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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 이야기

4월 이야기

by 主同在我 2009. 4. 8.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이 곳에서는 그 인사를 '아빠 까바르?'(Apa kabar?)라고 한답니다.

무엇이든지 '아빠'를 사용하는 이 사람들이 하늘 아버지를 아빠라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이 곳으로 삶의 거처를 옮긴지도 벌써 2개월이 되어가네요.

정말 짧디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가운데 있는 저희로서는 벌써 오랜 시간을 씨름하며 지내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새로운 집에 적응하고, 기후에 적응하며, 삶의 패턴에 적응하고, 또한 행정을 포함한 이 곳의 문화에 적응하며 배워가다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완전히 적응이 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때로는 이 곳 사람들이 행정을 왜 그러한 방식으로 처리하려 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불편한 시스템 속에서도 아무런 불평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만 같은 이들이 참으로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여전히 새로운 땅과 문화와 사회를 알아가고 배워가는 일이 놀랍고 놀랍습니다.

참 하나님은 사람을 만들고 민족과 나라를 구성하셔도 어쩌면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롭게 질서를 부여하셨는지요.....

<1-3학기 생들입니다. 마다가스카르, 프랑스, 체코, 우간다, 베트남, 타일랜드, 일본, 한국 등에서 온 학생들이고요, 이 친구들 대부분은 인도네시아 정부 초청 장학생 명분으로 와서 언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좋더라고요, 대학원 끝날때까지 학비 전액 지원에 한달에 이 곳 돈으로 1.6주따 루피아를 또한 용돈으로 받으니 이 친구들은 신이 나겠죠? ㅋㅋ>


2주 전에는 제가 다니는 언어학교에서 이 도시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과 역사 박물관 견학이 있었는요, 참으로 많은 것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제 아무리 민족이 다르고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며 삶의 습관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사람이 사람이지.... 하는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혹자는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 하지만 그 곳을 둘러보고 난 후의 느낌은 만인이 하나님 앞에 똑같은 존재로구나....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각각의 고유의 역사와 고유의 시각으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그 때로부터 초월의 존재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서 문화를 꽃피우고 계승 전달해온 인류 공동체를 다시 한번 본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근황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운빠드 언어학당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같은 학교 건물에 있지 않고, 본교와는 동떨어져서 시장 옆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고요, 이 곳에서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치고, 간호학부도 옆에 있더라고요>

저는 여전히 '운빠드' 대학교 부설 언어학교 3학기 과정을 다니고 있으며 이제 한 주일 후면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오래전에 경험했던 선교사 언어학교인 '임락'과 시스템이 달라서 다소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날이 가면 갈수록 새로운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적응해가고 있으며 흥미를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한 가지, 1년이라는 기간 안에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려다보니 학기를 건너뛰어 3학기로 수강하는 관계로 약간 버거운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젊은 날에 헌신하지 못하고 나이 들어서야 주님의 땅으로 와 배워보겠다고 애를 쓰고 있는 저희 스스로를 보며 매일 저녁마다 주님의 은총을 구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그동안 정부시책 변화로 인해 장기비자 소지자들에게 학습기회를 줄 수 없다던 선교사 언어학교에서 약간의 행정절차를 밟아 입학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선영 선교사가 다니고 있는 선교사 언어학교 '임락'입니다. 미국 남침례교 소속 건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 미국 친구들은 참 먼 장래를 생각할 줄 안다니까요...>

그리하여 한 달 남짓 개인교습을 받던 정선영 선교사는 '임락'으로 입학하여 9단계 과정 가운데 1단계 과정을 열심히 수강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하여 기도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인도네시아에 왔어도 언어를 배울 길이 없어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해하고 있던 중이었거든요.

영어도 한국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저희 동네에서 혼자서는 집 밖으로 나가지를 못하는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우울해하던 정 선교사가 이제는 인도네시아 말 배운 것을 연습해야 한다며 수첩 하나 들고선 집 밖으로 나가곤 합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스러운지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저희 가족이 새로운 땅에 잘 적응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동재 이야기가 빠졌습니다.

<이 녀석이 요즘 만만치 않습니다. 안아주지 않으면 계속 울어대는 습관이 형성되어 잠들때까지 안아달라고 떼를 쓴답니다. 타일바닥으로 몇 번 떨어지더니 오늘 봤더니 머리가 땜통 되었슴다 ㅡㅡ;>

제 부모보다도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벽 가운데 놓여졌던 까닭에 유치원을 가지 않겠다고 미루던 동재가 많이 심심해졌는지 생각을 바꾼 모양입니다.

잘 되었다 싶어 오늘은 동재가 다닐 수 있는 현지인 유치원 한 곳을 동재와 함께 둘러보고 와 함께 기도 중인데요, 제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적응하며, 배워나가게 될지 하나님의 긍휼만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사한 일도 참 많았고, 피차간에 용서를 구할 일도 많았는데요, 이 부족하기만 한 사람들이 이 곳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도록 정말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녁마다 가정예배를 드리다보면 정말 우리 스스로의 힘이 아닌 초월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느끼고 감사를 느끼게 될 때가 있는데, 바로 저희가 가장 지쳐 있을 그 때입니다.

한국 땅에서 하늘을 향한 성도의 기도가 선교사들을 깨우고, 돕습니다. 기억해주시고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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