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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인사법

by 主同在我 2010. 10. 28.

작년에 어느 분이 한국 드라마 씨티홀을 구워주셔 잘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인상깊었던 대사 한 마디,

시골사람들이라 그러나 ? 너무 노골적이네

도청에서 잘 나가던 주인공이 시골 인주시청으로 전근되고 나서 했던 말이지 아마!

 

그런데 왜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냐고?

가끔씩 그런 심경이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땅과 사람들의 문화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이겠지만 말이다


 

교실에서 나온 동재가 아주 어색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아빠, 그런데 오늘 어떤 애가 나를 때리더라~”

아이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깜짝 놀란거다

자세히 물어보니,

한 아이가 와서 뺨을 때렸는데

그걸 보고 있던 반 친구들 역시 몰려들어 뺨을 한 대씩 때리더라는 것

어이가 없어 아이를 데리고 그냥 돌아왔는데

다음날….

아이 표정이 약간 어색하다

바로, 어제의 그 표정보다 조금 더….

오늘은 누가 안 때렸니?”

오늘도 맞았단다

단지 오늘은 한 명한테서만 말이지

 

참 어이가 없지 않는가

학교에 처음 가서 한 달 동안은

매일처럼 연필과 지우개를 잃어먹고 오더니….

사실, 그 연필과 지우개

동재엄마가 한국과 자카르타에서 비싸게 주고 사 온 거라 무척 아끼는 거였다

이제는 지쳐서 동네 가게에서 싼 연필 넣어주고 있던 참에

이번엔 뺨을 맞고 온다…. OTL

 

오늘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동재 뺨을 때린다는 아이를 내 앞에 세웠다

왜 때렸니?”

우물쭈물하던 그 아이의 대답이 재미있다

웃겨서요

뭐가 웃기다는 것인지

말을 못하는게 웃기는 것인지

글자를 못 읽고 못 쓰는 것이 웃기는 것인지

아니면, 덩치는 큰게 하는 짓이 아이 같아서 웃기는 것인지

어이가 없어 이것 저것 물어보니,

동재랑 친구가 되고는 싶단다 ㅡㅡ;

 

밉지도 않은데 친구가 되고 싶다는 이유로

여기 아이들은 옷에다 낙서를 하기도 하고

학용품을 훔치기도 하고

감추거나 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뺨을 때리기도 하는 것이었을까…….

건전한 방법으로 친구를 만들어가라고 말하고 보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는 않다

 

어차피 학교에서 적응하는 것이야

동재가 자기 힘으로 적응해 내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부모로써는 참 마음이 착잡하기 그지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아이가 잘 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당하고 이용당하는 것이 그리 기분좋지만은 않다

동재에게도

그리고

우리 부모들에게

하나님의 지혜와 긍휼이 필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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