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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11년 6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11. 7. 2.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제 옆에서는 인도네시아 찬양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스무아 바익" 모든 것이 좋았더라....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모양새가 내가 기대하던 바와는 다르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내게 가장 적합한 방법과 그 길로 이끌어 내신다는 내용을 가진 찬양입니다. 본 사역지로 들어온지도 벌써 1년을 향하여 치닫고 있는 지금, 이 찬양이 머리에서 쉬이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정말 그러한가.... 라는 질문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믿음이 없이 보일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땅에 들어오기까지 가지고 있었던 포부도, 술라웨시 땅으로 이삿짐을 옮기던 그 용기도.... 하나 하나,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마음 부어주심을 따라 결정하고 움직였다고 생각해왔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 곳에서 저희가 저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달리 없음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에서는 또 다시 멈춰서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릴 수밖에 없네요.

1. 남부 술라웨시 지역 노회모임

지난 3월 28일부터 4일동안 노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노회장소는 또따방이라는 곳이었는데, 또라자까지 자동차로 이동한 후 산 중턱에 차를 세워놓고서 걸어서 4시간을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올라갈 때는 별로 힘든지 몰랐었는데, 노회 후 또라자 시내까지 산을 내려오던 길에 갑작스런 기압의 차이로 인해 귀의 통증이 발생하여 2주동안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몸이 불편을 겪게 되다보니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통하여 출장길의 또 하나의 노하우를 몸으로 배우게 된 계기였습니다.

노회기간 중 인상 깊었던 한 가지는, 노회에 참석한 이들 중에는 2박3일을 산길을 넘어 교우들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알아보니, 그 사역자는 만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통비가 충분치 않아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선택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사역자를 보호하기 위해 2박 3일동안 교우들이 동행했던 것입니다. 사실, 그 교회에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워낙 시골인데다가 거의가 화전민인 교인들의 수입이 거의 없다보니 교단에서 사역자들을 보내주지 않은채로 3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던 중, "시골 어디라도 사역자가 없는 곳에 복음을 전하러 간다"는 것을 모토로 하는 GKSI에서 사역자를 보냈던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교인들의 입장에서는 사역자와 함께 한다는 것이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라는 것이 교인들의 고백이었습니다. 비록, 전 교인이라고 해봐야 성인 10명이 채 되지 않은 작은 규모이지만, 이들의 등장은 온 노회 기간 내내 큰 도전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2. 가나안 교회 목사님 방문

지난 5월 말에는 인도네시아 선교 40주년 기념대회가 초교파적으로 자카르타에서 열렸습니다. 저희 교단에서도 자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초대 선교사였던 박창환 교수님을 모셔서 수련회를 가졌었는데요, 저희 가정은 여러 여건으로 인하여 자카르타까지 나가서 참석할 수 없는 형편에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카르타 인근 찌까랑 한인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병우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자와섬 이외에 거주하고 있는 선교사 위로방문이 있겠다고.... 할렐루야 ^^ 마치, 선교팀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오버차지를 물어가면서도 김치며, 짱아찌며 한국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그 먼 길을 달려온 두 부부의 발걸음은 정말이지 마른 땅에 단비마냥 저희 가족을 감격케 하였습니다. 오가는 길이 각각 하루 이상씩을 소요하다보니, 2박 3일 집에 머무는동안 저희 부부는 잠 자는 것을 뒤로한채 밤을 새워가며 교제를 나누며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정말 귀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말 보기 드문 사역을 결정한 가나안 교회 교우들과 목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3. 스띠아 성경고등학교 졸업식

지난 6월 10일에는 협력하고 있는 스띠아 성경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스띠아 고등학교 졸업식은 마치 대학교 졸업식처럼 잘 준비되었다"는 현지 구청장의 말처럼, 60명의 졸업생들은 잘 짜여진 각본대로 온갖 폼을 내며 졸업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의 졸업은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들의 입학 동기생들은 총 170여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몸에 익숙하지 않은 새벽기도를 비롯한 예배, 노동, 모임 등의 경건훈련들과 식수를 비롯한 용수의 수질과 수량의 부족 등 기본적인 조건들이 열악한 생활환경은 학생들에게 있어서 쉽지 않은 장애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졸업생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나의 힘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귀한 고백은 학생들을 돕겠다고 나선 선생된 자들의 무능함을 돌아보게 하는 듯 하여 답답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경건의 훈련을 받아가며 교회의 귀한 자원으로 교육받겠다고 나선 이들이 좀 더 나은 시설과 환경 가운데 생활하며 교육받을 수 있게 되는 날을 바래봅니다. 

4. 여수룬 신학교

지난 겨울 현지 교단으로부터 분교개교를 요청받은 이후로 지속적인 준비모임을 가지며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한 장애물도 마주하고 있는데요, 지역 스탭들의 자세가 하나요, 교단 본부의 지원이 그 두 번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발견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교단을 비롯해 지역 스탭들까지도 저희 가정만 바라볼 뿐 별다른 움직임을 스스로 나타내지 않는 까닭에 주객이 전도된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거듭되는 모임을 통해, 이 학교가 선교사를 비롯한 외국교회에서 세우는 학교가 아니라 이 나라, 이 땅의 사람들의 손에 의해 세워지는 학교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으로 인하여 교역자를 청빙할수 없어 방치되고 있는 시골교회에 복음을 증거할 사역자들을 훈련시킬 지역기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귀한 일에 현지인들 스스로의 피와 땀과 노력이 먼저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비자관련 법을 근거로 교장직을 내려놓고, 개교 진행상황을 조언하고 협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사무실과 강의실 장소가 확보되었으며 8월 학기 개강을 목표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5. 가족 근황

저희 부부는 여전히 빨로뽀에 있는 GKSI 교단의 작은 교회를 협력하고 있으며, 동재와 동진이 역시 교회학교에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참, 동재가 이번에 2학년을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수업시간에 인도네시아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정말이지 하나님의 은혜로 1학년 졸업점수를 따 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학교방침이 3학년때까지는 만족할만큼 충분히 놀아야 한다나요? 시골학교이지만 생각이 나름 근사하죠 ^^ 좋은 학교라고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건지.... 도시학교에 비해 수업내용이나 질이 뒤처지는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동재가 언어장벽을 동반한 '학교'라는 시설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동재엄마는 이 곳에 와서 답답하지만 자기개발을 조금씩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동차 운전 면허증도 시험봐서 합격했고요, 오토바이 면허증도 취득해서 시장은 혼자 힘으로 다니고 있답니다. 또한, 이 곳의 공산품 현실이 품질에 비해 터무니 없는 가격들이다보니 학원에서 양재기술을 배워 자기 옷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머지 않은 날에 제 옷과 가족들 옷도 만들어 주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일이 현지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더욱 좋구요.

< 저희 동네 유일의 휴식처인 조그마한 바닷가. 그리고보니 이번 동재 학년말 방학때는 한번도 못 갔넹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