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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람들

꾸랑 아자르! (Kurang Ajar)

by 主同在我 2011. 2. 28.

<이걸로 쌈발도 만들고, 마늘도 갈고, 고추도 갈고...... 저 뾰족한 방망이처럼 보이는 걸 손으로 잡고서는 무조건 짓이기면 되는 이 물건이 바로, '꾸랑 아자르' 소리를 듣게 한 주인공 ^^>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동재엄마와 함께 그 황당한 말을 들었던 것이 말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었을까

외국인이 현지인에게서 꾸랑 아자르 라는 비어를 들을 줄이야

우리 나라 말로는 못 배워 먹은 녀석’ ‘모자란 녀석’ ‘머저리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려니 생각되는데

그 이야기를 다른 누구도 아닌

똑똑하신 우리 동재엄마가 듣다니….. ㅡㅡ;

 

요는 이렇다

술라웨시 들어오기 직전 구입한 핸드 블렌더(도깨비 방망이)가 고장이 나서 (동진괴물이 던져버렸다 ㅠㅠ)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빠룻하는 기구를 사러 시장에 갔다

동재엄마 입장에서는 이왕 사는거 좋은거, 튼튼한 것을 사겠다고 했더니

가게 아주머니가 돌로 된 것을 권했단다

튼튼하고 좋다고…….

옆 가게 주인들도 거들었단다. 그거 좋다고, 죽을 때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그런데……

거금 9만원을 들여 사온 이 빠룻 기구에 대한 평이 동네에 오니 달라진 것이다

돌로 된게 좋기는 한데, 가루가 나온다는 것!!

그 말을 듣고 확인한 결과, 정말 가루가 묻어 나오기 시작한다

돌가루다……

동네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시장가서 돈으로 바꿔오라고……

그렇게 안될것이라는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재엄마는 시장으로 랑숭 직행, 아주머니에게 요구했다

 

가루가 나와 나무로 된 것으로 살 테니 잔돈을 돌려주세요

순간, 시장통은 정말 시장통이 되어버렸다

가게 주인 아주머니는 말할것도 없이 옆가게 주인들까지 나서 힘을 보탠다

그런 법이 어디있느냐고, 한번 샀으면 그것으로 되었지 돈을 돌려달라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나야, 이미 반둥에 있던 편의점에서 경험해봤던터라 만류한것이지만

동재엄마는 아직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사고구조에 동의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건이 결함 있어서 다른 물건으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차액을 거슬러 주는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여기는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번 계산하고 떠난 고객에게

물건의 교환이나 반품을 이유로 차액을 거슬러 주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더더군다나 이런 시골에서는 말이지 ㅋㅋ

 

차액만큼 다른 물건을 구입해 가라는 가게 주인,

불필요한 물건을 왜 구입해야 하느냐는 동재엄마,

그리고

기본적 상도의조차 모른다며 동재엄마에게 꾸랑 아자르라고 화를 내는 옆가게 아주머니

시장은 소란스러웠다

 

결국, 주인 아주머니가 자기네 알라가 갚아 주실 것이라면서

5만 루피아를 남겨 주었지만

돌아오는 내내 동재엄마도, 나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왜 차액을 거슬러 받는 것이 꾸랑 아자르일까……

왜 물건교환을 요구하는 것이 꾸랑 아자르일까……

아직은 판매자의 이득이 소비자의 권익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되는 현실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게 바로 인도네시아로구나라고 인정하기에는 마음이 아파 썩소(썩은 미소)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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