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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네 입을 다물라

by 主同在我 2012. 6. 6.

사람이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신대원 다니던 때, 학과목 가운데 영성훈련이 있었는데 그 때 3박 4일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침묵으로 기다리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첫 하루는 정말 힘이 들고 입이 근질거리는 등 온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켰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자 몸의 각 기관이 침묵의 흐름에 적응을 해 나갔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의 말에 관한 일화도 많고, 교훈들도 많아 이미 우리는 그러한 교훈들에 너무나도 익숙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훈이라 할지라도 실제 우리의 삶에서 별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요즘들어 새삼 말의 중요성 혹은 무서움을 느낀다
한 사람의 별 생각없는 말 한 마디가 마치 나비효과를 일으키듯
엄청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쉽게 하는 이야기, 농담, 별 근거없는 가십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들의 입술을 통해 별 의미없이 내 뱉어진 그 한 마디는
사람들의 귀와 입술을 거칠때마다 몸집을 부풀려서 나중에 되돌아올때는
감당하기 버거울만큼 그 위력을 발휘한다
특별히 그 내용이 부정적일때에는 더욱 효과적이고도 놀라울 정도로 파워풀해서
말을 퍼뜨린 당사자는 사실여부를 회피할 수 밖에 없을 정도가 된다
때론 그 말이 살인 혹은 자살,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조직내의 깊은 반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별 의미 없이 '던져진' 말에 의한 엄청난 폐해들이 가진 공통점은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다는 사실이다
맞은 자는 있되 때린 이는 없고
죽은 자는 있되 죽게 만든 이는 아무도 없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말을 퍼뜨린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도가 그것이 아니었다고 너무나 분명히 맞서기 때문이다
그렇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가해자는 절대 없다
피해자만 있을 뿐
그런 별 의미 없는 말에 '휘둘린' 피해자 본인만이 바보이다
사실, 그 '의미 없는' 말을 가지고서 엄청난 폭력을 휘둘러댄 이들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성경은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는 그것에 대하여 심문을 받는다고 경고한다(마 12:36)
말에 의한 폐해가 크고 피해자가 있는만큼
의도성이 짙지 않았다 할지라도 발설한 당사자는 주님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

회개가 없어진 세대에 살고 있다
말로는 회개했다 하지만, 정작 본의 아니게라도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찾아가
마음을 다해 죄와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는 경우도 없을뿐더러
그 악한 습관을 끊어버리는(회개:행동을 돌이킴) 결단은 더더욱 없다
그저 둔감하게, 그렇게 죄에 대하여 둔감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이다

특히, 지도자들의 입술은 더더욱 그러하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입술에서 나온
의미없는 작은 비난 한 마디, 작은 판단 하나, 추측성 발언 하나가 미치는 효과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한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로 일축한다
자신의 말을 '오해'하고 상처를 입었다면 '유감'이라고 표현한다
이 얼마나 배웠다는 이들, 말 잘하는 이들의 편한 도피처인가

그런데 안타까워 어떡하지
하나님의 나라에는 그 흔하던 도피처가 없는것을....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문제는 우리가 붙들고 있는 그 믿음이라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진짜냐' 하는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드러나 
각각 선악간에 그 몸으로 '행한 것을 따라' 받으려 함이라(고후 5:10)

그 때에는 뭐라 둘러댈 것인가
그 입을 다물라
세상의 모든 의로움을 가진듯
세상의 모든 정의를 다 행하고 있는듯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다 알고 있는듯
형제를 판단하며, 중상하고, 대강 추측하여 조롱거리를 만들며, 문제를 삼는
그 입을 다물라

최근 주변에 여러 가십들이 지인들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소문들은 누군가를 악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눈에서는 눈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수님을 오래 믿었다는 이도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냈다는 이도
높은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는 더더욱
다른 이들에게서 존경을 받을만하고 당연히 받아야만 한다고 자부하는 이도....
그 어느 누구도
겉으로는 번지르하고 깍듯하지만, 정작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
결국, 피해자만 바보인 셈이다
그런데 이걸 어쩌누.....
그 바보들이 위로 받는 곳이 하나님 나라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