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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공포의 시간

by 主同在我 2021. 6. 11.

아침에 공포의 시간이 나를 엄습했다

피를 뽑아야하니 일어나라는거다

세상에서 피 뽑는것이 가장 싫다

물론, 내가 피가 많지 않아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혈관상태가 보통사람과는 채혈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 링거를 하도 많이 맞아 그런건지

아님 정맥류가 약간 있어서 그런건지

손에 나있는 혈관들은 반듯하게 생긴 녀석이 하나도 없다

가늘고 구불구불하고 직각으로 막혔다가 틀어지고

그러다보니 넣는 주사마다 혈관을 터뜨리기 일쑤다

이 곳 실로암에 와서도 벌써 9번 이상을 찔러댔고 터트렸다

세상에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환자를 맞이해야 하고 들어줘야 할 시간에는 상냥한 간호사가 필요하나,

채혈을 해야할때는 무뚝뚝하더라도 한번에 잘 뽑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아무리 와서 웃으며 친절을 보여도 

혈관 하나 못 잡고 계속 터뜨리면 짜증만 날 뿐

왜 하나같이 체면만 붙잡고서 자기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는지

왜 전문분야의 다른 사람에게 환자를 넘겨주지 않는지.....

뾰족한 금속으로 고문을 당해가며 몸이 망가지는 것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이다

자기에게 맡겨진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자기 전문분야를 벗어난 일은 솔직하게 다른 전문가에게 보내는 것이 또한 필요하다

공포의 하루다

이따가 또 얼마나 많은 간호사들이 와서 찔러볼 것인가

자기는 할수 있다는 연습부족 투성이의 미성숙한 자신감으로....

많은 성도들이 목사들에게서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지 못한채 상관없는 말씀만 들이밀며 위로라고 하고 간다면.....

스승님 말씀하시기를,

목사는 약국의 약사처럼

환자가 오면 정확한 증상과 원인을 파악한 후 정확한 약을 조제하듯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을 조제해주어야 한다 했다

나는 내 분야의 전문가인가....

부끄럽다

남의 욕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오늘도 밥 버러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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