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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중부 술라웨시 출장 이야기

by 主同在我 2011. 2. 1.
애니미즘에서 개종한 이들이 세례를 요청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노회장, 재단이사장과 함께 길을 재촉했다
중부 술라웨시.....
지도에서만 보던 곳이라 대강 짐작은 했지만 (술라웨시는 섬 중간에 산맥이 있다)
이건 좀 너무한데.....
식구들과 함께 왔더라면 못 갈 길이다
일단, 자동차 안에서 이틀동안 가만 앉아있을 수 있는 체력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게지..
나??
가는동안 계속 뒷 자리 한 줄 차지하고서 누워있었다
허리가 없는 연체동물이라서리.... ㅡㅡ;
내려가는 날 운전수 돕겠다고 운전한다고 나섰다가 (운전수 외에 운전할 줄 아는 이가 없다네...)
새벽 1시부터 아침 6시 30분까지 운전하는데
정말 못할 일이다
결국, 돌아오는 날은 운전 포기하고 운전수가 혼자서 하도록 하고 말았다
내가 살고 봐야지 ^^;

< 산사태로 절개지 위쪽의 나무가 쓰러져 길이 막히니, 운전자들이 각자 내려 손으로 나무를 부러뜨려 치우고 있다. 이 사진 보여줬더니, 동재 엄마 왈, "앞으로는 차에 톱을 가지고 다녀! 빨리 치우게~"..... 정말이지, 말리는 시누이가 한술 더 뜬다는게 이런건가보다 > 

< 내 차례가 되어 새벽에 몰고가다보니 이상한 곳이 나왔다. 도로 끝에 왠 '사유지'라는 표가 있더니 더 가니 강이 나오네.... 그 쪽에서 버스가 나오는걸 보고 왔기에 타이어 자국을 따라 결국 차로 강을 건너고 나니 더 깊은 강이 나오는데.... 나는 말했다 '버스는 저걸 어떻게 건너왔지??' 결국, 자고 있던 모두를 깨워 회의를 한 결과, 이 길이 아니라 버스가 강에 와서 세차하고 갔다는 것으로 결론..!! 다시 되돌아갔지... 역시, 지형습, 한 길눈 한다. 한국에 있을때도 음목사님 그렇게 고생 시키더니.... ㅋㅋ >

< 결국, 헤매다 늦었다고 생각해 고개를 몇 개를 빠르게 넘어왔는데, 갑자기 내 눈이 계기판으로 갔던 것은 왠 일까.... 빨간 눈금이 확 들어왔다. 냉각수 온도 H 에 가 있더구만..... 흑흑...... 결국, 부랴 부랴 차 세우고, 기사 깨워 연기 뽈뽈 나는 라디에이터 열고 물 붓고.... 알고보니 여기 오기 전부터 라디에이터에 빵구가 나서 테이프로 땜빵하고 왔단다 ㅡㅡ; 차를 빌려준 히스기야에게 감사를 해야할지, 미안해야 할지.... 차량운행 약 16시간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도 17만 킬로 된 차 치고 오래 버텼지 ? > 

< 우리 차 안 끌고 온게 정말 다행 ㅡㅡ; 주유소 없다는 이야기 듣고 다른 차 빌려 왔는데, 히스기야 차가 불쌍하다... 결국, 4개월 전에 바꾼 차 뒷바퀴 한 쪽이 못쓰게 되어 공금으로 새로 하나 사서 끼워 넣었다 ㅡㅡ^ > 

가다보니 쉬운길은 아니었다
일단, 차에 탄 시간만 약 20여시간이 넘어가다보니
무릎은 무릎대로, 허리는 허리대로 아프고, 구불구불 산길에 그나마 멀미 안한게 감사하지
두번째, 길이 제대로 된 길이 별로 없지
인도네시아가 다 그렇지만
시골길이다보니 곳곳에 산사태 나있지
진흙구덩이들이지
정말이지, 우리차 안 가지고 간게 참 잘했다 생각이 든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우리차 갔으면 정말 무사하지 못했지.....
가다가 주유소 없어 1리터씩 병에 넣고 파는거 넣고 가야되지
다음에 차를 살 기회가 오면 반드시
긁혀도 상관없고 아무길이나 갈 수 있는 아주 튼튼한 4륜구동 되는걸로 사리라 몇 번을 다짐해 본다
한국에서 공룡카센터인가 하는데에서
짚차 튜닝해놓은 거 본적 있는데 ㅋㅋ
쇼바 높게 달아놓으니 돌에 찍히거나 구덩이에 묻힐 염려 없고
4륜구동이니까 힘 좋고
그런거 없나??

< 걸어서 5시간 올라가야 한다는 말에 바짝 쫄아서 걸아갔는데, 완존 낚였다...... 15분 걸어가니 교회 나오고, 시간 없어서리 산으로 안 올라가고 거기에서 세례식 하기로 했단다 >

< 사진 전면에 보이는 산에 와나 족이 산단다. 말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른 그들이.... 그렇게, 자기들만의 생활방식으로 폐쇄공동체를 이루어 몇 군데로 나뉘어 살고 있단다. 그 사람들은 두 시간이면 벌써 다 올라가는 거리를 우리는 5시간 넘는다니.... 나는 7-8시간 잡아야겠구만.... 사진에 빨간모자 쓴 사람, 교단장 마티우스 목사 형이다. 70을 앞둔 노인네가 주님의 일이라면 어디든 간다고 따라 붙으니..... 이건 도전이 되는게 아니라 부담이 된다. 나보다 체력이 좋으니..... 헐.....>

아무튼, 세례를 주기로 했던 마을에 꼬박 이틀 반이 걸려 도착했다
20시간 차 타고서 중간 지점 소도시까지
그리고 거기 신학교에서 안내자 만나서 다시 차로 6시간
거기에서 걸어 15분 들어가니 거기 교회가 버티고 있었다
허허벌판에 말이지
고 뒤로 경사급한 산들이 보이는데
그 산 위에들 살고 있단다
감사하게도, 교회 전도사님이 세례신청자들에게 미리 연락을 해 두어
그들이 산에서 내려와서 세례를 받게 했단다
올라가는데 급경사 5시간이라니.... 정말 감사하지, 모

< 루욱 방가이 군의 레모 마을에 자리한 GKSI 안디옥 교회. 이 곳을 중심으로 산지로 연결되어 있다보니 여기를 전진기지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노회장도 나도 공감해본다. 사실, 이 곳을 중심으로 산 위 쪽으로 2곳의 기도처, 5명의 사역자들이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

<교회 부엌. 그래도 내가 보았던 시골 교회 부엌중에서는 가장 정리가 깔끔하게 잘 된 곳이다 >

< 부엌 옆에 있는 우물과 샤워실,  그 뒤쪽으로는 화장실이 보인다 > 

들어보니, 그 산위에는 폐쇄공동체로 아직 애니미즘 믿는 이들이 꽤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례장소도 교회로 내려오라고 한거고
사실, 위에도 기도처가 있어 거기에서 할 수 있는데
새로운 사람들이 올라가면 다 숨어서 아무리 불러도 안 나온다네
게다가 손님이 앉았거나 이야기하고 간 집은 손님 내려가고 나서 당장 불을 태워버린다니 ㅡㅡ;
폐쇄는 폐쇄다
옷도 안 입고 있는 부족도 있다고 하니 거기도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욕심인가, 허영심인가, 호기심인가
복음의 열정은 아닌것같고 ㅋㅋ

아무튼, 100여명 세례받겠다고 산 아래로 내려와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16명 남고 다 산 위로 도망쳤단다
산 아래 사람들과는 사는 방식이나 냄새가 (목욕 안한다고 하네 ㅡㅡ;) 달라서리
교류가 별로 없다보니 올라가버렸다고......
아무튼, 다음 기회라도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다
다음엔 누구처럼 헬리콥터 구해 오면 좋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서로들 했다 ㅋㅋ
그랬더니 나더러 사오랜다, 뜨아....
지금 우리차만 가지고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차 타고 가자고들 하는데
헬리 있으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좋기는 하겠지

그렇게 세례식이 진행되었다
감사하게도, 노회장 나르싱 목사가 세례는 나에게 집전하게 해주어
목사안수 받고 나서 처음으로 세례에 참여하는 기쁨을 누려보게 되었다
이후 나르싱 목사의 성찬례가 이어지고 결국 그들은 돌아갔는데
남은 건......
돌아오는 일....

< 좀 더 새까맣게 보이는 사람들이 와나 족 사람들이고, 가운데 노란색 셔츠 입고 있는 이가 이 교회 담임 로날드 전도사, 그리고 로날드 오른쪽으로 두번째가 스띠아 실습생. 현재 이 교회에는 로날드와 실습생 1인이 거주하며 사역하고 있다 >

<이 날, 유아세례 14명, 성인 세례 2명이 이루어졌다. 사진은 유아세례자들과 그 부모들 >

< 사진 오른쪽이 올해 27살의 로날드 전도사. 현재, 와나 족을 담당해서 산위로 왔다갔다하며 사역하고 있다. 좋은 처자 있음 소개해줘도 될랑가 ?? >


교회의 로날드 전도사에게 계속해서 열심히 사역을 감당해달라고 하고는 왔지만
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깡촌에 뎅그러니 사역자를 남겨두고
목사들은 자기 집 있다고 도시로 또 빠져나오니....
이런 저런 부담을 가지고 집에 돌아오니
결국 새벽 1시 30분.....
다음 주에 또 다른 곳에서 세례식 있다고 한다
오토바이 택시로 4시간, 산행 5시간씩 3군데라고 하는데
나더러 같이 갈려냐고 묻는 나르싱 목사......
어렸을 적에 몸관리 잘해둘걸
40의 문턱에 들어선 녀석이 벌써부터 관절이 아프다고 하니
스승님 말씀이 또 생각이 나네
'너는 어떻게 된게 60된 내 체력보다 약하냐.....'
정말 체력 싸움이네

본의 아니게 신학교도 열라고 하니 준비해야 하는데
몸뚱아리가 문제군.... ㅡㅡ;

< 루욱 방가이에 자리하고 있는 스띠아 신학교 분교. 건물을 임대해서 남, 녀 약 40여명의 학생들이 거주하며 공부하고 있다 >

< 남부술라웨시 지역 노회장 나르싱 목사가 성찬을 집례하고 있다. 여기는 성찬식 할 때 우리나라와 달리, 전체 인원이 떡과 잔을 다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렇게 오른손으로 들고서 동시에 먹고 마신다. 뒤쪽으로 성탄절 장식들이 아직 붙어있다. 워낙 치장할게 없다보니, 여기는 1, 2월이 지나서까지도 그냥 놔두기도 한다 >



< 마을에 진입할때 애 좀 먹었었던 길인데, 돌아가는 길에 보니 트럭 3대가 와서 흙으로 메꿔주는 통에 돌아오는 길은 조금 편하게 올 수 있었다 >

< 네덜란드 식민시절에 세워졌다는 다리. 새벽에 여기를 마주했을 때만해도 또 길을 잘못 든줄 알고 얼마나 당황했던지..... 입구가 왠 탄광 들어가는것 같다는 말이쥐.... 새벽에 지나가면서도 사방이 캄캄한데다 온통 막혀 있고, 바닥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니 입에서 저절로 '주여' 소리가 나온다면 조금 이해가 더 편할른지..... 낮에 보니, 사진 찍고 싶어지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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