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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25년 6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25. 6. 28.

고르기

GBI Bojong Kamal 교회

금년 초에
5
가지 운동 (말씀, 경배, 사랑, 기도, ) 함께 시작한
보종까말 교회 리뉴얼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행진하는듯하더니
요즘은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보종까말에 정착할까 했던 이들이
하나 빠져나가다보니
예배 분위기도 이전과 달라진것만 같고,
마음이 자꾸 쪽으로 쓰이다보니
어떤 때는 예배에 집중하기도 어려울때도 있는게 사실이다.
이것이 시골교회의 한계인가싶기도 하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과 어울러지지 않는
기존 보종 식구들이 의아하기도 하고... 

지난 2014,  
보종에서 번째 사역을 시작한 이후
벌써 차례 느꼈던 허탈감이 다시 찾아드는 요즘이다.
사람 보고 있자면
한도 끝도 없이 주저앉고 싶을 뿐임을 알면서도
얼른 눈길이 돌려지지가 않는다.
나름 바람 쐬어본다고
통역으로 세미나로 여기 저기 돌아다녀도 보지만,
제대로 처방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힘이 파이는지도 모른다.
다시 일어설 힘은
주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숨부터 고르자 ^^

[ 정착할 교회를 찾기 위해 교회를 탐방하는 이름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 교회를 편안한 마음으로 탐색할수 있도록 교회 브로셔를 제작했다 ]

 

청년의 때를 보냈던 곳
GKSI Sebangar, Kal-Bar

지난 4 어느 ,
선배 송광옥 선교사님 으로부터
너무나 익숙한 이름을 듣게 되었다.
스방아르 교회 헌당식을 예정이란다.
얼마만에 들어본 이름인가,
스방아르!!
나이 27 되던 ,
내게 인도네시아 땅을 품게 주었던
부싯돌 역할을 !

[ 헌당예배를 드린 뒤 다함께 한 컷! 스방아르는 그렇게 2000년에 한번, 2025년에 한번, 이렇게 총 2회에 걸쳐 한국교회로부터 교회건물을 선물 받은 교회가 되었다. 어쩌다보니 헌금 10원도 안한 내가 두 번의 헌당예배 모두 참석한 모양새가 되었는데, 아무튼 이번에 가보니 이제는 응아방에서 트럭으로 3시간여를 가니 도착할수 있었다. 1997년 내가 머무를 때만 해도 응아방에서 조그만 배 타고서 13시간을 가야 했었는데 ㅠㅠ 너무 빨리 도착하니 조금 어색했다고 해야 하나...ㅠㅠ ]

사실,
6주동안 스방아르에 있는동안 사역자로서 일은 전무했었다.
현지 신학생이 특정 교인집에 과도히 의존하고 있길래,
그것도 그 마을에서 가장 부자인데다 
그러다보니 교회 안에서도 마음대로 소리를 내던 그 집에....
동네에서 유일하게 화장실이 있던 집에....
삼시 세끼를 보란듯이 그 집에서 먹고 있었다
젊은 녀석이.... ㅠㅠ
교인들의 경제권이 다들 그 집에 저당잡혀있는 그 집에서....

그래서 ,
친구를 교회 사택에 붙들어두고서는
삼시세끼 먹이고,
동네 아이들 놀때 함께 놀고,
먹이고,
강에서 함께 목욕하고,
나무에서 떨어져 상처가 곪아가는 녀석
고름 짜내주고 먹이고 ^^

지금 생각해보니
그 곳에서는 정말 하는 일이 없었다.
바띠나 뗑꼬옥같은 사역지에서는
그래도 말씀과 성경공부도 하고 찬양도 가르쳤었는데
유독 스방아르에서는 첫 번째 경험해보는
시골 오지 사역지여서 그랬었던 것인지
어떻게든
시골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닥치는대로 먹었던 기억만 난다.
4인용 양은냄비에 밥을 해서
혼자서도 다 먹을때가 있었다
반찬이라곤 때론
소금으로,
때론 월남고추 2개로,
때론 빠빠야 이파리로,
때론 다람쥐를 사냥해서 먹고,
때론 죽은지 며칠 지나 썩은 멧돼지 고기도 먹고....
고구마 이파리를 볶아서 먹는것부터
죽순 요리, 다람쥐 요리 등
마을 청년 이요에게서 배워
선배 견습선교사들은 2주만에 떠났다는 오지에서
그렇게 6주동안 먹고 살아 남았다

그런가
하면
교인들로부터 사랑은 얼마나 많이 받았던가...
외국에서 온 선교사 굶어죽으면 안된다 생각해서 그랬는지
2-3일길 정글로 들어가 
먹을만한 고사리며 채소들을 뜯어다주고
가끔은 엄청 꿀맛 나는 씨 있는 바나나
입에서 살살 녹는 자연산 두리안까지
(다 익어서 자연적으로 땅에 떨어진 두리안을 뜻한다)
먹을만한 채소도 동물도 별로 없던 동네라서
정글로 들어가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동네였다

[ 예배 후 떠나기 전 악수례를 하고 있는 장면. 맨 앞에 사진을 들고서 악수하는 아이가 바로 내가 스방아르 있었을 적 4살이었던 아이란다. 지금은 직장 다니고 있고 ^^ 세월의 빠름이 확실한데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고 늙어갔다는 뜻도 되니.... 기뻐할 일만은 아닌기다, 쩝!! ]


내가 예전에 깔리만딴 간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송목사님네 팀 한번 따라 갔다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지역을 돌아
새벽에 잠도 못자고 산을 넘어갔던 것을 생각하면
다시는 따라가기 싫었었는데
목적지 중 한 곳이 스방아르라니
생각해볼것도
없이 따라나섰다.

벌써 소천한 분도 있고,
당시 아이들은 이미 도시로 대부분 떠났지만,
정글까지 들어가 야채들을 구해주던 가필라 엄마,
인근 읍내로 나갈때마다 배편을 제공해준
꿈방 아주머니
반가운 분들을 눈물로 만나볼수 있었다.

비록 12일이라는 짧은 일정에
4
곳의 헌당식을 돌아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라 몸은 피곤했지만,
선배 선교사님을 통해
스방아르 교회 예배당을 선물해주신 한국교회에도 감사,
결코 잊을수 없던 장소로 초대해주신 선배 선교사님에게도 감사,
짧은 찰나의 기억을 아직 간직해준 교인들에게도
감사,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유리 천장에 금이 간 것 맞아?

발리에서 선교사 수련회가 끝나갈 무렵,
전화 통을 받았다.
헤리아나였다.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지역 섬에 있는 학교에서 근무하던터라
그간 연락이 뜸했던 친구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얼굴은 금새 기쁨으로 환해졌다.
헤리아나가 땅그랑으로 돌아온단다!
사범대 4년동안 장학금으로 다닌 대가로
수마트라 섬 인근의 방카라는 지방에서
5
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했었는데
시간을 마침내 견뎌내고 것이다.

9년만의 재회가 기쁨이 되기도 했지만,
사실, 우리를 그렇게 들뜨게 했던 것은 
헤리가 결국은 모든 과정을 견디어 냈다는 사실이었다.
자존감과 더불어 지구력이 약하기로 유명한
찌나벤뗑족의 일반적 특성을
마침내 뚫어낸것만 같아 가슴이 설레이고 벅차 올랐다.

사실, 아이가 처음이었다.
우리 동네 찌나벤뗑들은 감히 꿈조차 꾸지 못했던
대학진학, 직업적 전문성을 갖춰가는 ...
아이를 선두로
리키도, 밀까도, 에니스도
하나 둘씩 자신의 꿈을 향해 용기를 내어보는 아이들이 생겨났었다.

[ 이 아이가 에니스다. 한참 논문 써야할때 가정형편으로 인해 직업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했던 까닭에 동기들보다 2년이나 늦게 졸업하게 되었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가고 싶었던 대학공부를 가정형편으로 인해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울며 고민하던 모습이 아직 눈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아이의 기도에 한인교회의 L 장로님을 통하여 응답하시고 도와 주셨다 ]

또한,
교인들이 과연 이걸 할수 있을까반신반의하며
작년에 시작했던 TEE 성경공부가
드디어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50주를  마치게 된다.
비록, 겨우 과목 마친 것에 불과하지만,
찌나벤뗑이 대부분인 우리 보종까말의 상황에서는
이례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것도 11명이나 살아 남았다.

찌나벤뗑은 원래 그려려니,
무엇 하나 꾸준히 해내는 것이 없는 이들,
그저 되는대로 사는 사람들,
내일을 꿈꾸기 귀찮아하는 이들,
오늘을 투자하는 것을 손해라 생각하는 이들...
그것이 찌나벤뗑이다!” 생각해 왔는데,
또한 현지인 지도자들로부터도 그렇게 들어왔기에
우리 교인들을 보면서도 공감했었는데,
지금 나의
그러한 관념에 금이 가고 있는것 같다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때!

통역차 외부지역 출장중이었다.
그것도 우리 동네와 시차가 1시간 나는 곳에 말이다
새벽에 문자가 왔다.
릴리였다.
학비가 밀려있으니 도와달란다.
사실, 아이는 경제적 이유로
부모가 고등학교 진학 대신 공장에 취직하기를 원했었는데
모든 학비를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으로
학교를 진학한 케이스라 1 이상 장학금을 지급받아오고 있다.

그런데,
첨부된 학교 공문을 열어보니
월사금
이외에 추가적으로 납부해야 비용이 있었고,
최종 마감일이 하루 남았으며,
미납시 학년 수료시험을 치를수 없어 유급이란다.
대략난감이었다...
첨부된 고지서의 날짜를 보니
1
개월도 훨씬 전에 배포된 것이었다.
너무 기가 막혀 릴리에게 물었다.
그동안 말하지 않았는지.

돌아온 답변이 놀라왔다
도와달라 말하기가 
Gak Enak 이란다
말 하기가 불편하고
부끄러워서...!

[ 릴리가 새벽에 보내온 왓츠앱 메시지. 현지시간으로는 새벽 6시 되시겠다. 왼편이 릴리가 보내온 부분이고, 오른편이 내가 쓴 부분. 지금 봐도 내가 그 때 얼마나 놀래고 이해가 안되어 마음이 상했었는지 잘 느껴질 정도니 실제로는 그 날 새벽 얼마나 격하게 감정의 요동을 겪었을까..... ]

새벽에 피가 거꾸로 솟는 같았다.
모든 학비를 책임지기로 내가 약속했고
지금껏 지켜 왔는데,
부여된 권리를 요청하는 것조차도 부끄럽게 느낀다니...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다
오히려 학비에 페널티가 붙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후원자에게 많은 부담을 안기고 말았는데
도대체 무엇이 그리 부끄러웠단 말인가?
정작 자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듯 했다

나도 뭐가 맞는지 이젠 모르겠다.
부끄러움을 느껴야 때와
그것을 끌어안고서라도 나아가야 때를...
나도 하나님 앞에서
아이처럼 행동하고 있지는 않는지 잠깐 생각해본다.
자존심과 자존감을 지켜내기 위해
혹 내 눈과 귀를 감고 모르쇠로 있진 않은지


사역자 훈련학교

내부적인 고민 끝에,
결국 8 학교는 또라자가 아닌
보종까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정선교사의 표정이었다.  
얼마나 좋아하...

사실
, 보종으로 훈련학교 유치는
정선교사의 오랜 바램이었다.
자기 교회 목회팀이 훈련학교를 섬기고 있는데,
정작  자기 교인들은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 교회 사역자들도 도전받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게 되기를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른다.

드디어 시작이다.  
7. 28
일부터 시작하게 될텐데,
인근 교회 평신도 사역자들과,
특별히 목회자들도 함께 참여해서
은혜를 누리면 좋겠다는 바램이 크다. 더군다나,
술라웨시에서 처참하게 바닥을 치던
모임을 통해 말씀으로 도전 받고,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게 나로서는
혹시 나와 같은 형편에 있을지 모르는
목회자들이 회복되고
삶과 사역에 동력을 얻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8기 훈련학교 등록카드 인쇄물 ]

 

한인선교사 대회

[ 발리에서 한인 선교사 대회가 열렸다. 특별히 이번에는 같은 통합측 교단 선교사님들이 비교적 많이 참석하셔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역하던 동료들을 오랜만에 만나 짧게나마 교제할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강사로 참여해준 목사님들의 말씀이 나를 포함한 모인 선교사들의 심령에 도전을 심어주었고 진실한 울림을 주었다. 맨 앞줄 오른쪽에 현수막을 잡고 있는 빨간색 점퍼가 나, 현수막 글씨 인도네시아의 "네" 자를 기준으로 위로 두 칸 올라가면 하얀색 상의가 정선교사다 ]

 

[ 감사하게도 매년 말랑에서 GSJA 교단 동부자와 노회 목회자 세미나가 있는때면 우효제 선교사가 통역건으로 초청을 해 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에서 오는 강사목사님의 결원으로 인해 통역을 맡던 나 역시 한 강의를 맡아 강의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목회자의 정체성과 기도라는 주제로 강의를 나누고 있다 ]

 

[ 여기 세미나는 참 이상하게도 통역을 하던 강의를 하던 감사패를 만들어서 증정해준다. 난 그냥 통역 핑계대고 잠깐 바람쐬러 온건데 감사패까지 만들어 주니 참 매번 민망할 뿐이다. 오른쪽은 GSJA 동부자와 노회장인 암살 목사님. 이름이 '암살'이라서 어감이 상당히 이상하지만 ㅋㅋㅋ 인도네시아어로는 잠언이다 ]

 

[ 선교사 대회때 잠깐 인근 바닷가로 나와 한 컷 찍어본다 ]

 

부족한 사람들을 하나님의 사람들로 보아 주시고
특별하지 않은 사역들을 귀하게 보아 주셔서
이 일에 함께 힘을 쏟고 기도와 정성을 쏟아 주시는
한국교회와 동역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주께서 선교사의 상급과 더불어
평강에 평강으로 여러분을 채우시기를 기도합니다

- 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지형습, 정선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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