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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병원에 있는동안.... 한편, 집에서는......

by 主同在我 2011. 2. 26.
근 3주동안 집을 비워둔 것 같다
아니, 가족을 떠나 있었다
첫 1주일은 시골에 출장간다고 비우고
나머지는 병원에 간다고 비우고

2004년 5월 13일 새벽,
그 산꼭대기 집까지 구급차를 불러서 아내와 함께 타고 간적이 있었다
목적지는 일원동 삼성병원 응급실
그 때 기억을 떠 올려보면, 내 고집보다는 인턴 의사라로 의사 말을 듣는게 낫다
인턴의 강요 (?)에 못이겨 CT 찍고 보니 요로결석이란다
그 날, 당장 초음파 파쇄석술인가 하는 걸로 수술을 받아 제거했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바로 그 다음날인 5월 14일이 동재 출산 예정일이라는 사실!!!
뜨아.....

역쉬나, 그 다음날 아침, 구급차가 산꼭대기 우리 집까지 다시 올라왔다
오늘은 또 왜 불렀냐고 아저씨가 묻는다
어제는 멀쩡한 남편이, 오늘은 배부른 아내가 ㅋㅋㅋ
아저씨가 의문스러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아무튼
자기 출산 날짜에 맞춰 아파가지고
그렇지 않아도 힘든 아내를 응급실로, 수술실로 고생시켰다고
지금까지도 꾸사리 먹고 있었는데......

지난 2월 13일
몇 년 잠잠하던 진통이 다시 시작되었다
사실, 진통은 그 지난주에 시골 출장 가서 산행하던 때부터 시작되었던 건데
주일 아침, 그 날은 정말 2시간 넘게 진통이 계속되다보니 참을수가 없더구만
결국, 자카르타에 전화해서 결석전문 병원과 의사 찾아봐달라 부탁하고
교장선생님께 부탁해서 기사 아저씨 빌리고
드디어 11시경 출발준비 완료.
그런데........

출발인사를 받는 동재엄마 얼굴이 별로다
나를 보지도 않은 채 설거지 통 앞에 서 있는 아내.....
이윽고
아내가 입을 연다
"당신은 오늘 내 생일인데도 생일축하한다는 말 한 마디도 없지..... ? "
아뿔싸!!!
지금껏 생일이면 생일, 결혼기념일 뭐 하나 제대로 챙겨준 적이 없었는데
그 날도 딱 걸렸다
동재엄마의 한숨이 이어진다
동재 낳던 날도 내가 먼저 아파가지고 자기를 힘들게 하더니
그 날 아침, 자기 생일 역시 마찬가지란다

할 말이 없었다
통증이 갑자기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놀래서
결국,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 빵집에서 케잌 달랑 하나 있는거 얼른 사가지고 와서
떠나기 직전
급조해서 생일축하를 하고나니
후한이 두려운 마음에서 조금 해방이 되었다고나 할까......
정말 무서운 하루였다

<한켠에 얼떨결에 딸려온 운전사 아저씨가 보인다. 이 친구에게 또 하나 배웠다. 비싼 수업료 내고 말이다..... 인력을 고용할때는 고용하기 전에 먼저 흥정해야 한다는 걸..... 아는 분에게 급하게 운전수를 빌려달라고 했다가 결국에는 마카사르 도착해서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그래도 아내 생일상에 한 사람의 손님이 함께 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ㅋㅋ>


집에서 자카르타 나가는 마카사르 공항까지 9시간
마카사르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자카르타 비행기를 타고 선배 목사님 댁에 도착하니
저녁 11시가 조금 넘었지
몸을 추스리고
병원을 왔다갔다 하다 검진받고 수술날짜 잡아 입원을 하여 누워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7인실이라 이 사람, 저 사람 아니, 이 할아버지, 저 할아버지 많이들 누워있었지만
여전히 낯선 공간
아프지도 않는데 입원해 있으려니 꾀병 같기도 하고 ^^ (결석이 원래 통증오는 시간 아니면 가짜환자란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침대 커튼을 열어 젖힌다
병원 마케팅 부 사람인데 웃으며 말한다
"오늘 생일 맞지요?"
부원들과 함께 케잌에 초를 밝혀 침대로 들어오니 병실이 소란해졌다
정말 웃기는 일이지
생일날 병원에 입원하고 생일상을 병원 직원들한테서 받다니 ㅡㅡ;
생일날 인도네시아 입국하고
생일날 반둥 무너지는 집에서 탈출하고
생일날 또 이렇게 병원에 입원하는군
동재엄마도 나도.....
생일이 순탄한 적이 없군 ㅡㅡ^

아무튼, 그렇게 생일을 축하받으니 나쁘진 않았다
한편......
내가 그렇게 집을 비운 사이
빨로뽀 집에서는 어떤 일이......

아래 사진이 대변해주는군 ㅠㅠ


<동재, 동진이가 이러고 살았답니다...... 아내는 근 3주동안 거의 스트레스 상태.... ㅋㅋ 통제불능 상태인 현재의 리비야와 같았다고나 할까...... 어제 집에 돌아오니, 아내도 아이들도 참 좋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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