아 주면 되는 것을

베짝은 7000-10000을 받는 데다가

경사진 곳은 절대 갈수가 없으니 손님이 줄어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그래서 요즘엔 베짝이 배달용 퀵 서비스업도 종종 한다

 

사람 대신 많은 짐을 싣고서 목적지까지 배달해주는 것이지….

보통은 자가용이 없는 이들이 시장에서 대량의 장을 보고 나면

베짝만큼 간편한 것도 없다

앙꽂에도 물론 싣고 갈수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 불편을 주니

베짝이 훨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 베짝꾼의 얼굴엔 웃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힘든 시대이지만

가진 것이라곤 그야말로 전 재산을 털어넣은 베짝 하나와

몸뚱어리 밖에 없는데

없는 살림에 벌이도 시원치 않아 굶다가 병이라도 나는 날에는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을 벗어날 길이 없다

 

<불황의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베짝꾼들....>

…..

인생이 무엇인가, 도대체…..

언제까지고 부자와 빈자의 간극이 해결되지 못하고

인생의 출발선 자체가 다른 이유로

성실한 사람이라도 인생 자체가 한계에 부딪혀 평생을 배를 움켜쥐어야만 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픔들 앞에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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