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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어느 중학교에서 도착한 부활절 사랑

by 主同在我 2012. 5. 4.
약 2개월전,
신학교 사무실에 앉아서 동재엄마와 나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니, 동재 엄마 왈,
"여보, 아이들 봤어요?
아이들이 밥을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손에 들고 있는 식기가 제각각이네요
어떤 아이는 냄비뚜껑을 들고 있지 않나,
그런가하면, 덩치가 산 만한 친구는 자기 손바닥만한 아주 조그만 플라스틱 뚜껑을 어디서 구해 들고 있고...."

그리고 보니
여기 아이들이 한국에서처럼 통일된 규격의 식판을 들고 있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성경고등학교 교장에게 물어보니
아이들의 학비와 기숙사비가 거의 무료이다보니
식기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다는 것
그럼, 밥은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가??
한번 받으면 그것으로 끝난다니..... 아까 보았던 덩치 큰 녀석은 무지 배 고플게 뻔하다
들고 있는 플라스틱 접시가 되게 조그맣던데....
아이들은 자기 밥을 어떻게든 먹고서 살아 남아야 하니
자기 밥 떠 먹을 그릇을 줍던지, 얻든지, 구입하든지....
그렇게 해서 들고 있는게 저 모양들이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온 후 저녁예배 시간에
아내와 나누게 된 기도제목은 바로 식기!!
정말 학교에 재정이 없는걸까
아니면, 무료로 나눠주는 것에 대한 부담일까.....
결국.... 그게 무슨 이유이든지간에 우리가 깨닫게 된 것은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격화된 식기가 필요하다는것

그런데, 얼마 전에 서울의 A 중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B 목사님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들의 부활절 헌금을 이 지역의 또래 학생들을 위해 보낼 예정이란다
뿌지뚜한!!

보내진 금액은 850여만 루피아....
B 목사님과 그리고 이 곳 성경중고등학교 교장과 조율 끝에
학교에서 필요로 했던 규격화된 식기와
학생들 잠자리에 깔게 될 요를 구입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지난 주 목요일,
교장 에르나와 함께 빨로뽀 시장 곳곳을 돌며 값을 깎아가며 장을 본 끝에
침대에 까는 요(까수르) 2-3인용 65장
스텐재질의 튼튼한 접시 252개를 구입,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학생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위로해 주심에 놀라고 감사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자신들도 아직 어린 중학교 학생들이
또 다른 처지에 있는 또래 친구들을 위해 헌금을 모아 보내왔다는 사실 역시 놀랍고 감사하다

우리나라 역시, 오래 전에 미국을 비롯한 외국 교회의 도움을 통해서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축복하심을 경험하고 자라왔었던것처럼,
지금은 이렇게 해외교회로부터 사랑을 받아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으나
하나님의 때에 인도네시아의 교회가 또 다른 곳의 형제자매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날이 오게 될테지
그 날을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 인도네시아 땅의 부흥을 또한 간절히 기대하고 사모한다
하나님! 이 땅, 이 백성을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 오래전에 현지인 사역자로부터 기증받은 목재침대에는 한 침대당 8-10여명이 함께 취침하고 있다. 세로로 자는 게 아니라, 가로로 자게 되면 가능한 이야기다. 아래층에 4-5명, 위층에 4-5명 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해서 한 방에 이런 침대가 3-5개가 놓여져 있으니 대충 방 하나에 몇 명이 기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 사진 오른편으로 보이는 옷장들은 학생들이 장작거리 가운데 쓸만한 널판들을 빼두어 손수 뚝딱거리고 만들어놓은 제 나름의 옷장들이다 ^^; 그러니, 옷장이 없는 아이들은 맨 처음 게시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기 자리의 한켠에 옷을 쌓아두고 있다. 그나마 옷이 많지 않으니.... >

< 오래 전에 까수르가 지급되었다고 하는데 벌써 오래전 이야기라, 어떻게 자비로 까수르를 구입한 아이들을 제외한 대부부의 학생들은 그냥 침대 널판지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
 

< 2-3인용이라고 해서 가게에서 판매하는 까수르 가운데 사이즈 가장 큰 걸로 구입했는데, 펼쳐서 침대에 깔아보니.... 오잉..... ㅠㅠ 사이즈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 작네.... 쩝!! 황당해하는 나를 보던 교장 하는 말 "지금은 새 거라 쪼그라든거고, 오래 쓰다보면 늘어나니 걱정 말라고~" >

< 침대에 깔아보았다 ㅋㅋㅋ 2장이 들어가야 맞는 거였구만.... 쓰다보면 4명까지도 잘 수 있을 정도로 확 늘어난다니 몇 달 기다려볼 수 밖에.... 그래서, 그 때까지만 참고 서로들 부둥켜 안고 자라고 했더니 아이들 킥킥대며 웃어댄다 ㅋㅋㅋ >

< 사진 중앙에 보이는게 바로 문제의 스탠재질 접시!! 접시가게를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교장 에르나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별로 내켜하질 않는다. 내가 추천해 준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했더니 아이들 손에 오래가지 못할 거란다.... 하긴.... 나 어렸을 적을 떠 올려보면 그 말이 맞다. 장난치다보면 플라스틱은 한 달 못 가서 깨질거고, 그렇다고 얇은 재질의 저렴한 스탠접시를 쓰자니 너무 얇아 양에 안 차고.... 시장을 뒤지고 뒤져 결국 요 녀석을 찾아냈다. 스탠인데다가 두꺼워 구겨지지도 않고, 게다가 에르나가 가격을 깎아버렸으니 ㅋㅋㅋㅋ 아무튼, 서울의 A 중학교 학생들의 헌금을 통해 밥을 받는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이 담아지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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