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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생각하기

습관이라는 이름

by 主同在我 2013. 1. 5.
실습나온 신학생들에게 전해 줄 경건훈련 점검표를 맡기러 갔다
아침 11시
내가 이미 도착해 있겠다고 약속했던 시간
그 때까지 도착하려면 늦어도 10시에는 출발
9시 30분에는 복사가게에 들러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9시에 나섰다
우연인가...
희한하게도 시내로 가는 길에 차들이 멈춰있다
교통체증이라는 단어를 들어볼래야 들어볼수 없는 도시에서 이게 웬일이람
가뜩이나 시간도 쫒기는데..... 일단 우회....
그런데 그렇게 우회에서 빙빙 돌고 돌아 복사가게로 도착하고 보니 9시 30분
빨로뽀 시내에서는 가장 큰 복사집이다
도착하자마자 복사물을 맡기고 나니 10분이 지나지 않아 복사가 끝났고
이제 스테플러 자국 보이지 않게 테이프 붙이고 플라스틱 커버 한 장 씌우는 제본작업....

그런데.....

복사물 8 페이지짜리 20부 제본해서 받아본 시간이 11시 2분....
조금만 기달리시오..... 라는 말을 몇 번 듣다보니 약 1시간 30분이 지나버린거다
이미 내 약속시간은 지나버렸고, 지금 출발한다고 해도 12시 넘어서야 도착할텐데.....
목사 체면이 말이 아니다
자기 입으로 한 약속조차 못 지키게 되어 버렸으니

시계가 10시 30분을 지나 11시를 향해 한 눈금씩 움직이던 그 때....
언뜻 생각이 난 건
어제와 똑같은 기다림을
작년에 이미 두 세 번에 걸쳐 진저리날 정도로 몸으로 경험하고 난 후
다시는 그 집에 않가야지 했던 그 다짐......
그런데 어제 아침 새해가 밝고 나서 다시 그 집으로 향한거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이지, 아주 자연스럽게.....

습관이란 참 무섭다
술취한 주인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늘 가던 기생집으로 태워갔던 충직한 말을
김유신이 단칼에 베었다고 했던가.....
오랜 시간 길들여지고 익숙해져있던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기 위한 대가를 지불한게지

습관.....

기도도, 일찍 일어나는 것도, 말씀을 읽고서 묵상하는 것도
사람을 상냥하게 대하는 것도, 비난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도
누구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도
다 습관이다
신비로운 은혜, 천지가 개벽할 것 같은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해서
습관까지 자동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것 같다
오히려
그 습관을 바꾸고 변화시키기 위한 큰 은혜가 필요하다
부단히 자신을 훈련해가고자 애쓰고 또 애쓰는 은혜
그리고 그 변화의 자리에까지 자애로운 햇볕으로 인도해가시는 신실하신 그 은혜
그 은혜가 필요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꾸기 위해 목록을 정해놓고서 훈련했다고 했는가
하나님의 사람, 성령의 사람이 되고자 하는 어떻게 해야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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