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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누군가를 이단이라 말하기 전에

by 主同在我 2012. 7. 9.
비록 나는 학자도 아니요 기억력이 그리 좋은편도 아니라서
관련 서적들에 페이지까지 줄줄 달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저 무식쟁이로서 요즘 드는 내 심정을 적어본다

먼저, 이단이 뭘까
인도네시아에서는 Ajaran tersesat 이라고 말한다
길을 잃게 만드는 가르침이라는 것이지
그러면 어디로부터 길을 잃는다는 말일까
생명으로부터? 아니면, 자신의 종교로부터?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종교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도그마로부터?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
그리고 예수님에게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을 믿고 있으며,
그 생명을 다른 이들에게도 (이미 기독교인이라 불리우는 이들도 포함)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글쎄....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왜 사람들은 이단이라는 말로 자기와 다른 시각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는 것일까
이러한 이들이 하기 좋아하는 말이 있다
비성경적이라는 말과 함께
비신학적이라는 말이다

비신학적이라는 말에는 동의가 된다
왜냐하면, 신학이라는 것이 성경에서 기반이 되기도 했지만
사실은 자기 교회 공동체의 색깔과 한계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교단의 신학이 타 교단의 신학을 용납할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학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이단일수는 없다
자기가 배우고 자기고 있는 신학의 범주에서 동의할 수 없다 해서
무조건적으로 이단이라 공박하는 것은 대단한 오류를 범할 수 있는데
그것은 교회가 이토록 많이 갈라져 나간것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서방교회의 중심인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개신교는 이단임에 분명하다
또한 동방교회에 물어보라
우리에게는 우상숭배를 하는것처럼 보이며 이단처럼 보이는 그 동방교회는 서방교회를 이단이라 한다

신학이라는 것은 사실 신앙을 변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자기가 경험하고 강조하는 신앙의 면면들에 따라 조금씩 그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는 여성에게 목회자를 허하지 않았던 교단과 교파들에서
21세기 들어서는 여성에게도 목회자의 직분을 허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특정 교단의 신학이 곧 진리라 말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특정 신학을 가지고서
이단을 구분하는 잣대를 삼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면
그 과정 가운데에서 과거 가톨릭 교회가 개신교 교회를 이단으로 정죄한 전철을 다시 밟는 것과 다름없다

물론, 모든 신학에는 우리 믿는 이들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
예수님의 하나님의 아들 되심,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하심 등
현재 개신교회에서 사도신조라 불리우는 신앙고백서의 내용들이 그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난 사항의 것이라면?
여기에서 각 교회와 교단의 신학이 갈라져 나온다
해석의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요즘 신사도 운동에 대하여 말들이 많다
나도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인지라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고자 했는데
그 이단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러한 글들의 요지는 대강 이랬다

- 직통계시를 말한다
- 사도는 예수님의 12제자로 국한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사도로 칭한다
- 교회시대에 사도와 선지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 피터 와그너가 12사도를 임명했다
- 신사도 운동을 주도하는 인물들의 실제생활이 복음적, 윤리적이지 않다

뭐 더 많이 있지만, 글들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들이다

그러면 살펴보자
위에 나타난 요소들이 있다고 해서 그들의 운동이(movement) 전부 이단인가?
나는 오히려 위의 근거들을 이단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직통계시가 무엇인가?
보편적인 신학에서는 직접계시와 간접계시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는 것을 배웠지만
직통계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듣지 못했다
직통계시란 기도원 혹은 신비주의 운동을 하는 이들이 하나님의 음성 혹은 뜻을 들었다고 하는 데 대하여
비아냥거림 혹은 무시하는 차원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인것 같은데
이단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직통계시라는 단어의 정의를 먼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것이 이단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모순덩어리이다
목사가 강단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신다고 설교하면서
정작 자신은 하나님이 응답하시면 이단이라고 한다면 정말 웃기는 일이다
자신도 믿지 않는 바를 설교하고 있는것 아닌가
그것이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되었든, 일의 진행상황으로 나타난 것이 되었든
성경구절이 생각이 났든 아니면 확증이 되었든간에
하나님은 그 믿는 이들과 의사소통을 하시는 분이지 침묵하시는 분이 아니기에
성경은 하나님께 부르짖으라고도 하고, 또한 찾으라고도 하는데
이는 신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까, 아니면 비성경적인가?

또한 사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물론, 신사도운동을 전개하는 이들이 예수님의 생전 12제자가 아님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누가 사도인가?
ABD (앵커바이블딕셔너리) 에 따르면,
사도전승이라는 것이 두 개 이상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예수님의 생전 12제자를 비롯해서
바울과 같이 교회에 의해 '복음을 위해 보냄을 받은 자' 역시 사도라는 칭호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초대교회시대에 있어서는 사도라는 의미가
굳이 12제자를 넘어서서 교회 내에서의 하나의 직제처럼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에베소서에 나오는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 교사라는 다섯 가지 직제 역시
그것을 뒷받침해주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이러한 직제는 교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목활동 가운데 이루어지는 각각의 기능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제자가 아님에는 어떠한 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복음을 증거하고 이와 더불어 기적과 표적과 능력이 나타난다면(고후 12:12)
사도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아무튼, 이 사도논쟁은
피터 와그너가 12명을 사도로 임명했다는 이야기 자체가 큰 반감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기도 하고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바라기는
사도라는 단어의 해석에 있어서 좀 더 신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신중을 기했으면 하는 바이다
만일 그것이 교회시대에 들어와서 노회장이나 위원장처럼
어떠한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의 사도성 논란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나는 사실, 신사도운동이 강점과 약점 혹은 긍정적 부정적 요소들을 속속들이 파헤칠수 없다
그것도 얼마 전에 들은 것이라....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정치게임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어버린 케이스들을 차치하고서라도,
교회사 가운데에서 나타난 모든 갱신운동들은 그 자체로 운동이었기에(movement)
어느 한 순간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사그러져갔다는 점이며,
두번째로, 모든 운동들은 그 시발점이 하나님을 향한 열망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운동은 말 그대로 운동일 뿐이다
현재의 체제 속에서 조금 더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 싶은 열망,
하나님의 임재와 생명을 좀 더 맛보고 싶은 열망,
자신의 경직된 신앙을 좀 더 불타오르게 하고 싶은 열망,
하나님의 뜻과 비전에 좀 더 순종하고 싶은 열망.....
이 모든 열망에서부터 모든 갱신운동은 시작되며
그 열망이 사그러져 가고 퇴색되어갈때 그 운동은 종말을 맞게 된다

요는, 운동 그 자체를 바라보며 이단논쟁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운동 그 자체가 곧 진리의 전부는 될 수 없음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새로운 갱신운동이 되었든
기존의 교회가 되었든지간에 
우리 모두는 하나님을 갈망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열망들이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더욱 성숙해지고 열매를 맺어나가기를 바라고 있지 않는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신학이 존재하고 기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 신학때문에 교회의 생명이 압박받고 꺼져버려서도 않되는 일이다
신학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화해왔고 앞으로는 더더욱 놀라울 정도로 변해갈 것이다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로봇, 동성애, 우주개발 등의 문제들이 
인간삶에 커다란 비중으로 자리잡게 되는만큼 신학은 그에 따라 반응하게 될 것이므로
그것이 신학이 되었든, 생소한 운동이 되었든지간에
그 자체를 진리의 본체로 인식하기보다
그 모든 것이 진리의 파편이요, 진리 자체를 알아갈 수 있는 한 부분임을 겸손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장로교신학이 순복음신학을, 성공회신학이 감리교신학을 이단이라 단언하는 대신
신학적 견해와 신앙적 색깔이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왜인가?
우리 자신이 진리의 전부를 소유하고 있지 않음을 겸손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

에베소 교회처럼 누가 가짜 사도인가를 시험하여 판별해내는 것 역시 귀한 일이나
그 일에 힘쓰다가 하나님을 향한 처음사랑이 식어버린 에베소 교회를 향해 회개하라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도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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