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의 딜레마, 끝나지 않은 고민들
11월 초에 젊은 부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상담을 받고 싶다고...
순간, 정선교사 하는 말
“돈 문제 아닐까요?”
그랬다.
교인들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많은 경우 돈 문제였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A를 만났다
(요즘은 인터넷 정보가 전세계 공개되는 세상이다보니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표기합니다)
아내와 아이도 함께 왔다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했던 대화는
사채빚의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날수 있도록
목돈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2년동안 갚겠다고!
정말이지, 보종까말 교회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끊이지 않는 화두, 사채!!
오죽하면 사채를 썼을까 싶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찌나벤뗑 사람들은
가족 행사를 치르기 위해 빌리게 된다
결혼, 축하연, 아이 돌잔치 등
가정 안에서 경제수준에 적합하게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친척과 이웃으로부터 듣게 될
뒷담화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가족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사채를 끌어와 행사를 치르곤 한다
분명 갚을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말이다
아니, 돈이 없는데 아이 돌잔치 한다고
굳이 연회용 텐트와, 음식과, 밴드를 불러야 하나?
다른 아이들은 다 해주는데
자기들만 안하면 아이가 불쌍해서라고 하는데
사실은 자기 체면이 구겨지는게 싫어서는 아닌가?
말이 통하지 않는다
도와달라니 도와줬었다
빚도 대신 갚아줘보고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줘도 보고....
그런데 그 때 당시에는 구제가 되긴 했는데
몇달이 못되어 다시 사채의 늪에 빠져들어
그 가족을 다시는 볼수 없게되었다
빚쟁이들을 피해 조용히 지역을 떠난다
빚으로부터 벗어나 삶을 자력갱생하
겠다는 의지?
하하하.....
그런 기대를 하며 돕겠다고 나선게
이 곳 보종에서만 11년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보니
끼끼네에게 해줄수 있는 말이 딱히 없었다.
빚 탈출 계획표를 제안해주는것 외에는...
생존을 위한 식자재는 우리가 도울테니
중요도가 떨어지는 항목의 소비를 줄여
1년 6개월 내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제안서였다
현재 끼끼의 수입대로라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지만
여러분이 예상한 것처럼
끼끼네는 그 날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진정으로 이들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지혜가 부족한 선교사는 오늘도 고민에 빠진다
사역자훈련학교
암본지역에 남아있던
3차와 4차 사역자 훈련학교가 무사히 마쳐졌다
은혜 가운데가 아니고
정말 “무사히” 마쳐졌다 ^^
계획에 없었던 동진이의 합류는
사역에 있어서 또 다른 변수가 되었다
특별히, 지방사역을 나가야할때는 더욱 그러했다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동재와 함께 있어서
마음이 좀 덜 쓰였었는데
이젠 아이 혼자 집에 남겨두어야 하다보니
아침에 택시 예약부터
전화로 아이 깨워 약 먹이고
학교숙제 점검에 식사 체크까지....
다행이도 이번 훈련학교에서는
조별운영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전반적인 통역만 감당하게 되어
그나마 부담이 덜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학생들에게 많이 미안할뻔 했다
하나님은 참 놀라운 분이시라
사역자 훈련학교를 통해
학생으로 참여한 사역자들만 훈련시키시는게 아니라
학교를 진행하면서 인간관계 가운데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가지 갈등상황을 겪게 하심으로
우리 간사들마저도 성숙의 단계로 초대하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
순간, 순간 마음을 내려놓는 것과
다른 사람의 마음과 의도를 배려하는 일들이 필요함을
또 배워간다
동교동팀 방문
팀이 방문했다
반가운 얼굴들...
지난 안식월때 뵙기는 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함께하지 못했던 분들과
교제할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다만....
지금껏 팀사역과 관련하여 팀이 올라치면
일정부터 예산까지 수없이 진행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방문 목적과 성격이 달라서 그런지
정말 많이 긴장했었던것 같다
게다가 스승님까지 오시는 일정이다보니...
정선교사로부터
“당신답지 않게 정말 왜그래?”
하는 말을 몇차례나 들었는지 ^^
팀이 오기전부터 며칠동안은
밥을 먹어도 먹은게 아니요, 소화도 불량...ㅠㅠ
그런데 참 신기하지
팀을 픽업하러 공항에 도착했는데
그간의 부담은 사라지고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게 아닌가
하나님이 운전대를 좀 맡기라고 하셨긴 했는데
그게 뭔 말인지를 몰라 헤맸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될줄은....
아무튼 우리가 거주하며 사역중인 땅그랑에는
이렇다하게 쉼을 누릴수 있는 자원들이 없어서
인근의 다른 지역들을 함께 일정에 넣었는데
그러다보니 매일 숙소를 옮겨다니게 되었다
"그러면 짐을 풀수가 없겠는데...?" 라는 물음이
첫번째 숙소 로비에서 흘러나오는데
하하하... 대략난감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던건
이분들의 연배가 고려되지 않은 스케쥴이었다는 것 ㅠㅠ
초짜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다른 선교사님들은
도대체 어떻게들 팀을 받는건지
이제는 정말 궁금해진다
새로운 해를 기대하며
사실
7개월간의 안식월 다녀와서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어있는듯한 느낌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나름 바쁘게 움직인다고 움직이긴 했지만
중심을 잃어버린 느낌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향방없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라 해야 좋을까...
아무튼,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솔직히 그런 리뷰를 배제할수는 없다
당장, 보종까말 교회는
사람들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고
유치원은 이제 자립도를 높여갈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할 시점에 이르렀고
팀으로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훈련학교는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새해를 맞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버릴수 없는 한 가지 마음속의 바램이 있는데
주님의 시각으로 사람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성탄절에
팀사역을 하는 문목사님네 교회 참석했다가 들어온 생각이었다
지교회 사람들이 도시교회 성탄절에 참석해서
특송을 부르겠다고 앞에 섰던 그 순간!
꾀죄죄한 시골사람들의 시커먼 얼굴과
촌스러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서던 그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스며 들어왔고
지금까지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2025년, 마음속에 소망하는 일들을
주께서 응답해주시기를 기도한다는 새해문자들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주님의 시각과 관점, 그 마음이 스며들기를 기도한다
'사역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9월 소식 (0) | 2024.09.29 |
---|---|
2024년 6월 소식 (0) | 2024.06.29 |
2024년 3월 소식 (3) | 2024.03.06 |
23년 12월 이야기 (3) | 2023.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