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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헛 똑똑이

by 主同在我 2011. 10. 31.

보고르 집회 다녀오면서 내가 지은 내 별명이 하나 있다
헛 똑똑이!!

집회 첫 날, 참 실망을 많이 했다
딴에는 그 엄청난 경비를 들여서 참여한건데
찬양 인도하는 팀도 아주머니들이고
집회 내용도 별게 없다
물론, 참석한 이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이로움, 당혹감 혹은 기쁨이 머물고 있음을 볼수 있었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도 그럴것이, 강사 목사님은 자신이 지난 십 수년간 철야하면서 겨우 터득한 것들이라고 하지만
그 터득했다는 내용들이 우리 스승님에게서 이미 몇 해 전에 다 배운 것들이었다
오히려, 한 수 아래인듯 싶었으니 역시 우리 스승님이다
그건 그렇고 재미가 없었다
영 없었다
새로운게 없었으니.....
이런 내 모습이 조원들이나 조 간사의 눈에는 이단아 혹은 낙오생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고민이었다
힘들게 참석한 집회가 겨우 이 정도라니.....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이제 집회가 끝나갈 즈음
두 가지 생각이 나를 핥고 지나간다
하나는 아쉬움과 서운함
다른 이들은 은혜를 받는듯하고 새로운 의지와 각오로 문을 나서는듯한데
나 혼자서만 까불다가 낙오가 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두번째는 깨달음
뭘 깨달았다는거냐.....
머리로는 이미 몇 해전에 들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누구보다도 스승님을 곁에서 모셔서 그 모든 진액을 내 것으로 소화해서 진정 내 실력이라고 알았었는데
말씀에 이르고 있는것마냥
경건의 외양만 가득했지 정작 실력은 갖추고 있지 않았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다
헛 똑똑이다

지금껏 스승님의 영성이, 그 기도가, 그 생각과 가치관이, 삶의 습관이
그리고 동교동교회에서 내가 느꼈던 그 안정감과 평안함이
내 실력으로 쌓였고, 내 내공이 된 것인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재미있는 착각이었던거지
많이 알고 있음 뭐하나?
하나라도 실행하고 몸에 배어들어서 내 것이 되 있는게 있어야지
아무것도 없잖아?

스승님의 말씀마냥, 스승님을 통해 고단백 주사를 매일처럼 맞다보니
이게 내 건강인줄로 착각한게지
정작 내 자신은 아무런 면역력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마치
축구는 정말 개발중에 개발이면서도 한국이 월트컵 몇 등했다고 저도 덩달아 우쭐대는것마냥
내 건 아무것도 없었던거다

나 나름대로는 바르다고 생각했었고
이만하면 경건생활도 안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던것들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내 현주소를 본 것이지
얼마나 게으로고 나태하고, 실력이 없는 자인지, 내공이 약한 자인지.....
많이 알고 있다 생각하는 그 자체가 나로 바보가 되게 했고, 절름발이가 되게 했으며
게으름뱅이가 되게 해
결국은 주께 내 헐벗음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간하지 않는 교만함에 이르게 되었노라

하하하......
헛 똑똑이여...... 헛 똑똑이여......
그 헛 똑똑함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을 괴롭게 하였던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짐에 더 무거운 것을 올려 놓으려 했던가
네가 바로 바리새인이로구나
남이 아니라, 네가 바로.....

< 스승님이 보고 싶구나....... 2006년 교역자 수련회 갔다가, 음목사님과 동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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