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주 성경고등학교

이번 서부 술라웨시 출장에서 얻은게 있다면
6군데의 교회들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마무주 성경고등학교를(SMTK SETIA Mamuju) 볼 수 있었다는 것일게다

사실, 마무주는 우리 가족이 술라웨시로 사역지를 정해가려던 즈음부터
마음 속에서 갈등이 되었던 곳이긴 했다
뭐 형편없이 낙후된 시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름만은 서부 술라웨시 주 수도이기도 하고...

도시는 빨로뽀보다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도시의 도로망이나 유동인구면에서는
빨로뽀보다도 훨씬 넓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여기에 성경고등학교가 있다
물론, GKSI 교단 소속이고
학생들은 30여명 정도가 무료로 기숙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무료 학교들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독립심을 기르지 못하는데다 교육의 질적 하락과 더불어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에서 운영하는 쁘산뜨렌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재정적인 부담으로 인해 자신의 자녀들을 이슬람 교육기관인 쁘산뜨렌 기숙학교에 보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곳에서 24시간 먹고 자고 하면서 이슬람 교육을 받는 과정 가운데
이슬람으로의 전향이 일어나는지....
그러한 상황을 이해한다면
무료 성경고등학교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엔 교육의 질을 운운하며 하늘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튼, 마무주 성경고등학교에 가보니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아나스 목사였다
이 곳, 남부 술라웨시 또라자 마깔레 지역 시찰장으로 있다가
서부 술라웨시 마무주 성경고등학교 교장으로 옮겨 간거였다
반가운 해후를 하고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나니 미안해졌다

서부 술라웨시 교회들을 돌기로 하고 가지고 온 돈이 차비 빼고 180만 루피아....
그 중에 교회를 돌면서 도착해서 숙소비, 식비, 오토바이 수리비, 기름값, 목회자 위로비 조금....
남은 돈이 35만 루피아밖에 없어 고민이 되었다
이것 가지고 누구 코에 붙이겠나....
스탭들까지 하면 40명 가까운데.....

그런데 노 프라블럼이란다
한 조각씩만 먹으면 되니 닭 5 마리면 충분하단다
기가 막혀서리....
스리띠는 100만 루피아가지고도 모잘라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가지고 있던 돈을 다 터니 35만 루피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닭 한 조각씩 정도 나오겠지

틀렸다......

점심 먹자고 해서 간 자리에는 이게 웬 일....
닭고기에 새우튀김에 물고기에 짭차이까지
뭐가 이리 많냐고 했더니 그 돈으로 충분했단다
아이들 음식까지....

확실히 인구수가 무섭긴 무섭다
인구 40여명과 260여명.....

이들은 지금 방 하나에 화장실이 딸려있는 월세방 8개를 얻어서
위층은 교실과 아이들 기숙사
아래층은 스탭들 기숙사와 도서실 및 부엌으로
그렇게 사용중이란다
1년 월세 3천3백만 루피아 (한화 400만원 정도)
운동장도 부대시설도 없이
그렇게 월세집 건물에서
그나마 나머지 방들에는 다른 세입자들이 살고 있으니..... ㅡㅡ;

지난번 교장이 여기를 벗어나보려고
다른 곳으로 가 봤단다
하지만, 다시 컴백!!
지역 주민들 반발이 심해서 기독교 동네로 되돌아왔단다

기독교인들의 신세란.....
돈을 주고 땅을 사도 기독교 시설이라고 하면 불을 켜고 달려드니....
돈이 있어서
땅도 사고, 건물도 세우고, 허가도 받고
그 모든 것이 정말 주님의 은혜일 뿐인 나라, 인도네시아다
아니면, 내가 아직 이 나라를 잘 모르는걸까....
내가 알지 못하는 검은 커넥션같은 것이 따로 있는걸까....
잘 모르겠다

정공법으로 하려고 하는 자..... 분명 더디고 느릴 것이 뻔하겠지만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 서서 회계해야 할 것을 알기에
그 길 말고는 모르고 싶다
그래서 난 정치하는 사람은 될 수 없다
모름지기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맞춰가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기에
검은것도 희다하고 흰것도 검다해야 하는 때가 오는 법

머리가 못 되어도 좋다
이름 석자가 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하나님 앞에서 묵묵히 해 나가는게 내가 사는 길이라는 것만
내가 알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