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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개 목회 할거야?

by 主同在我 2011. 11. 4.

3주전 사랑이가 새끼를 낳다
다섯마리다, 어쩜 그리 정이 가는지....
아주 귀엽고 깜찍하게 생겨서가 아니라, 우리 사랑이가 낳은 새끼들이라 그럴테지

아무튼, 새끼는 낳았는데
4일째 되던날 우리는 자카르타 가는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순간, 나는 고민했다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모든 식구가 다 갈 필요가 뭐 있나......
한 사람만 가서 은혜 받고와서 불 지펴 주면 되지
또 누군가는 여기 남아서 사랑이 밥도 주고, 새끼들도 돌보고 해야지, 이제 막 낳은 새끼들을 말이야.....
뭐, 그런 생각들이었다

이윽고, 떠나기 하루 전
너무나도 안타까운 심정에 속 마음을 밥 먹으면서 동재엄마에게 건넸더니
동재는 환성을 지르며 대 환영이었다
사실, 동재도 새끼들이 걱정되고 같이 있고 싶었던건 마찬가지
그런데......
동재엄마의 비수같은 한 마디......
"당신, 나중에 개 데리고 목회할거 같으면 그렇게 해!"
얼굴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냉정하기 이를데 없이 건네는 그 한마디가 뒤통수를 때렸다
개 목회......
내가 아무리 개를 좋아하지만, 개 목회하려고 여기까지 온건 아닌데 ㅡㅡ;

결국, 사랑이와 새끼들의 운명을 주님 손에 부탁드리고 집회를 다녀왔다
떠나기 하루 전날,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든지.....
하지만, 뿌지뚜한....
2주일간 비웠음에도 사랑이와 새끼들은 무탈하게 잘 버티고 있었다
기도하면서 찾은 개 담당자..... 이웃집 할머니가 개 밥을 잘 주셨다고 한다 ^^

아무튼, 지금 또 집을 비워야 하는 이 시점에서
오늘도 그 할머니에게 다시 부탁을 드리고
동재를 설득했다
개 새끼들을 다 나눠주자고......
비상식량으로 가져가든, 경비견 혹은 사냥견으로 가져가든
원하는 이웃들에게 다 나눠주기로 하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개 목회.......
아이고,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 분양하기 전에, 부엌 뒤편의 개 집에서 한 컷! 발목에 장갑낀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장갑이라고 불렀다 >

< 왼쪽에서부터 고릴라, 순둥이, 장갑이, 황돌이, 목도리이다. 오늘 처음으로 마당에 데리고 나왔더니 엄청 긴장해 있다 >


< 아.......... 개 목회라니........ 너무나 충격적인 말 아닌가........ 그리고보니 사진보니까 정말 개장수같다 ㅡㅡ; >

< 그 와중에 동진이는 또 화단에 들어가서리 메뚜기를 잡아서 들어보이고 있다, 역시, 동진이.............. 어떤 벌레도 절대 무서워하지 않는 저 용감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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