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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2014년 12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15. 1. 1.

인도네시아에서 문안 드립니다

 

 

 

더운 여름나라에서 추운 겨울나라에 있는 교회와 동역자들께 주님의 평안을 묻습니다. 물론, 이 곳도 여름나라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는 계절이 있어, 이 곳에 오래 살아온 이방인들 같은 경우에는 현지인들과 똑같이 환절기면 곤욕을 치루곤 한답니다. 저희 역시, 첫째 텀에 술라웨시 섬 빨로뽀로 이사갔을 때에는 더위 때문에 견딜수가 없어, 냉장고에 넣어둔 물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아예 냉동실에 물을 얼려두었다가 마셔야 몸이 겨우 진정되곤 했었는데, 그도 오래 가지 않아, 작년에 빨로뽀에서 철수할 때 즈음에는 냉장고에 넣어둔 물 만으로도 시원함을 느꼈었지요. 그런데 웬걸요..... 지금은 냉장고에 넣어둔 물은 동재, 동진이나 마시지, 저희 부부는 특히 저는 이젠 냉장고에 넣어둔 물보다는 그냥 상온에 보관중인 물이 훨씬 맛있고 몸에 부담이 덜 하게 느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몸이 이 땅의 사람들처럼 변해가고 있는 것마냥, 저의 사고구조도 마음의 넉넉함도 이 땅의 사람들마냥 점점 바뀌어가는 날도 오겠지요. 저를 점점 더 아름답게 이끌어가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지난 4월 재입국한 이래로 지금까지, 저희는 교회 사역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두 번째 텀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참 궁굼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인도하심을 받아 여기까지 왔는데요, 아직 가야 할 길이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하루 하루 기쁨 가운데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지금 사역하고 있는 교회의 구성원들은 찌나 벤뗑이라 불리는 중국계 후손들입니다. 말이 중국계이지만, 벌써 이주한지 4-5대째가 넘는 사람들로, 인도네시아의 모진 역사를 함께 하면서 중국계 후손이라 하여 본토인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천대당하고, 또한, 최근 2-3대째 이주해온 중국계로부터는 피부색부터가 자신들과는 다르다고 하여 무시당하고.... 그러다보니, 대를 거듭해서 교육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으니, 당연 직업을 구하는 것도 어렵고.... 저희 교인들을 포함해서 동네 구성원들의 교육수준이 평균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수학한 것이 대부분이고, 직업은 주로 소 똥을 말려서 거름 만드는 일을 그것도 소작받아서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경제적인 여건이나 교육적인 여건으로만 본다면 참 안 된 사람,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수준들이 아니라, 이들의 삶과 관련되어 나타나는데요, 근친간 결혼과 동거, 불교와 혼합된 정령숭배, 지긋지긋한 가난으로 인해 타인에 의지하려는 경향성, 게다가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가 너무나도 않된다는 것이 이들을 향한 이 곳 현지인들의 시각입니다. 참 재미있지요? 어떤 중국계 목사님들은 “‘찌나 벤뗑은 해도 않 되, 변화되지 않아 아니, 변화하려고 하지를 않으니 거긴 포기해!” 라고 말하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됩니다. 외국인이 아닌 현지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참 가슴이 쓰라리지요. 어쩌다가 인도네시아 본토인들에게서도, 또한 같은 동족에게서도 저리 무시당하게 되었을꼬 싶기도 하지만, 그러하기에 더더욱 분명해지는 한 가지는 이들에게 복음이 정말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저희가 협력해서 사역하고 있는 지역의 교회에는 4-50여명의 어른과 청소년들이 모여 예배하고 함께 기도하며 모이고 있는데요, 처음엔 얼떨떨하고 손님같고 하는 분위기였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우리 교인, 우리 아이들같은 생각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먼 장래의 계획은 제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아는 것은, 지금 내게 맡기워주신 양떼에 마음을 두는데 힘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지속적으로 받아 먹고, 또 전달하고 하는 가운데 내 생각도 변하고 교인들의 생각도 변하고, 내 삶도 변하고 교인들의 삶도 변하고, 내 인생도 변하고 교인들의 인생도 날로 날로 변하는 과정을 누려가는게 재미가 솔솔하겠죠? ^^

 

어떤 분은 말씀하기를 선교사 선교를 나갔으면 한 교회에 매이는 것은 엄청난 손해이니, 여러 교단과 폭넓게 관계하면서 사역을 펼쳐가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만, 저희는 그 역시도 자신의 부르심에 따라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폭넓게 사역하는 곳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는 그 사역의 현장에서, 그리고 한 영혼 한 영혼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회복하시는 역사를 경험하고 그 일에 매진해야 할 이는 또한 그 일터에서 각각 땀 흘려 가는게 정상이 아닌지요. 저희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그 곳에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 곳으로 부르시기에 여기에서 하나님과 사람들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이 기간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살리셔야 할 이들을 살리시고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 부부를 새롭게 하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하고 또 소망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도, 그리고 그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더 알아가서 내 안에 녹아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저희 아이들, 그리고 하나님의 선교의 현장을 위해 함께 마음모아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동역자 여러분! 저희를 잊지 말고 계속 기도해 주시고, 세계 전역의 일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주님의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를 아끼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 기도로 인해 사역자들이 새로워지고 살아나야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선교역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사회도 어려워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 한국교회는 선택해야 할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역사는 그런 것이니....’ 하면서 한국교회 역시 유럽과 미국의 서구 교회들처럼 쇠퇴의 길로 아주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따라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교회도 사역자들도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 존귀한 교회로 거듭날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선교지에서 있는 사람이 주제 넘게 무슨 소리냐, 너나 잘하라 할른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감이 호소하는 것은 그렇지 않으면 말라지고 죽어가는 것 이외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강건해 지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아 다시 기도해 주십시오. 그래서, 주님의 교회가 주님의 사역자들이 또한 그 백성들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존귀한 빛을 품어낼 수 있도록.

 

 

 

20141222

 

 

성탄과 새해를 맞으며 인도네시아 땅그랑에서

 

지 형습, 정 선영, 동재, 동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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