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물 사정이 그리 마음놓고 있을 수 있는 형편은 아닌 것 같다
동료들도 반둥을 떠나 다른 도시로 갈 때면
가장 먼저 점검하는 것이 바로 물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국 어디를 가든지 수도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라는 곳을 통해서 말이다
물론 산골 오지 가운데에는 수도 공급을 못 받는 곳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수도 공급을 받는 곳에서는
물 색깔이 이상하다든지 냄새가 난다든지 품질이 떨어진다든지 그런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된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다르다
인도네시아는 크게 세 가지로 수도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1. PAM (우리나라의 수자원공사격)
가정집에서 처음 계약한 탱크 용량에 따라 기본요금이 따로 있으며 사용한만큼 과금된다
지금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2톤(탱크 두 개)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집주인을 비롯해 여러 가구와 나누어 쓰고 있는데 매월 10만 루피아씩을 내고 있다
사용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그 이후에는 물이 끊겨 공급되지 않으므로 탱크에 저장된 물을 사용한다
따라서, 세탁기를 돌리는등 많은 물을 쓰는 일은 오전 일찍 하는 것이 좋다
그 이후에라도 탱크에 물을 받을 수 있으므로 ^^
가끔 물이 끊어져 2-3일씩 물 없이 살아야 할 때도 있다 ㅡㅡ;
<물 탱크는 1년에 1회정도 청소해주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수도가 없는 지역에서는 빗물을 받아두기 위해 물탱크를 여러개씩 두는 경우도 있다>
2. LEDENG
산에서 담수된 물을 끌어 쓰는 형태로
우리 아래집은 PAM에서 오는 물 대신 LEDENG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 역시, 산에서 물을 담수하는 이에게 일정금액의 돈을 지불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물이 마르는 일은 비교적 PAM 보다는 적은 것처럼 보인다
3. 지하수
이도 저도 없는 경우에는 지하수를 뚫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기계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람들이 도구를 가지고 뱅글뱅글 돌려가면서
땅을 파 내려가는데
지표수만 먹다가 그 물이 마르거나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리면 또 다른 곳을 파는 식이지요
물론 기계로 파낸다면 암반의 비교적 깨끗한 물을 발견하겠지만
이 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여기 저기 파 놓았다가 방치해놓은 지하수 구멍 때문에 오히려 지하수 전체가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지요
그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재하다는 것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4. 빗물이나 강물
도시 이외의 지역에 살거나
도시에 살지만 PAM이나 LEDENG에 돈을 지불할 여건이 않되는 가구에서 이용한다
깔리만딴 꾸알라베헤 지역에 있을 때에
그 곳 사람들도 강물을 식수 및 용수로 사용했었다
<아이들이 서 있는 자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먹는 물 길러가는 곳, 왼편은 용변 보는 곳, 그리고 서 있는 자리는 목욕이나 빨래, 설거지 하는 곳으로 최소한 자리는 구분하여 이용하고 있다 ㅡㅡ; 사진은 1998년 1월 즈음으로 기억된다. 스방아르, 서부 깔리만딴>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물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깨끗하지 않게 느껴진다
냄새가 난다거나, 녹색 혹은 진한 회색 빛깔의 색을 가지고 있거나
부유물질이나 이물질이 섞여 나오거나 하기 때문이다
현지인들도 이러한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생수를 구입해 음용하고 있다
그러면 여기에서 현지인 및 외국인의 대응방법을 알아보자
1. 집 전체용 정수기 (Saringan)
PAM 이나 LEDENG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는 파이프에다 대용량 정수기를 달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부유물질이나 물에 색깔이 있는 경우에 이렇게들 하는데
이렇게 집 전체를 대상으로 정수기를 연결할 경우에는 수압이 전체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정수기 앞 뒤로 가압용 펌프를 설치하는게 필요하다
그래서 보자면,
PAM – 가압용 펌프 – 정수기 – 가압용 펌프 – 물탱크 – (가압용 펌프) - 각 수도꼭지
하지만, 이러한 단계는 어디까지나 용수를 위함이지 식수까지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용은 저렴하게는 200-500만 루피아까지 다양하다
수마트라에 있는 가정 중 한 가정은 수도물로 인한 아이의 아토피가 완화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 여기에 파이프 앞뒤로 가압용 펌프 걸고 ㅡㅡ; 사진은 http://medan.olx.co.id 에서 펌>
2. 음용수용 정수기
1) 수도꼭지 장착형 (Saringan Kran)
매우 저렴한 것으로 수도꼭지에 바로 꽂아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수도꼭지에 꽂아서 물을 가늘게 분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다
단점은 필터에 때가 금방 끼인다는 점
반둥에서 몸이 가려웠던 분들이 이것을 장착하고 나서는 몸이 가렵지 않았다는 분도 있다
2) 한국형 정수기
한국에서 정수기를 아예 가지고 오는 분이 있다
좋은 방법이다
여기 매장에서는 정수기 찾는게 쉽지 않기 때문인데
문제는 필터…..
필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3) 진흙 정수기 (Saringan Keramik)
깨끗한 음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곳의 주민들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바케스에 화분처럼 생긴 진흙 필터를 장착해 물을 내려 먹는 방식이다
브리타 정수기와 비슷한 원리이므로
물 내리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일반 상점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주문 판매 방식이다
3. 생수
1997년에 인도네시아 왔을 때 생수를 사먹어야 하는 동남 아시아 환경을 보고서
물을 사먹는다는 생각에 깜짝 놀란적 있는데
지금은 한국도 생수를 사 먹는다 ^^
물에 석회질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곳 인도네시아에서는 생수가 거의 필수처럼 되어 있다
정수기가 보급되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여러 메이커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아쿠아가 가장 신뢰받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집에서는 아쿠아를 가지고 음용수, 이빨 헹구는 물, 밥과 국 끓이는 물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수는 세계 각국에서 여러 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1) 생수의 수원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
2) 수원지에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 생수가 제조되는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
3) 운반 및 보관 과정에서 햇볕과 열에 장시간 노출된다면 물의 성질이 변할 수 있다는 점
4) 더군다나, 그 용기가 햇볕과 열에 약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는 점
5) 요즘들어 가짜 리필 생수가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
뭐, 걱정거리만 생각하면 어떻게 물을 마시고 살겠습니까?
그저 깨끗하다 싶으면 보리차 넣고 한번 진하게 끓여서리 먹는거지요 ㅋㅋ
옷도 너무 깨끗하게 입으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색깔이 변해 가는것도 참을만 할 겝니다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지만
이 곳의 사람들은 모두들…..
우리들이 보기에 너무나 지저분한 그 물을 먹고 마시며 사용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 땅에 태어났다는 이유 때문에 말이지요
그리고보니, 여기 인도네시아에 물 박사가 정말 필요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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