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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광야의 학교

by 主同在我 2012. 1. 4.
세례요한은 하나님과 백성 앞에 외치는 자로 서기 위해 광야로 내 몰림을 받았고
예수님 역시 광야로 내 몰림을 받으셨다
그리고
바울 역시 다메섹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광야로 나갔다고 성경은 말한다 (갈 1, 17)

다시말해
하나님은 자신의 사람들을 예비하시고 훈련하실때
광야의 학교를 거쳐가게끔 하신다

광야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다
한풀이를 들어주는 이가 있는 것도 아니요,
기분전환이라도 할수 있는 대형마트가 있지도 않다
그렇다고 잠시나마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는 잘 짜여진 예배를 드려주는 대형교회도 없다
그저 있는 것이라곤
바람과 모래와 햇볕, 그리고 추위
광야의 학교에서 세례요한은 오죽하면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을꼬

그런데 바로 그 학교에서
하나님은 자기 사람들을 훈련시키신다
때로는 강한 훈련으로
때로는 쪽지 시험으로
때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와 같은 종합훈련세트로

쪽지 시험이라고 간단한건 도무지 없는 학교다
날카로운 지적과 대면, 그리고 난처할정도로 서슴없는 까발림으로
스스로의 기만 안에 숨겨지고 가리워졌던 실력을 나타낼 수 밖에 없게 만들어
훈련생 스스로가 자신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마주하게 해준다
스스로 자신의 실력이 그래도 5층 정도는 되는 줄로 알았다가도
한번 흔들어대는 시험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나머지 4층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야 자신의 본 실력, 본 모습이 1층짜리에도 못 미치는 집이었음을 발견하고는
내심 부끄러워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본 실력을 알게 해준
쪽지시험과 또한 그 시험에 감독으로 들어온 선생님들에게 이내 감사함을 느낀다

진정 무엇을 구하고 기도하고 보완해야 할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게는 흠도 점도 없다 자부하고 살던 이마저도
자신의 저 내면에 숨겨져 있는
그렇게도 자신이 싫어하고 혐오하고 비판하던 바로 그 모습을 발견할때에야 비로소
겸손히 하나님 앞에 깨끗케 해 달라고 회복시켜 달라고 구하게 된다

광야의 학교
모래바람이 입에 들어가 혀 사이로 모래가 굴러다니기는 해도
그 찬 바람과 숨이 헉헉대는 뜨거운 공기를 마시고 나면
세상과는 다른 호흡으로
자기만의 리듬을 타며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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