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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어린이와 아가의 경계선상에서

by 主同在我 2009. 2. 2.
2008/12/10 (수) 23:17
 
어제는 동재와 함께 집 앞 목욕탕에 다녀왔다
아주 옛날 냄새가 나는 목욕타이었는데 아이도 3천원을 받는다고 하더라
그만큼 놀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만에 동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몇 발자국 앞서 길을 가는 녀석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작은 아이던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둘째 아이 돌보는 일 때문인지
동재가 무척이나 귀찮게만 느껴졌었다
다 큰 녀석이 왜 저렇게 심술을 부리고 고집을 피우나.....
얄미운 마음이 많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엄마 아빠의 고충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이기적으로만 비추어졌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 동재의 뒷모습이라니.....
몸에 넘치는 외투를 걸치고선 뒤뚱 뒤뚱 걸어가는 작은 꼬마 아이.... 가 바로 동재였었다
아직도 엄마의 품에 있어 엄마 젖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딱 어울릴만한 아이
그런데 그 아이가 왜 집에서는 그리도 크게만 느껴지는지
마치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도 되는듯
동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내 자신을 문득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은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아빠 혼자서 아이를 보는 것이 안스러웠는지
어디선가 카세트 플레이어를 가져와서 동진이에게 틀어주며
진이의 배를 쓰다듬어준다
 
다 컸다
 
이 녀석, 지금은 돌아누워 잠을 자고 있지만
여전히 귀엽다
첫째여서 그런지, 정이 많이 간다
자기 엄마 뱃 속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을 받아들인것만도 용한데
엄마 아빠까지 그 녀석에게 빼앗기는 것만큼은 싫은가 보다
 
그래도 동재야
엄마 아빠는 동진이도 사랑하고 아끼지만
동재는 첫 아들
얼마나 사랑하는 아기인지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동생 때문에 네 영혼이 상하지 않도록 엄마 아빠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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