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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시골 사역자를 뒤로하고....

by 主同在我 2011. 2. 1.

약 3주 전에 연락이 왔었다
중부 술라웨시 지역 교회에서 세례자 요청이 들어왔는데
애니미즘에서 개종한 사람들이란다
숫자는 대략 100여명...... 뜨아......

'개종'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힘이 참 크다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책에서만 보던 집단개종의 예가 오늘도 내 앞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하지만 예단은 금물.....
그래서 몇 번을 물어보았다
그들이 정말 애니미즘에서 개종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교회를 다니고 있던 중 우리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싶어하는 것인지......
사실 시골지역 교회에서 그런 예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워낙 깡촌 시골이라 목회자가 거주할 수 없다보니
당연히 세례, 성찬과 같은 기독교의 중요한 전례는 시행될 수가 없다
그러다보면 교인들도 목회자가 있는 다른 교회로 옮기거나 신앙생활을 중단하거나.....

그래서 시골교회 목회자가 정말 중요하다
도시교회의 역할이 인적, 물적 재원을 쉽게 모을 수 있는만큼
그 재원들을 필요한 곳에 분배하여 주님나라를 확장해가는데 힘을 쏟는 일이라면,
시골교회의 역할은 도시로 떠나고 난 몇 남지 않은 성도들이
계속해서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하나님 나라를 지속적으로 소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시골로 가고자 하는 목회자는 그리 쉽게 찾아보지 못한다
도시 맛을 본 사람들은 스타벅스가 그리워서라도 시골로 가는 것을 포기한다
재정적으로는 당연히 힘들고,
정서적으로도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보니 더 힘든거고,
그렇다고 지식적으로라도 재교육할 수 있는 지원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누가 알아주길 하나.....

그래서 나는 GKSI 교단을 비롯해 스띠아 신학교가 존경스럽다
비록, 자립할 생각보다는 계속해서 외부 지원만을 너무 요구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모든 에너지를 도서지역과 시골 오지의 복음화와 신앙지속을 위해 쏟아붓는다
그들의 젊음까지도 말이다

<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안디옥 교회. 예배당 안쪽으로 교역자가 거주할수 있는 2평 남짓한 조그만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옆으로는 부엌과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

이번 일도 그렇다
누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는가
도시의 사람들인가, 그렇다. 그들이 재정적 지원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숨은 공로자는 따로 있다
그 오지까지 총대 매고 들어가 앉아 있는 이들이다
스띠아 신학교의 경우,
학생들 실습생에게는 한달에 인도네시아 돈 5만루피아 (한화 6800원 정도)
졸업후 3년까지의 의무기간 전임전도사에게는 15만-20만루피아 (한화 25000원 정도)
목사 안수를 받은 이들에게는 매월 30만 루피아 (한화 4만원 정도)를
각각 생활비로 지급한다
얼마정도 되냐고? 인도네시아에서 그 돈이 ?
그 시골 오지에서 근처 소도시로 한번 나오는데 들어가는 대중교통 교통비로 쓰기에도 벅차는 돈이다
그런데.....
그들은 살아낸다
그 돈을 가지고서
말 그대로 월급이 아닌게지....
그럼에도 거기 그 보냄 받은 자리에서 자기 몫을 훌륭히 감당해내고자 고군분투한다

이번 세례식도 그 중 하나의 열매라 할 수 있다
이전 졸업생들이 3년 의무기간동안 밭을 갈고 씨를 뿌린 것을
하나님께서 물을 주시고
그 열매를 이번 졸업생이 가서 거두게 된 것이다
거기다 나 같은 사람은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수고도 없이 가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오는게지

어느 누구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면 빛을 내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그래서 자기 피알을 한다
이만큼 일하고 있고, 고생하고 있고, 대단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그렇게 머리들은 자기 얼굴을 TV며 라디오, 인터넷에 들이민다
그들의 몫이 분명 있지
하지만 정작 땀내며 피 흘려가며 그 성과를 이루어낸건 발바닥들이다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으며 볼래야 볼 수 없는 발바닥들.....
모든 지저분한 수고는 다 일구어 놓고도 모든 영광은 머리에 돌려야 하는 발바닥들....
사역의 현장만 그런것은 아니지
어느 직장이나 그렇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웃기는 이야기도 있지만
억울해서 하는 소리들이 아니다
적어도 깨어있다고 하는 스스로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이라면
그 양면성을 알아 인정할 건 인정하고 겸손할 줄 알아라는 소리다
일을 수행하기 위해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느라 목소리를 높이는 장군은 훈장을 받고 TV에 나오지만
그 일에 목숨을 버린 사병들은 기껏 일계급 특진에 국립묘역에 묻히는 게 전부지

그렇게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왜....
나 역시, 그들을 오지로 몰아넣고서 열심히 수고하고 씨를 뿌리라고
때로는 격려도 했다가
때로는 재촉도 하고 타박도 해야 하는 자리에 어느덧 앉아 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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