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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11년 09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11. 10. 6.

'오지'라고 하자니 방문하신 분들이 의아해 하실 것 같고, '도시'라고 하자니 사람들의 관점이나 행동양식, 경제구조가 도시라고 하기에는 수긍이 잘 되지 않는 면이 있어 그저 '시골'이라 불러왔던게 어느덧 입에 붙었는지 편하게 느껴집니다. 지방 소도시에 해당하는 이 시골에 들어온지 1년이 넘어가고 그에 따라 이것 저것 관망하며 탐색하고 있던 사역들과의 어색함을 조금 덜고 보니 새삼스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선배 선교사님들은 어떻게 견디며 사역들을 감당하셨을까.....' 인도네시아 말을 배운다고 1년, 살던 집이 무너져 온식구가 나그네 생활하며 비자 기다리며 인생 배우는데 6개월, 그리고 이 곳 시골에 들어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 하나님의 일에 협력할까를 고민하며 1년..... 물론, 저희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실행할만한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그렇게 뒷짐을 지고서 가만이 있는것도 참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7월 말 어느 날, 기도를 나누던 아내의 말을 듣던 가운데, 한 생각이 저희에게 들어왔습니다. 마치 주님의 마음인것마냥, 어느 산자락에서 울고 계신 주님을 뵈옵는것만 같아 그 날 내내 아내도, 저도 힘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시골 산골짜기에서 교인 몇 명을 놓고서 어느 누구로부터의 지원도 격려도 없이 혼자서 외로이 사역하고 있는 시골 사역자들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님의 말씀을 전할 이가 오지 않아 목 말라하는 시골 교우들에 대한 것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 저희 부부가 인도네시아에 처음 오고자 했던 그 동기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아무 관심도 격려도 없이 홀로 울며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그들에게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14년 전, 인도네시아 깔리만딴의 한 시골에서 죽지 않기 위해 힘을 다해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던 내게 찾아왔던 동료 한 사람, 그리고 그가 가지고 왔던 작은 선물, 아로나민 골드 몇 캅셀과 한국 신문 1부! 그 때 그것이 얼마나 제게는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지 그 고마움과 위로는 지금까지 제 기억과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고 벅차오르는 그 무언가가 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할까? 를 놓고서 가만이 고민만 하고 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기로 하고,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시작해보자는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마침, 2011년 후반기 실습을 위한 전도사님들이 노회에 도착했습니다. 60여명을 신청했었는데, 술라웨시는 사역자들 사이에서도 기피지역인 까닭에 10여명만 지원을 했고, 그 중 4명이 1차로 도착했던 것이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나는, 보수적인 이슬람 지역인 술라웨시가 어느덧 사역자들에게 기피지역이 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금 대기배치중인 그들이 바로 그 산 중에 들어가 얼마나 울며 힘들어할지 생각하니 그것이 또한 아파왔습니다. '밥이라도 한끼 먹여 보내자'는 아내의 말에, 노회장과 함께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감동을 주어 그 감동이 어려운 순간 순간에 힘이 되게 하자는 목적 하나, 그리고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가르쳐주는 것이 두 번째 목적이었습니다.

작년에는 한 사람이 주님께 부름을 받았고, 금년에는 두 사람이 건강악화로 인해 사역지를 떠나 고향으로 귀가조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동료라 불리우는 저희들은 어느 것 하나도 할 수 없었습니다. 노회장도, 시찰장들도, 저희 가정도.... 조그만 위로의 한 마디도, 가슴 아픈 기도도.... 왜 그 때는 아무런 생각을 못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날더러 그 산골짜기 들어가 1년을 견디라 하면 나는 들어갈까....? 내 대신 산골짜기에 들어가 외로이 싸우고 있는 그 사람, 우리 가족 대신 들어가 울면서 씨를 뿌리는 그 사람, 오늘도 우리는 그들을 보며 '들어가 열심히 사역하라!' 고만 외칠 뿐, '네겐 우리가 있어, 힘들땐 나와서 우리집에서 쉬고 힘을 차려, 너를 위해 기도하는 우리가 있어'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었습니다. 돈이 웬수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따뜻한 가슴을 전할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시골 사역자들을 현장으로 보내면서, 그리고 그 사역자들이 노회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였을때 친구의 표현으로 작은 선물을 마련하면서, 그리고 얼마전에 노회경내 가운데 가장 접근이 힘든 세꼬시찰의 사역자들과 교우들을 만나면서 참 많이 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많이 답답해했습니다. 더 안아주지 못해, 더 세련되게 위로해주지 못해, 더 맛난 복음으로 우리 주님의 현존을 전해주지 못해, 그래서 울었고 그래서 답답했습니다.

너무나 둔감하기만 한 저희의 현실이 저희로 더 기도하게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더 갈급함을 가져다 줍니다. 금과 은은 내게 없거니와..... 라고 시작하며 복음을 증거한 베드로마냥,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께 무릎꿇고 그 분께로부터 위로를 얻고 응답을 받는 가운데 예수를 믿는다는게 뭔지를 알아가게 돕는 그 일에 힘을 쏟으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 일을 위해, 저희에게는 주님의 마음이 더 임해오기를, 그리고 사역자들과 학생들, 교우들에게는 주님의 현존이 예배 가운데 또한 그들의 삶 가운데 나타나기를 간구해 주십시오.

* 그동안의 활동들

- 성경고등학교 2011/2012 신입생 O.T. 강의(7월 26일)
   이 때를 계기로, 월1회 정기적으로 중고등학생들 대상으로 말씀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 2011년 후반기 사역자 파송식 (8월 11일)
- 2011년 후반기 노회 설교 및 기념품(8월 22일-24일, 살룰레모)
  
기도회를 인도하면서 느끼는 것 한 가지는 저도 사역자들도 성신의 충만함이 절실히 필요
   하다는 것입니다
- 여수룬 신학교 개교 (9월 1일)
   최초 2명의 신입생과 함께 개교를 한 후 지금은 2명이 추가되었고, 10월중에 2명이 다시
   추가될 예정입니다. 강의는
지형습-신약개론, 정선영-영어, 현지 사역자들이 못하겠다
   하는 걸 맡다보니 두 사람 모두 전공과는 상관없이 강의를 맡게 되었네요 ^^;
- 지역출장(9월2일-14일, 세꼬시찰)
  
6군데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거의 매일처럼 걸어야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좋으신 주님의 도우심을 매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약2주간, 세꼬지역
   사역자들과 함께 걷고, 함께 목욕하고,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예배하며 기도하며
   교제하는 가운데 주님의 만져주시고 위로해주심을 보게되어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 기독교 초등학교 봉사 시작(9월)
  동재 다니는 학교가 재정관계로 정식 영어선생님을 임용하지 못하는 관계로 동재네 학년이
  영어교육을 받지 못한채 1년이 넘어가자, 동재엄마가 교장선생님께 요청해서 9월부터
  매주 토요일 자율학습 시간에 1, 2학년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 발란다이 교회 협력
  저희 집이 있는 빨로뽀, 발란다이 교회에서는 여전히 협력목사로, 매월 1회씩 말씀을 나누며
  예배공동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삶의 공동체는 먼 것 같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1. 저희 부부에게 주님의 마음이 더 임해오시기를 원하며, 저희가 더 민감해지기를
2. 이를 위해, 다음주에 보고르에서 있는 집회에 참석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신이 저희 안에 충만해져 주님의 일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3. 유럽교회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경직되어 있는 술라웨시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에 대해
   새롭게 눈이 떠 질수 있도록
4. 몸의 연약함으로 인해 주저앉지 않도록 
5. 10월 말에는 내년 비자연장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민국이 남부 술라웨시 주 수도에
    있다보니 너무 멀어 아겐(Agent)에게 맡겨서 진행하기는 하지만, 비용이나 절차 면에서
    어느것도 확실한 것은 없는 것이 인도네시아인 까닭에 비자진행에도 주님의 간섭하심이
    있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2011년 10월 04일

인도네시아 남부 술라웨시 빨로뽀에서

지 형습, 정 선영, 동재, 동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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