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아빠, 어디 가지마~!

by 主同在我 2010. 3. 23.
어제 IBCC(생활가전 매장)에 갔었다
이제 본 사역지로 떠날 날이 가까워온다고 생각하니 마음만 바빠졌다
급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일까.....
장만해야 할 목록들을 머리에 떠 올리며 무작정 IBCC로 발길을 돌렸다

역시 자본주의가 좋긴 좋다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갖은 상품을 다 만들어놓고서 중독을 시키니....
필요한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상품들을 보며 구경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그러던 중 아이들 놀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시간을 보니, 30분 무료....
부모를 따라나서긴 했지만 지루하게 느낄 아이들을 위해 마련했나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 가보는 그럴듯한 실내 놀이터!
동재를 얼른 집어넣었다
재미있게 논다
얼굴엔 기대반, 재미반.... 동재의 얼굴이 더 재미있고 흐뭇하다

그런데.....
효율을 따지는게 버릇이 되어버린 내가 의자에 가만이만 앉아 있자니 좀이 쑤시지 않겠나
주변을 좀 둘러보며 더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동재를 부른다
"동재야, 아빠 여기 좀 구경하고 있을께, 놀고 있어~ 아빠, 30분에 올께!"
웬만하면 이제는 적응할 때가 되었으련만
동재는 금방 울상이 되버리고 만다
"아빠, 가지마. 나는 아빠가 안 갔으면 좋겠어...."
그런 표정을 뒤로 하고서 도저히 움직일수가 없었다
포기하고서 의자에 다시 되돌아가 앉는데, 동재의 또 다른 부탁이 들려온다
"아빠, 어디 가지마~!"

내가 그동안 인도네시아 와서 동재에게 어떻게 했나를 생각해보게 된 한 마디였다
어렸을 때에도 느끼지 않았던 분리불안의 감정이
어떻게 해서 만 5세가 넘어가는 시점에 다시 생겨나게 되었을까.....
말도 통하지 않는 공간 안에 혼자 남겨놓고서 부모가 떠나가버리는 느낌이란.....
그렇지
찜블루잇 살던 때 유치원에서 이미 경험했지
현지인 교회에서도

또 하나의 숙제가 다가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요즘 마음이 그렇네요
주변 마트 가서 과자를 고르다가도 아빠가 보이질 않으면 도통 가려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짠~ 해 질때가 있습니다
못난 아빠가 동재에게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었나봐요
동재와 같이 다닌다고는 애 썼는데, 함께 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었는지....
혼자 스스로 적응해서 포기할 걸 포기하고서 자라나는 동재보다는
부모가 함께 하고 있다는 든든한 터 위에서 자라나오는 동재를 더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모 저모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네요

<찜블루잇 집에서 찍은 동재의 셀카..... 아래 이빨이 새로 나고 있지요? 지금은 많이 올라왔답니다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이렇게 삽니다 ㅡㅡ;  (0) 2010.05.05
자카르타에서의 삶  (8) 2010.04.20
동진이의 비상(飛上)  (1) 2010.02.10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0) 20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