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1일 고국을 떠나와서
이 곳에서 자가격리를 마치고서 좀 순탄하게 지낼수 있나보다 했더니,
지인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 상황이 일어났네요.
함께 팀사역을 하고 있는 문목사님이 지난 1월 22일 확진되었고,
뒤이어 교회 스텝 한명이, 그리고 2월 초에는 교인들 가운데 한 가정이 확진되었습니다.
바로 3일 전에 장례예배를 함께 주관했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과 함께 식사하고,
그 이후 사역때문에 상의할일이 있어 문목사님과 따로 식사를 함께 했었기에
양성판정 소식을 듣자마자 부랴부랴 근처 병원으로 달려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인니에는 PCR 검사에 3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결과를 받는 시간에 따라 3일 후, 1일 후, 6시간 후.....
당장 주일이 코앞인지라,
24시간 후에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1인당 한화 약 15만원 ㅠㅠ)
결과가 나오는 주일 점심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부부중 한 사람이라도 걸리면 아이들까지 검사해야할 상황이고
부부가 양성이면 아이들은 먹는 문제며 생활하는 것이며 누가 돌봐줄지....
정말 깜깜해지더군요
더군다나, 외국인의 경우에는 모든 비용이 자비부담인지라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수 있을지.....
감사하게도 검사 결과 부부 모두 음성이 나왔습니다만,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는 상황!!!
당장 스탭이 확진되어 이송되었기에
교회 건물에 거주중인 나머지 5명의 스탭들이 PCR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당연히 유치원은 다시 온라인으로 전환후
교회 경내를 밟았던 유치원 원생들 역시 코로나 검사 받으라 권고안내....
그리고 교회 구성원들 사이에 감염자가 나왔기에 1월 말부터 4주간 교회폐쇄후 온라인 예배로 전환!
지금까지는 남의 일로만 느껴지던 코로나가
정작 함께 사역하는 분들 가운데 발생하다보니 정신이 바짝 차려지는데,
우리 보종 교인들은 아직도 무덤덤한 눈치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저희 교회가 위치한 동네 자체가
코로나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까닭도 있습니다.
하긴, 통계상 댕기열병으로 죽는 인구가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보다 아직까지는 숫적으로 많으니
이분들에게 있어서는 저희가 아무리 힘주어 말해도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합니다.
단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경제생활이 타격받는것이 서민들에게는 더욱 큰 문제이지요.
그동안 일했던 직장에서 휴직통보를 받은채 1년 이상 무급휴가중인 공장노동자,
양계장의 닭을 공급/출하할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끌어쓴 빚의 이자를 갚기가 막막한 가장,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소규모 빚을 얻었다가 갚지 못해 인터넷상에 신불자로 얼굴이 알려진 아이 엄마,
유급당하지 않기 위해 레슨비를 따로 내가면서 담임교사의 집으로 어쩔수 없이 가야하는 초등학생....
< 이번달 불출될 구호물자 꾸러미. 시골지역인 까닭에 쌀이 없는 분은 없다는 제보에 달걀로 바꾸었다 >
저희가 도울수 있는 부분은 돕고는 있지만,
바라기는 이 어려운 때를 이겨낼수 있는 굳건한 마음자세와 믿음이 더해지기를,
또한 하나님이 뜻 안에서 이루실 바를 이루시고 이 어려운 때가 속히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럼에도 저희 사역지에 한바탕 몰아친 코로나 상황이 주었던 한가지 긍정적 효과는 유치원에서 나타났습니다.
정부 고시령과는 상관없이 그동안 암암리에 대면수업을 강행하던 타유치원들로 인해,
저희 유치원 역시 대면수업을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못이겨
지난 2개월 정도를 부분적 대면수업으로 진행해왔었는데,
지금은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들 공감하게 되었네요.
모든 일에는 빛과 어두움이 함께 있어서 우리에게 유익을 줍니다
한편, 지난달 코로나 확진되었던 문목사님 부부와 저희 스텝은 병원에서 퇴원하여 내일 격리 해체되며,
일가족 6명이 감염되었던 교인가족은 아직까지 자가격리중에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일이
저희들의 영적 전투, 또한 자신과의 씨름뿐 아니라,
바이러스로부터도 일어나고 있으니....
(사실, 이전 시대부터 쭉 있어왔던 일이었겠지만)
또 다른 시대를 사는듯한 느낌입니다.
이 시기가 끝나가면 어떤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몇 명 안되는 교인들이지만,
그래도 교회의 지도자로서 시대를 보는 혜안이 있어야할텐데 참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지역을 이동하고, 대면해서 사람을 세우는 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즈음,
저희팀에서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만 2명의 한국계 청년들이 자살했는데 둘 다 기독교인 가정에서 자라고 있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자살소식은 결국 아내와 문목사님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젊은이들이 마지막을 선택하기 전에 열어볼수 있는 마지막 문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서
The Door 라는 힐링센터를 마음속에 구상하게 되었고,
결국 작년 말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예기치 않게 건물 얻을수 있는 헌금이 문목사님을 통해 마련되었고
저희 가정 역시 그동안 모아두었던 사역비를 보태어
근처 상가센터에 2년치 월세를 얻게 되었네요
기도팀 간사님들 역시 한 분 두 분 집기류들을 조금씩 준비해주었고요
한편으로는 힐링센터라는 사역에는 정말이지 문외한인지라
함께 섬겨주실 저희 기도팀 분들이 함께 상담훈련을 인터넷으로 받고 있는 중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저희가 그쪽 방면으로 전문가는 아닌것은 분명하지만,
일단 마음을 주신것이라 시작을 해보려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도 붙여주시고, 방향도 더욱 구체적으로 열어주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참, 저희 가정 이야기가 빠졌군요.
특히 제 건강에 대해 궁굼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짧게 말씀드리면,
지난 한국방문시 들은 조언대로,
9개월간 복용하고 있던 결핵약은 현지 의사와의 협의 하에 중단하게 되었고,
폐에 자리잡은 종양의 추적검사를 위해 지난주에 CT를 촬영하고 현재 결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번 한국방문하면서 잠깐 느꼈던것이지만,
이곳이나 한국이나 모두들 어려운 시기를 살아내고 있더군요.
선하신 주님께서 주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특별히 선교의 귀한 동역자되시는 여러분과 저희 가정에
마지막때를 살아가는 지혜와 힘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강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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