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보종까말 교회
딱히 특별하게 하는 일도 없는것 같은데도
뭐가 이렇게 삶의 여유가 안 느껴지는지..
삶의 한 박자가 아쉬운 요즘이다.
8월 17일 독립기념일 행사도 끝나고
9월 첫주에 접어드는 어느 수요 기도회 때,
나도 의도치 않게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교회에 목회사역으로 임하게 되던 10여년 전
정선영 선교사와 나눴던 이야기들...
매 예배때마다 모임때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진리와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이들이
그저 교회 안의 교인을 넘어서 선교사같은 교인,
각자 있는 자리에서 목사같은 몫을 감당하는 교인이
가득한 교회로 나아가기를...
그런데, 아무대책도 없이 그 이야기가 나오고 말았다.
수요 기도회때도 그 다음주 주일예배때도...
아무런 계획없이 무슨 일을 진행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나로서도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하지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생각날 때마다 다시 선포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기도 가운데 사람을 키워나가는 수 밖에...
사실, 지난 8월 암본 사역자 학교 2차 시기때
조금 생소한 생각이 들어왔었다.
함께 통역하기로 되어있던 문목사님의 갑작스러운 컨디션으로 인해
혼자서 매 세션마다 통역을 하다보니
몸이 꽤 지쳐있던 상황인지라 하나님께 하소연 중이었다.
그런데 그 때,
‘지금 맷집 키우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어오는 것 아닌가...
준비되지 않으면 나서기를 꺼려하는 나,
결국 미루고 미루다 아예 회피하는 나,
조금만 급히 달리는듯해도 쉽게 지치는 나,
조금 생소한 분야다 싶으면 아예 손사래치며 물러나는 나!
그런 나의 체급을 올리고 싶어하신다니...
한편으론 약간 꺼려지기도 하는데,
이상하지!
한편으론 또 기대되는 마음도 생기더라고...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아무튼,
그래서 엊그제 교회에서도 일단 선포했다.
첫째는 보종 교인을 위해서요
둘째는 비실거리는 내 자신을 위해서,
또한 하나님께서 이 일을 어떤 방법과 어떤 모양으로
이루어가실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실, 나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모른다.
다만, 내가 바라기는
하나님께서 유약한 나도 그리고 우리 교회도
변화와 성숙의 장으로 이끌어 가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2. 2024 암본 사역자 훈련학교
7월 29일부터
인도네시아 동부쪽에 위치한 암본에서
사역자 훈련학교가 열렸습니다.
일주일에 나흘씩 진행되는 학교는
지난 8월 25일 2차, 다음주에는 3차,
그리고 11월 첫주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사실,
팀에서는 암본학교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작년에 이어 현지의 재요청으로 다시 열려진 까닭에
많은 인원이 모일것이라 기대하여 간사들을 준비시켰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럴수가...
앞뒤가 예상가능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정확해야만
편안함을 느끼는 저로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네요.
이런 상황에 이 많은 지원과 인원이 투입되었단 말이야?
그런데,
참여한 학생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보니
하나님께서 투자하시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땅의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정서적, 물리적 가정폭력에 오랜시간 노출된채로
부서지고 깨어진 마음을 끌어안은채 지금껏 살아왔는지...
계속해서 기도하기는
학교가 거듭할수 록 여기 모인 젊은이들의 심령이
온전히 치유되고 회복되어 또 다른 이들을 품어낼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주여, 이 땅의 젊은이들을 회복하시고
암본지역의 교회와 가정에 진리의 바람, 생명의 바람이 불어오게 하소서
3. 정말 가기 싫었던 심방
중학교1학년짜리 아이의 초대,
그것 도 자기집도 아닌 4살 터울의 주일 학교 동생네 집에서...
정말 가기 싫었다. 그날 저녁은 너무 피곤했거든!
정선교사가 이미 약속을 해두어서
차를 몰고 가면서도 내 마음은 ‘왜?’로 가득찼다.
거기다 ‘굳이?’ 하는 생각!
그런데 우리를 맞아준건 Ayu의 아빠
근 3개월간 주일예배에 출석하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환하게 웃던지...
미소 때문인지 내 안에 용솟음치던 불평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그의 옆엔 Ayumi의 아빠,
20대때는 어머니와 교회를 다녔었다고 한다.
Ayumi의 엄마는 불교였다가 약 9개월 전부터
우리교회로 출석하고 있는 중이다.
간소한 생일축하 예배 후
비로소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게 되었다.
Ayumi 아빠는 왜 오래전에 교회를 떠나게 되었는지,
또 Ayu 아빠는 왜 예배를 안나오고 있는지...
문맹이었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예배시간,
기존 신자들을 보니 여전히 믿지 않는 이들과 다를바 없어보여,
그럴바에 자기는 조금 변화된 다음에 다녀야 할것 같단다.
대략난감이었다.
나이 42세가 되도록 문맹으로 인해 받았을 설움과 상처들이 어떠했을지...
또한, 교회를 그렇게 오래 다녔음에도
도무지 변하는것같지 않은 신자들의 삶이란 것이
사실 주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막상 접하게 되니...
자기 스스로의 선한 노력으로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인간은 완벽해질수 없기에
오히려 예수 피를 덧입는 것이 필요함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의 지나간 인생 이야기,
신앙관을 통해 목회자로서 풀어야할
또 다른 숙제를 받아오는 것만 같았던 길고 긴 밤이었다.
4. 동진이가 돌아왔습니다
서울에서 검정고시를 진행하며 있었던 둘째가
잘 지내고 있는줄 알았었는데,
귀국을 결정하기에 앞서 본인의 정확한 의향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 아이가 지난 1년간 얼마나 온 힘을 다해
홀로 타지에 남아 버텨내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 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던지요.
참고로,
동진이가 오기 전 1주일동안
정선교사는 잠을 제대로 잔적이 별로 없다네요.
너무 설레여서 말이죠.
썰렁했던 집 안이 뭔가 채워진 느낌 입니다.
부모에게 있어서 아이의 존재 감을 알게 되었네요.
5. 짧은 생각 하나
최근에 예전 알고 지내던 현지 사역자들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누군가 관련링크를 게시해주어 잠깐 보았지.
어떻게 된 일인지 그동안 선교회를 조직해 사역하며
가끔은 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건 무슨 일일까?
마음에서 웬지 모를 저항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
그 분에 대한 과거 이미지가 긍정적인 편은 아니었고,
더군다나 사역팀과 결별하고 나갔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잠이 오질않아 뒤척이고 있던 그때
불현듯 떠오른 한 생각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의 과거 모습만을 움켜쥔채
지금 그가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제대로 보려하지 않는 나,
그가 지금 그 모습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외로운 씨름을 하며 주 안에서 발버둥쳤을지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더라.
혹시 그가
여전히 부족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남아 있기를
은근히 바랬던걸까,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은 안심되고 흐뭇할테니.. ?
이런 밴댕이 소갈딱지!! 라는 말이 딱 어울리지 않는가!
하하, 지형습, 아직 갈길이 멀구먼유 ~
6. 뜻하지 않았던 기독학생모임 참석
청년부 아이의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찌뜨라 지역의 한 대학에 있는
기독교 동아리에 어제 말씀을 전하고 왔네요.
오랜만에 대학에 있는 청년들을 보니
낯설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하네요
교단배경이 각자 다른 아이들이
그래도 모임을 갖겠다고 조직되었다니...
바라기는 아이들의 저 깊은곳에서부터
예수생명의 기초가 탄탄하게 잡혀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지도자가 만나져야겠지요
7. 유치원 운영허가
지난 2019년부터
오래 추진해왔던 유치원 운영허가가
드디어 9월 12일 날짜로 나오게 되었다.
정선영 선교사도 애써왔던 교장도
얼마나 기뻐하던지...
그간 여러분의 기도에 감사합니다
8. 신장결석
지난 8월,
암본 2차 사역을 2주 앞둔 시점에
정선교사의 신장 결석이 재발했다
인니 복귀하기 전에 서울에서 시술로 빼내긴 했는데
잠복해있던 또 하나의 결석이 진행된것이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의료체계 특성상
인터내셔널 병원으로 접수하지 않는 이상
아프다고 마음껏 의사를 만나는게 아니라
초진 후 7일에서 10일 정도를 지나야 의사를 만날수 있으니...
집사람은 죽겠다고 허리를 부여잡고
하는수 없이 응급실로 직행!!
하하....
진통주사 놔주고 집으로 돌려보내더라
다음에 도저히 못참겠으면 또 오라고
결국, 진통제로 버티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암본 지방사역 갔다가 현지에서 자연배출 되었다.
동재엄마는 이 과정 속에서 귀한 배움을 얻었다고 하니
그 또한 주님의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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