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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서부 술라웨시 출장 다녀오다

by 主同在我 2013. 2. 5.
선배님 한 분에게서 1월초 연락이 왔다
서부 술라웨시 마무주에서(Mamuju) 교회를 지어달래는데 실사 좀 나가줄 수 있냐고...
어차피, 술라웨시고 또 나도 아직 가 본 적이 없는 서부지역이라서리 오케이!!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여기 빨로뽀는 오른편, 마무주는 왼편이라서리 가로질러가면 될 것 같았는데
산맥이라 도로가 없다는게 첫 번째
그래서 마카사르 가는 2/3 지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거꾸로 올라가다보니 16시간이 걸린다는 점
엉덩이며 허리는 이야기 다 끝난거다 ㅠㅠ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마무주 가는 버스가 하루에 딱 한번씩 있는데
그나마 있던 에어컨 버스가 고장나서리 에어컨 않 나오는 버스만 있단다
에어컨 않 쐬면 되지??
그래 더운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의자 뒤로 않 제껴지는 건 어떻게 하란 말인가..... 16 시간인데.... 뜨아.....
거기다 앞 뒤에서 담배를 피워 댈텐데..... 엉엉....


이게 그 버스다
다른 지역 가는 건 좋은 버스 많은데, 왜 마무주는 이러지..... 히유....
나중에 알고보니, 마카사르 - 마무주는 좋은 버스가 많았는데
섬을 가로질러 빙빙 돌아가야 하는 빨로뽀 - 마무주는 손님이 없어 그런지
그 노선 것만 유득 이렇다네....
미쯔비스 버스인데 몇 십년은 된것만 같다
하도 기가막혀, 터미널에 데려다 준 동재엄마가 한 컷 찰칵!!



한 사람 앉으면 될 것 같은데, 저기를 두 사람 앉는다
나도 목적지 도착 2시간 전까지 낑겨 앉아 갔다
아니, 다른 자리도 많구만 왜 하필 내 옆으로 앉는겨.....
하긴, 다른 자리들 역시 다들 한 사람씩 이미 차지하고 있어서리
내가 제일 만만하게 보였나보이
아이구, 허리야.....
돌아올 때에는 반드시 옆자리까지 두 자리 티켓을 몽땅 사서 꾸부정한 자세로라도 누워서 오리라 다짐했건만....
그래도 돌아올때는 옆에 사람이 없어서리 누워왔다

그렇게 16시간을 타고 도착하니 새벽 2시 30분
서부지역 노회장 아리스 목사님이 잡아 놓은 여관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다음날 일정 조정하고선
출발...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노회장인데도 오토바이가 없단다
2년 전부터 신청했는데도 교단에서는 묵묵부답....
결국 자기 친척 오토바이를 빌려왔는데
남의 오토바이다보니 결국.... 일정단축
하루 한 군데씩 방문하려던 7일 일정을 3일로 단축
매일 두 세 군데씩 뛰어야 된다
이 때까지는 그래도 오케이!!
오토바이야 여기에서도 타고 다녔으니....

그런데.....
아니, 마무주 인근이 끌라빠 사윗 천지이지 않나
서부 깔리만딴에서 봤던 사윗 농장이 여기에도 엄청나게 있었던거다
그래서 뭐??
뭐긴 뭐야, 산골 골짝까지 다 넓은 길이 나 있어서 걸을 일이 없어 살 맛 나지만
대신.......
그 놈의 뜨겁고 삭막한 자갈길을 오토바이로 죙일 뒷 자리에서 타고 다녀야 한다는거다
해 보라우~
하루 평균 8-10 시간씩, 그렇게 매일 3일을 연짱으로 자갈길 한번 타고
산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 해 봐
군데 군데 트레일러로 훼손된 구덩이도 덜컹거리며 가 보라고....

첫째 엉덩짝....
이 놈의 궁댕이가 다른 사람보다 얄팍한데 계속해서 쿵쾅거리며 두들겨대니
뜨겁다 못해 하루를 지나니 따갑고 아프기 시작했다

둘째 무릎.....
말랐다보니 무릎연골도 없는지 시골 걸을때마다 무릎이 아팠었는데
오토바이 타니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엉덩이와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 갑자기 쿵쾅거리는 구덩이 지날때마다 
재빠르게 무릎에 힘을 주고 스키타듯 일어서야 하는데 한 두번이라야 말이지
결국, 둘째 날 오후가 되니 무릎으로 일어서는 것도 만만치가 않구만

셋째 허리와 모가지....
갑자기 다가오는 쿵쾅거림은 그대로 허리와 모가지로 충격이 이어진다
붕 떠서 몸은 공중에 있다가 내려오는 그 순간
오토바이는 다른 자갈을 밟은 탓에 다시 위로 튕겨 오른다
그렇게 맞닥뜨리면.... 쾅.... 허리뼈는 허리뼈끼리
또한 헬멧에 눌린 머리와 허리의 부딪힘으로 목뼈까지....
결국 허리야 그런대로 지나갔는데 목이 삐끗해버렸다

그제서야 터득하게 된 건.... 
자갈밭 오래 타야 할 때는 무릎으로 일어서서 잘 버텨야 하는 것 이외에도
머리는 하늘을 향해 들면 절대 않된다는 거다
헬멧때문에 불편하더라도 머리를 아래를 향해 구부려 뜨리는게 목 디스크판 충격받는 것을 줄여준다는 사실
정형외과적으로 증명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고생해보니 그렇다
아직까지 목은 아프다 ㅡㅡ;

< 끌라빠 사윗 묘묙들이다. 이게 한국에서는 무슨 바이오 에너지인가 하는 걸로 알려진건데, 이게 심어져 있으면 이쁘긴 하지만, 그 땅은 20여년 후 다 죽는다니 원.... 기업들이 보완책을 찾아가며 일하기를 바래본다 >

돌짝밭을 계속 가는데 무리가 않 생긴다면 그것이 기적이다
결국....
오토바이 한 대가 펑크가 났다
다행히, 수리점 근처에서 ㅋㅋ


그런데.....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우리 오토바이 말고 시찰장 오토바이가 펑크가 났다
그래서 다시 한번 수리점으로 고고씽
여기에서는 때우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고무 붙이고 나서는 그걸 다시 불을 붙여 열기를 가해 녹이는데 시간이 걸리걸랑


그렇게 4군데를 실사하고 나니 이제 남은 곳이
바뚜 쁠르루(Batu Peluru)
이 곳은 강을 지나야 한단다. 두 군데를....
그런데 강을 어떻게 지난다냐, 오토바이로....
이렇게 작은 강에 페리가 다닌것도 아닐거고 그런데도 노회장은 자꾸만 오토바이채로 건넌단다
드디어....
배가 돌아왔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배 두 대를 연결해서리 거기에 상판을 얹고서
차나 오토바이를 통째로 나르고 있었던거다
생긴것만 보면 완전 바지선이다
덕분에 나도 한번 타보자
자동차는 한번 건너는데 10만 루피아, 오토바이는 3천 루피아, 그리고 사람은 1천 루피아다


그런데......
왜, '그런데' 가 많냐고??
원래 현장은 그런거다
그 놈의 그런데....  하고 '갑자기.....' 가 왜 그리도 많은지... 원
아무튼, 첫 번째 강을 그렇게 바지선을 타고서 건너가
또 산을 몇 개 오토바이로 넘고나니
바뚜 쁠르루 마을 진입을 위한 두 번째 강이 나타났다
그런데....
배가 물이 새서리 바지선을 뜯어내고 수리 중이라 건널 수가 없단다
이럴수가....
우린 갈 길은 멀고
오토바이는 돌려줘야 하고, 잘 곳도 없고
아무튼 중간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바로 그 때
뒤늦게 따라오던 바뚜 쁠르루 장로님 나타나고 상황은 해결
그 안 쪽 마을에선 이름깨나 날리신단다
깐깐하고 무섭기로...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마을에 힘으로 해결 않되는 일이 있으면 이 분을 콜.... 한단다
두 번째 강에 악어가 현재도 서식 중이라는데
7년 전 즈음에 바뚜 쁠르루 마을 주민이 부부 싸움 이후에 강에서 빨래하다가
악어에게 공격을 당한 적이 있었다네
그래, 결국 로베르 장로님을 콜....
강으로 후딱 뛰어간 장로님!!
강에서부터 산자락까지 악어를 좇아 이틀동안 창으로 찌르고 칼로 치고 해서리
결국, 악어를 잡았단다
하시는 말쌈....
'난 그 때 악어를 들어 품에 안고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지금껏 받은 선물중에 가장 큰 선물이라고.... ㅠㅠ '


이게 그 장로님 댁에 걸려있는 그 때 그 악어녀석 가죽이다
살코기는 그 때 식구들이 겁난다고 못 먹고, 자기 혼자 다 먹었단다 (봤더니 식성이 기가 막히게 좋다)
이 지역에 오는 사역자들마다 기념으로 안 쪽씩 뜯어가서리
여기 저기 칼로 베어진 자국, 뜯겨진 자국이 많다

아무튼, 그 장로님이 강 이편에서
한가롭게 담배를 물고 놀고 있는 뱃사공들에게 다가가 배 띄우라고 하니
우리말에는 귀도 않 기울이던 뱃사공들
당장 일어나서 펑크 않 난 나머지 배 한쪽을 상판 없이 그저 강에 띄어논다
오토바이는??
참, 그걸 않 찍었네
하긴, 찍을 정신이 없었다
이 좁다란 배에 오토바이까지 눕혀서 실고 두 사람에다가, 뱃 사공까지 둘 탔으니.....
솔직히 말해,
오금이 저려서리 카메라로 이것 저것 찍을 마음의 여유가 생기질 않더구만



그렇게 도착한 바뚜 쁠르루 동네에 있는 GKSI 교회
재미있는건 이 교회 이름이다
아래 사진에 나온 것마냥 교회 이름이 니느웨 교회이다
장로님이 무안할만큼 한참을 깔깔거리고 웃은 후에
왜 하필 니느웨라고 지었냐고 했더니 더 웃겼다
전기도 없고, 먹을 것도 다운싱콩 외에는 없는데다
물 역시 산 아래 편 내려가서 길어와야 하다보니
오는 사역자들마다 한 두 달을 못 견디고 도망가고
가장 오래 견딘게 6개월 견딘 이들,
그러다보니 생각한 게 니느웨란다

자기들은 회개할 준비도 복음으로 뜨거워질 준비도 다 되어 있는데
사역자들이 못 하겠다고 가버리니 이 곳이 니느웨기 아니고 뭐겠느냐.... 하는거다


우습기도 하고, 교회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사역자들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솔직이 GKSI 빼고 사역자가 그런 시골에 들어가서 상주하는 교단이 어디 있는가
시골마다 들어가보면 사역자들이 없이 비어있는 교회가 많다
사역자가 없으니, 교인들끼리 모이다가 나중에는 아예 교회가 텅 비어 헛간이 되고 마는거다
거기에 사역자가 혹시 들어가게 되면,
그러면 생활비는 못 주더라도
교회에서 생존은 가능하게 해야 할 것 아닌가

이게 시골 오지교회들의 아이러니이다
애니미즘에서 개종한지 얼마 않되다보니 신앙이 무엇인지, 교역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모른다
단순히, 다른 전통 교회 보고서는 교역자에게 엄청 많이 주어야만 하는걸로만 알고
아예 포기하기 일쑤이다
게다가, 자기들 교회가 없으면
시골사람 인심에 창피해서 못 견딘다
다른교회에 비해 시설이 좀 허름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실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가벼운 마음으로 오토바이를 타 주마!!
그런데.... 된장...... 또, 그런데...... 다...
덜덜덜.... 덜그럭, 덜그럭.....
또 펑크가 난거다
그런데.... 역시 된장이다....
끌라빠 사윗밭 한 가운데라서리 오토바이 수리점이 없...... 었...... 다

이 놈의 끌라빠 사윗
누가 만든거야, 그것도 이렇게 무식하게 넓은 땅을 다 밀어버리고.....
보기엔 반듯하고 이국적이기만 한 이 놈의 사윗이
땡볕에 먼지마시며 자갈길 걸어가려니 왜 그리 멀고 밉기만 하는지....


사진을 다시 보니, 노회장 아리스 목사가 고생을 많이 하긴 했다
걸어도 걸어도 수리점이 않 나오자
결국, 오토바이 고쳐 오겠다고 저 펑크난 것을 덜덜거리며 타고 횡하고 가버린 덕에
바둑판처럼 나 있는 자갈밭에서 길을 잃어어버릴뻔 했지만....
잃어버리면 않되지.... 핸펀 신호도 않 잡히는 동네인데....

아무튼, 주의 은혜로 걸어가다 다시 만났고 오토바이는 결국.....
아리스 목사가 고쳐오겠다고 자갈길을 타고 가버린 바람에
튜브가 다 갈기갈기 찢어져서리 아예 바꿔야 했다 ㅠㅠ
수리점 주인은 좋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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