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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누가 닭 대가리라고 했나.....

by 主同在我 2011. 8. 16.
< 하필하고 거기 숨냐? 앞에는 창문, 옆에는 쇠창살, 위에는 동재공부하는 화이트보드..... 꽉 끼었구만..... >

지금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정도의 나이대의 사람들 이상으로는 많이 들어봤을 법한.... 닭 대가리.....
머리가 명석하게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은 사람을 보면 으례껏 내 뱉었던.....
나도 잘은 모른다
왜 하필 닭 대가리라는 표현을 썼는지
닭이 그렇게 멍청한가?

얼마전에 우리 집 현관으로 닭이 한 마리 들어왔다
주인집에서 키우는 닭이다
요 녀석들이 얼마전부터 우리집 현관 앞을 겁도 없이 다니더니
이제는 마루에까지 들어온 것이다
처음으로 우리 집을 방문한 닭을 구경하려고
나도, 아내도, 아이들도 우르르 몰려나갔다

어라....

그래도 날개 달았다고 나네.... (우리집 닭들은 높이 날아 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웃기기도 하지
얼른 도망가겠다고 날개짓을 한다는 곳이 결국 창문이네....
바깥 모습은 보이는데 몸은 말을 듣지 않고
게다가 창살에 끼이기까지 했으니 할말 다했지
그러니 닭대가리라고 그러지....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지난 어느 날,
우리집 개 밥 그릇이 항상 깨끗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우리집 사랑이는 사료를 잘 안먹고 맨날 남겨놓는데,
개미가 다 먹는건 아닐테고....
그런데 아뿔싸....
드디어 범인을 포착했으니, 바로, 닭 대가리....
그 바보같기만 하던 닭 녀석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개 밥 그릇 놔두는 곳을 귀신처럼 알아서리 살금살금 와서는 먹고 가는 것이었다
물론, 사랑이는 사료를 잘 안 먹으니 그 녀석들이 먹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쓰는거고 ㅡㅡ;
밥 그릇을 집 앞 쪽으로, 뒤 쪽으로 요리 조리 옮겨놔도 소용없었다
닭 대가리들이 몰려와 밥만 쏙 먹고는 온통 요기조기 똥 싸 놓고 가버리니.....

누가 닭 대가리라고 했는가
닭이 달고 있는 건 대가리가 아니라 분명 머리였다
하긴, 우리동네 남자들은 닭을 애지중지 키우며 매일처럼 목욕시키고 털 다듬는게 일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