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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람들

생활신앙으로 살아가기

by 主同在我 2011. 6. 28.
오래전에 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된 적이 있었다
그리스도인이 사회 안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기독교윤리적 입장에서 바라본 것인데
여기에 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에서 이슬람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독교 선교역사가 무지 오래된 나라이기도 하다
무려 400여년이나 되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기독교인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수 만큼이나 되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숫자로 치부되는 것은 곤란한 때가 많지

2억 4천명의 약 10퍼센트가 되는 기독교인들이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에 대한 대답은 ? 표가 아니라 당연 No 이다
물론, 대답 또한 주관적인 시각이겠지만, 아무튼 제로에 가깝다
왜냐?
기독교인의 활동, 정체성 등은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 것이 보통이며
교회 밖에서의 기독교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단지, 국가공인된 6개 종교 가운데 한 개를 취득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그렇다
주민등록증에까지 기록되는 자신의 종교가 기독교라는 사실이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직장을 구할때도, 건물을 지을때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다
공인된 종교는 서로 존중해야 하며 서로의 가치를 지닌다는 빤짜실라의 골격은 있으나
그 살과 근육은 없는 형국이라 할까.....

그래서, 인니의 그리스도인들은 너무 유약해 보이기도 한다
워낙, 사회 가운데 마이너리티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다보니 그도 그럴수 있으련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도대체 자신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는 아는 것인지......

그런데, 어제 뒷집에서 초대가 왔다
동네잔치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딸래미가 이번에 학교선생님으로 취직이 되었고
자신의 남편이 혈압이 올라가서 힘들었었는데 내려가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솔직히 잠시 멍해졌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는 수 많은 페스타들을 보면서
오죽 놀거리, 볼거리가 없으면 페스타라도 저렇게 많이 할까 싶었을 정도로
이 집, 저 집에서 페스타가 많이 있었고 그 때마다 골목 막아놓는 것이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그런데.....
어제 동네잔치에 갔을 때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단순한 자기 가족의 일을 가지고서도 동네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그것도 나 같으면 우리 친한 식구들 몇 명 불러 밥이나 사고,
더 감사하면 교회에 감사헌금좀 내고 마는 것으로 끝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싶을 텐데
온 동네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또한 그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음식을 정성스레 준비한다
( 동재엄마도 사실 아침부터 칼 하나 들고 가서 음식준비를 거들어야 했다 )
게다가 사람들 땀나지 말라고 기획사에서 텐트와 음향장치까지 빌렸다

참, 기가 막혔다
아니, 조용히 자기 식구들끼리만 넘어갈수도 있는 일을
이 얼마나 많은 경제적 출혈, 낭비인가 ??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고개가 숙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말로만 감사를 말하고, 헌금 몇 푼으로 교회에 갖다 바치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간주해버리고
부담을 털어버리는 우리네 실정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서 토색한 것을 토해내고 나누었다고 했던가??
삭개오처럼 부당한 돈을 취한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그 조그마한 기쁨과 감사를 마을사람들과 함께 크게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생활신앙으로 살아가기....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신앙의 겉모습이 연약한 것도 문제이지만
그 신앙의 내력이라는 것, 전통이라는 것이 무시할만한 것은 아닌것 같다
약해빠져있는 것처럼만 보이던 인도네시아 교회가 새롭게 다가와진다
생활 깊숙이에서 공동체로 기쁨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 오후가 되자,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 식구들과 그리고 우리동네 사람들이 거의 모여 자리가 꽉 차게 되었다. 텐트도 빌리고, 의자도 빌리고, 식탁도 빌리고, 음향기기도 빌리고..... 아무튼, 어제 저녁은 뒷집에서 해결 ^^ >

<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들.... 무려, 다섯가지나 되었다. 국수를 말려 튀긴 미 고렝, 바나나 줄기와 닭고기를 부순다음 섞어 만든 이녀석 이름이 뭐더라?? 그리고 우리나라 미트볼같은 박소를 가지고 사떼를 만들고, 또라자 음식인 돼지고기 볶음에다가 나름대로 만든 양념치킨과 마지막으로 고기국물. 여기에 바나나와 끄로뽁, 에스바뚜에 생수 하나! 정말 이정도면 동네잔치치고는 엄청나게 많이 한거다. 보통은 두 세가지가 전부인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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