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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인도네시아

재미있는 교통수단 시리즈 1 - 앙꽂

by 主同在我 2009. 5. 21.

인도네시아에만 있는 교통수단이라….

뭐 그런게 있을까

전 세계가 아무리 시골이라해도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세계화를 향해 진입하고 있는 이 마당에

인도네시아에만 있는 교통수단이 과연 있을까…..

 

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인도네시아에는 아주 흥미로운 교통수단이 있는데

그 이름하여 앙꽂(Angkot)이다

<앙꽂 정면 유리에는 목적지와 종점이 크게 적혀 있으며, 유리창은 짙게 썬팅되어 있는 편이다. 사진은 깔라빠와 다고를 오가는 앙꽂>

 

앙꾸딴 꼬따(Angkutan Kota)를 줄여서 부르는 앙꽂은

자가용이 보편화되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이유인즉 노선만 정해져 있을 뿐 정류장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앙꽂은 노선을 따라 움직이는 합승택시였던 것

 

그럼 앙꽂을 살펴보자

 


앙꽂은 우리나라 봉고차처럼 생겼으며

내부는 요렇게 개조해서 의자를 양쪽 벽으로 나란히 놓아

많은 사람이 자유로이 승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문짝은 항상 열어둔 채로 움직여 매우 위험하게 보이나

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나 역시 적응이 되어버렸는지

문간에 간신히 앉아 가도 위험하다는 생각은 별로.... ㅡㅡ;

 

<대부분 문짝은 위 혹은 아래 쪽으로 고정되어 있다>

대상 승객은 일반승객에서부터 조그만 가게로 물건을 떼가는 사람까지

그리고 종종 운전수와 합의만 된다면 렌터카처럼 원하는 목적지까지 직접 실어다 주기도 한다


<위에 보이는 조그만 의자가 바로 문간에까지 앉혀보려 만들어낸 의자. 이 곳에 두 명 혹은 많을때는 세 명까지도 ㅡㅡ; 앉아갈 수 있다. 그야말로 엉덩이 1/4쪽을 걸치고서 ^^>

기본적으로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으며

창문도 열리는 것, 안 열리는 것 제각각!!

옛날에는 차장도 있었는데 지금은 수지가 맞지 않는지 차장은 없다


<불필요한 장치는 모두 장착되지 않았으며, 장착된 적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없는 이유는 차령이 대부분 15년이 넘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앙꽂 운전수를 보자

운전수는 항상 백미러를 주시하며 사주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혹시나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목적지를 외치거나 손가락 한 개를 펴 보인다

한 사람 탈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멀리서라도 타고 싶다면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면 된다


 

운전수의 프로페셔널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나치는 모든 골목들을 주시하다가

혹시나 걸어나오는 사람이 멀리서 보이면

큰 길가에 차를 대고서 그 사람이 나오기까지 대기하고 있거나

아예, 차를 후진시켜 골목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미안해서라도 타야지 하는 수 없다 ㅡㅡ;

 

참 내릴 때에도 재미있다

우리 말로는 내려요하는 것을 여기에서는 왼쪽으로’(끼리 끼리)라고 한다

운전대가 오른편에 달려 있으니 왼편에 차를 붙여달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현지인의 구수한 모습을 만나보고 싶다면

앙꽂부터 타 보시라

때로는 인내력을(출발 안하고 한정 없이 손님 다 찰 때까지 기다리는 운전수 분도 계신다)

때로는 폐활량을(앙꽂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워대는 손님 분도 계신다)

때로는 후각단련을(사람이 꽉 찼을 때에는 그야말로 코가 고통받을 때가 많다)

때로는 체력을(늦게 타서 문간에 매달려 가면 빗물받이라도 꽉 붙들어야 살아남는다)

우리에게 선물로 준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

여기엔 쩍벌남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사람이 꽉 미어 터지게 탈 때가 많으므로

집게 없이도 오므리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