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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12년 3월 소식

by 主同在我 2012. 3. 23.

지난 몇 개월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 저희에게 2011년 한 해는 정말 흥미진진했던 한 해로 기억됩니다. 학교로, 교회로, 시골 출장으로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느라 바쁘기는 하면서도 무언가 마음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는 느낌을 가졌었는데, 지난 몇 개월동안의 훈련과정들을 통하여, 사람들이 말하는 바 사역이 아닌 저희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앉아 있어야 할 것을 만나는 이들에게 매번 말하고 힘주어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 스스로는 은연중 등한시하고 있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저희 스스로부터 사역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그 부분에 힘을 쓰고 있는 중이며, 또한 그러한 시각을 가지고서 함께 사역하는 현지인 동료들과 교회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저희 부부 뿐 아니라 아이들 역시 함께 든든히 성숙해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20121차 단기사역자 배치

이 곳 남부 술라웨시 지역으로 파송된 학생들의 숫자가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습니다. 요청한 인원은 50여명이었으나 자카르타에서 20, 루욱에서 5... 25명의 단기사역자들이 지난 1월에 도착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의 술라웨시 지역 기피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으로 기꺼이 도착한 학생들이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거의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이들을 각 교회로 파송하여 그들로 하여금 교회를 봉사케 한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회장 나르싱 목사님을 비롯하여 시찰장들을 급하게 설득하여 얻어낸 시간이 주일 하루를 포함한 23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술라웨시로 오게 된 것이 썩 내키지 않은 학생들은 또 다시 훈련을 해야 한다니 그리 기분이 즐겁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하지만, 그 시골 골짝에 위치해서 목회자들로부터 외면당한채 겨우 신앙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시골교회를 생각해보면 학생들을 준비시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목말라하는 시골 성도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1년간 단기사역을 감당할 전도사님들 스스로의 영성과 인생을 위해서도... 노회 임원들도 저도 1년 내내 사역자들을 방문하여 케어하는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건훈련표를 배부하였습니다. 새벽기도 1시간, 저녁기도 1시간, 그리고 매일 성경읽기! 하루 5분 기도마저도 생소한 이들이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임할른지 저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완수하는 이에게는 자카르타 본교로 돌아가는 교통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혹시, 25명 전원이 임무를 완수하여 25명 전원에게 교통비를 지급해야 하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아직 공부중에 있는 단기사역자들이 지속적인 기도생활을 통하여 하나님을 알아가며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리로 나아갈 수 있기를 위하여 저희 부부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 여수룬 신학교 개강

이번 학기에도 저희 부부는 이 곳 지역신학교인 여수룬에서 강의협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영어기초과정을 맡았던 동재엄마는 이번에는 자기 전공분야인 신약개론을 맡게 되었고요, 저는 영성과 목회, 청소년 설교학 두 과목을 맡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가르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신학의 필요성도 필요성이지만, 살아있는 목회자 양성의 필요였습니다. 교회 테두리 안에서 설교 시간에 여러 신학자들의 신학을 전하는 목회자가 아닌, 교인으로 하여금 예수님을 만나게 하고 그 분으로 생명을 얻어, 하루를 살아도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꺼이 돕는 목회자가 이 곳에는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희 부부가 신학교 학부과정을 다니던 때를 되돌아보면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보니 더더욱 학부과정의 학생들에게 애착이 느껴집니다. 한 살이라도 나이가 젊었을 때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기쁘시게 하는데 인생을 드릴 수 있다면 이 젊은 사역자들의 인생이 얼마나 놀랍게 변하게 될까요. 정말이지 그 날을 오늘도 꿈꿔 봅니다. 성경을 살아있는 진리로 알아 그것을 양식으로 삼고 전하며 하루를 사는 사람, 이슬람과 기독교인의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못하는 이 땅에서 예수 복음의 생명력을 전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이들이 여수룬 신학교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신학교들마다 훈련되고 배출되기를 기도합니다.

  * 목사 사모 장례식

지난 318일에는 노회소속 목사님 사모님의 장례가 있어 말씀을 인도했습니다. 금년으로 69세인 다빗 목사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분의 인생이 참 인간적으로 볼 때는 복도 지지리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나이들어 복음을 깨닫고 순복음교단에서 목회를 하던 중, 사역하는 곳 마다 쫒겨나 결국 97GKSI 교단으로 적을 옮긴 다빗 목사님은 4자녀를 두었으나, 그 중 셋을 잃었으며, 그나마 한 아이는 자신이 먼 곳에서 사역하는 도중 사고로 죽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아내와 함께 중풍으로 누운 장모의 병수발을 하며 살아왔는데, 사모님 역시 8년 전부터 같은 병으로 누운 까닭에 목사님이 사모님과 장모의 대소변을 받으며 병수발을 지금껏 해 오셨다는군요. 그런가하면 교인은 세 가정!

정말 인간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불쌍하기 한이 없는 기구한 인생이지만, 저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노회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인 동시에, 실습 전도사들에게까지 존대를 하는 가장 겸손한 마음의 소유자, 게다가 다른 사람은 감히 질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인생의 짐을 지고서도 묵묵히 사역자로서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걷고 있는 이... 장례예배 후에 담담하게 답사를 하는 그 분의 얼굴을 보며 하나님 나라에서 정말 큰 자가 누구일까를 한없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1. 저희 부부가 신앙의 용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저희는 선교사이기 이전에 사역자요, 사역자이기 이전에 예수님을 믿는 이들입니다. 그러하기에 그 믿음의 기초가 더욱 굳건하게 다져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남을 가르치기 이전에 먼저 주님앞에 앉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주님 앞에 앉아 있기는 있되 바울의 말처럼 저희의 속사람이 먼저 강건해질수 있도록(3: 16)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와 경건서적 읽기를 통하여 신앙훈련을 행해 나가고 있는 중인데, 저희 부부가 중간에 멈춰서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도록(10:38) 중보해 주십시오.

  2. 실습 전도사님들이 하나님을 알아가도록

믿음이 없이 신학교에 지원하는 이가 있겠습니까마는 지금 현장에서 실습중인 전도사님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곳에는 그들을 보호해주거나 대변해줄 학교도 교수도 친구도 없는 곳입니다. 대신, 매일의 배고픔과 외로움과 경우에 따라서는 추위가 그들의 가까운 친구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어떤 이는 10가정과 함께 또 어떤 이는 단 한 가정과 함께 예배드리며 말씀을 전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지금 자신의 현장이 자기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의무기간을 채우는 것으로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는 대신 열악한 상황 가운데에서 하나님을 발견해가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노회원들의 영적 부흥을 위해

이 곳, 남부 술라웨시는 강성 이슬람의 근거지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독교 전통교단의 출생지이기도 합니다. 그런 까닭에 이 곳의 교회들은 교단에 관계없이 교리와 전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성령님과 그 역사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거나 그에 대한 가르침을 금기시하는 곳도 있습니다. 문제는 신생교단이라고 자부하는 GKSI에서 파송된 사역자들마저도 이 곳 술라웨시에 일단 들어온 후에는 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교리나 전통을 넘어설 수 있는 영적인 부흥을 목도함이 필요합니다. 이 일을 위해 7월에 마카사르에서(육로로 9시간 거리) 열리는 집회에 시찰장들과 동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한 인원과 숙식, 교통편에 관련한 재정은 물론 동행하는 이들을 향한 성령님의 만지심과 아울러 이들의 영적부흥이 이 곳 교회들에 유익한 양식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