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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24년 4분기 사역 이야기

by 主同在我 2025. 1. 3.

선교지의 딜레마, 끝나지 않은 고민들

11월 초에 젊은 부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상담을 받고 싶다고... 
순간, 정선교사 하는 말 
“돈 문제 아닐까요?”

그랬다. 
교인들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많은 경우 돈 문제였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A를 만났다 
(요즘은 인터넷 정보가 전세계 공개되는 세상이다보니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표기합니다)
아내와 아이도 함께 왔다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시작했던 대화는 
사채빚의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날수 있도록 
목돈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2년동안 갚겠다고!

정말이지, 보종까말 교회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끊이지 않는 화두, 사채!! 
오죽하면 사채를 썼을까 싶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찌나벤뗑 사람들은 
가족 행사를 치르기 위해 빌리게 된다 
결혼, 축하연, 아이 돌잔치 등 
가정 안에서 경제수준에 적합하게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친척과 이웃으로부터 듣게 될 
뒷담화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자기 가족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사채를 끌어와 행사를 치르곤 한다 
분명 갚을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말이다 

아니, 돈이 없는데 아이 돌잔치 한다고 
굳이 연회용 텐트와, 음식과, 밴드를 불러야 하나? 
다른 아이들은 다 해주는데
자기들만 안하면 아이가 불쌍해서라고 하는데 
사실은 자기 체면이 구겨지는게 싫어서는 아닌가?

말이 통하지 않는다 
도와달라니 도와줬었다 
빚도 대신 갚아줘보고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줘도 보고.... 
그런데 그 때 당시에는 구제가 되긴 했는데 
몇달이 못되어 다시 사채의 늪에 빠져들어 
그 가족을 다시는 볼수 없게되었다
빚쟁이들을 피해 조용히 지역을 떠난다
 
빚으로부터 벗어나 삶을 자력갱생하
겠다는 의지? 
하하하..... 
그런 기대를 하며 돕겠다고 나선게 
이 곳 보종에서만 11년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보니 
끼끼네에게 해줄수 있는 말이 딱히 없었다. 
빚 탈출 계획표를 제안해주는것 외에는... 
생존을 위한 식자재는 우리가 도울테니 
중요도가 떨어지는 항목의 소비를 줄여 
1년 6개월 내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제안서였다 
현재 끼끼의 수입대로라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지만 
여러분이 예상한 것처럼 
끼끼네는 그 날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진정으로 이들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지혜가 부족한 선교사는 오늘도 고민에 빠진다 

[ 20204년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중고청 아이들이 12월 30일 저녁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어렵쇼.... 기획단계부터 준비, 진행, 뒤처리까지 아이들이 모두 했고 이번에 우리는 정말 손님 자격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기분이 묘한게... 우리가 보종에 왔을때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이제는 성장해 동생들을 챙길 생각을 할수 있게되었으니.... 감회가 새롭고 감사했다 ]

 

[ 우리가 보종사역을 시작한 이후부터 매 성탄절때마다 장만했던 포토부스 역시, 이번엔 성탄위원회에서 알아서 만들었다 ]

 

사역자훈련학교

암본지역에 남아있던 
3차와 4차 사역자 훈련학교가 무사히 마쳐졌다 
은혜 가운데가 아니고 
정말 “무사히” 마쳐졌다 ^^ 

계획에 없었던 동진이의 합류는 
사역에 있어서 또 다른 변수가 되었다 
특별히, 지방사역을 나가야할때는 더욱 그러했다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동재와 함께 있어서 
마음이 좀 덜 쓰였었는데 
이젠 아이 혼자 집에 남겨두어야 하다보니 
아침에 택시 예약부터 
전화로 아이 깨워 약 먹이고 
학교숙제 점검에 식사 체크까지....

다행이도 이번 훈련학교에서는 
조별운영까지는 들어가지 않고 
전반적인 통역만 감당하게 되어 
그나마 부담이 덜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학생들에게 많이 미안할뻔 했다 

하나님은 참 놀라운 분이시라 
사역자 훈련학교를 통해 
학생으로 참여한 사역자들만 훈련시키시는게 아니라 
학교를 진행하면서 인간관계 가운데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가지 갈등상황을 겪게 하심으로 
우리 간사들마저도 성숙의 단계로 초대하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

순간, 순간 마음을 내려놓는 것과 
다른 사람의 마음과 의도를 배려하는 일들이 필요함을 
또 배워간다

[ 4차 일정이 마치고 철수하는 시간. 간사들 각자가 자기 임무를 감당하느라 분주한 시간에, 나는 멀티... 선풍기 박스를 구해와서 얽기 설기 엮어만들어 잉크젯 프린터기 포장중 ]

 

 

동교동팀 방문

팀이 방문했다
반가운 얼굴들... 
지난 안식월때 뵙기는 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함께하지 못했던 분들과 
교제할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다만.... 
지금껏 팀사역과 관련하여 팀이 올라치면 
일정부터 예산까지 수없이 진행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방문 목적과 성격이 달라서 그런지 
정말 많이 긴장했었던것 같다
게다가 스승님까지 오시는 일정이다보니... 
정선교사로부터 
“당신답지 않게 정말 왜그래?”
하는 말을 몇차례나 들었는지 ^^
팀이 오기전부터 며칠동안은 
밥을 먹어도 먹은게 아니요, 소화도 불량...ㅠㅠ

그런데 참 신기하지
팀을 픽업하러 공항에 도착했는데
그간의 부담은 사라지고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게 아닌가
하나님이 운전대를 좀 맡기라고 하셨긴 했는데
그게 뭔 말인지를 몰라 헤맸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될줄은....

아무튼 우리가 거주하며 사역중인 땅그랑에는 
이렇다하게 쉼을 누릴수 있는 자원들이 없어서 
인근의 다른 지역들을 함께 일정에 넣었는데  
그러다보니 매일 숙소를 옮겨다니게 되었다
"그러면 짐을 풀수가 없겠는데...?" 라는 물음이
첫번째 숙소 로비에서 흘러나오는데
하하하... 대략난감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던건
이분들의 연배가 고려되지 않은 스케쥴이었다는 것 ㅠㅠ

초짜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다른 선교사님들은 
도대체 어떻게들 팀을 받는건지 
이제는 정말 궁금해진다

[ 동교동교회 원로목사님이자 우리 부부의 스승되는 음동성 목사님. 전심으로 하늘을 소망하며 달려가면서도 땅에 발을 딛어야하는 것을 결코 무시하지 않는 분. 젊었던 날, 이분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더불어 목회자의 정체성에 대해 재정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기 전, 공항 인근 까페에서! 음동성 목사님, 박순희 사모님, 조은희 권사님 그리고 오영숙 권사님 ]

 

새로운 해를 기대하며

사실
7개월간의 안식월 다녀와서 
일이 통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어있는듯한 느낌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나름 바쁘게 움직인다고 움직이긴 했지만
중심을 잃어버린 느낌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향방없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라 해야 좋을까... 
아무튼,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솔직히 그런 리뷰를 배제할수는 없다 

당장, 보종까말 교회는 
사람들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고
유치원은 이제 자립도를 높여갈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할 시점에 이르렀고
팀으로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훈련학교는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새해를 맞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버릴수 없는 한 가지 마음속의 바램이 있는데
주님의 시각으로 사람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성탄절에 
팀사역을 하는 문목사님네 교회 참석했다가 들어온 생각이었다
지교회 사람들이 도시교회 성탄절에 참석해서 
특송을 부르겠다고 앞에 섰던 그 순간! 
꾀죄죄한 시골사람들의 시커먼 얼굴과 
촌스러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서던 그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스며 들어왔고 
지금까지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2025년, 마음속에 소망하는 일들을 
주께서 응답해주시기를 기도한다는 새해문자들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주님의 시각과 관점, 그 마음이 스며들기를 기도한다 
 

[ 연말예배를 드리면서, 보종교인들과 함께 3가지를 생각해보았다. 1. 내 인생 가운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고, 2. 이번 한해동안 가족 혹은 주변에서 정말 감사함을 느낀 것이 무엇인지 감사하고, 3. 새해 어떤 새로운 일을 하나님 안에서 소망하는지를 적은후 성도들이 각자 강대상 십자가로 나와서 붙여보았는데, 예배 후에 보니 하트모양으로 붙여져 있는 것이 신기해서 한 컷 찍어봤다 ]

 

[ 20205년에 있을 사역자훈련학교를 위해, 술라웨시섬 또라자에 서베이를 다녀왔다. 약 5년전에 함께 했었던 팀과 함께 모여 진행과정과 학교를 진행할 장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베이에는 기도모임을 함께 섬기고 있는 챨리 목사와(맨 오른편) 사역자훈련학교 인도네시아 대표인 문경애 목사님과 (맨 왼편) 함께 했다 ]

 

[ 또라자 사람들은 사후에 하늘로 되돌아간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과거 선교사들의 접근이 비교적 용이했다. 전통문화에 따르면, 돼지나 소가 망자들의 영혼을 하늘나라로 데려다주는 것으로 알려져있어서 이렇게 장례가 났을때 관 모양을 돼지 혹은 소 모양으로 만들어서 두기도 한다. 이들은 땅속에 매장하는 대신, 시신을 관에 담은채 혹은 그대로 노출된채로 바위 속에 굴을 파서 보관하고 그 동일한 자리에 후일 가족들의 시신을 합장한다 ]

 

[ 또라자 지역 서베이 갔던 날, 마침 한 교회 헌당예배가 있어서 참관할수 있었는데, 노회에 속한 다른 교회들에서 축하의 표시로 돼지 한마리씩을 가마에 태워서 가지고 왔다 ^^ 이 돼지들은 해당교회의 재정을 위해 사용된다 ]

 

[ 촉박한 일정관계로 동교동팀이 들르지는 못했었지만, 답사때 들렀던 Nu Art 센터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작품의 제목은 Gossip, 우리말로는 소문이다. 스프링으로 만들어 놓은 이 작품은 소문이라는 것이 사람의 실체는 나타나지 않은채 입으로만 전해지는 것에 착안했는지 입 모양만 보일뿐 정작 누가 그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지 그 얼굴은 표현하지 않은채 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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