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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의료선교를 따라가다

by 主同在我 2009. 10. 9.

따라가다…..

쓰고보니 정말 그 표현이 참 적절하군

그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 틀린 말이 아닐게다

 

참 불쌍한 사람은 왜 이리도 많은지

우리 동네에도 불쌍한 이들은 있다

일자리가 없어 길가에 앉아 있는 이들

돈 좀 달라고 빈 생수통을 흔들어 대며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미친 사람처럼 지나가는 자동차 유리를 두드려대며 돈을 청하는 아주머니

천원짜리 하나 벌기 위해 무거운 바소 통을 매고서 하루 종일을 헤매고 다니는 아저씨

 

<람뿡의 방운사리 지역 교회당에서 진료소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이 날, 500여명의 환자들에게 진료를 하였다>

<람뿡의 시나르 와야 지역 초등학교에서 마을 사람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의료팀에서는 내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치과의가 동행하였다>

의료선교팀을 따라가보니 또 다른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물 사정이 좋지 않아 온갖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시력을 잃고, 성장을 멈춘 이

제 때에 약을 투여하지 못해 청력을 아예 상실해 버린 이

고질적인 고혈압에 시달리면서도 보건소 갈 돈이 없어 시한폭탄과도 같은 하루를 사는 이

더위를 이겨내고자 단 것을 찾다가 치아를 몽땅 발치해야만 하는 이

머리에 물이 찼는데도 수술할 길이 없어 눈물을 훔쳐야만 하는 엄마

 

이런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었을꼬

목사라는 이름이, 선교사라는 직임이

아니, 한 인간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참 초라해진다

 

지글러 같은 이는 빈곤이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와 정치가 긴밀하게 얽혀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파생된 것이라 말하는데

 

과연 우는 이들의 눈물은 누가, 어떻게 닦아줄 수 있는가

또한 배 고픈 이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아픈 이들을 고쳐주며 약을 나눠주고

모든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임에 틀림 없으나

언제까지 이들은 외국의 원조와 지원에 자신들의 목숨을 의탁해야 하는가

 

삶을 만지고 돕고 고치는 것도 필요하나

정말이지, 구조와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 시급한 일이 있을꼬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이들을,

자본의 논리와 힘에 의해 스러져가고 비명해 간 이들이 걸어가려 했던 그 길을

또한 걸어가고자 하는 이들을 길러내야 한다

학교에서 못하면 교회에서라도 해내야 한다

정부에서 못하면 민간에서라도 해내야 한다

 

의료선교팀과 함께 하는 동안 수마트라 지역의 빠당이라는 곳의 지진소식을 들었다

또 수많은 이들이 생을 마감했다

아직 많은 이들이 매장되어 있다고 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라 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무엇이라 말할까

구호하겠다고 오는 이들은 무엇이라 말할까

단순히, 뚜한 믐브르까띠(하나님이 축복해주시기를…..)라고 하면 되는 것인가

 

모든 것이 음영이 필요하듯

복음을 전하는 것에도

교회를 세우는 일에도

사람을 돕는 선행에도

직접적인 터치와 아울러 궁극적인 치유를 향해 나갈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구호는 구호팀과 함께 왔다가 구호팀과 함께 떠나게 마련이다

그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오늘 내게 물어본다

아울러, 부족한 사람을 귀한 사역에 동행 허락해 주신 A의료선교팀과 B선교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덧붙입니다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해주는 약국팀. 이렇게 하는동안 아동사역팀은 바깥쪽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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