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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람들

시골에서 물건 구입하기

by 主同在我 2011. 7. 29.
태어날때부터 도시의 삶에 익숙해왔던 이가 시골에서 살아가기란
녹녹치만은 않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 곳이 완전 시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시가 아닌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내 눈에는 말이다....
하긴, 더 시골에서 올라온 우리 GKSI 친구들이야 여기도 도시라고 말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여기 빨로뽀는 분명히 시골이다
택시도 있고, 빤떼르도 있고, 버스 터미널도 있고, 시장도 있고
조그맣지만 수퍼도 있고, 학교도 있다, 소방서까지....
하지만 시골이다
왜?
의식이, 사고구조가, 생활습관이.....
도시 사람의 그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운전해서 교차로를 진입하는 스타일들도
서로간에 친분을 쌓아가는 과정도
반대로, 서로간에 원수가 되어가는 과정도 말이지

물건을 구입하는 스타일도 그렇다
아차, 이건 이미 지난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
하지만 또 적어보자
엊그제 황당한 경험이 있으니.... 아니, 놀랬었지.... 진땀나게 ㅡㅡ;

동재엄마가 출장 가고 없는동안 무엇을 새롭게 바꿔놓을까 싶어 고민하던차에
공부하는 공간에 책상이 없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이내 넓은 판때기라도 하나 있었으면 했던 동재엄마 얼굴이 떠올랐지
그래서, 넓다란 판때기 닮은 책상을 구하러 갔다
정말 다리 네개에 판때기만 올라온 그런 책상을....
찾아보니 가구점에서 식탁용으로 나와 있는것이 있었다
물론, 가격은 고가!!
가격흥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하나에 의자 둘 해서 결국 150만 루피아
여기에 배달비 5만 루피아 더 달란다

여기서, 한가지!!
시골 가게에서는 말을 잘 해야 한다
말 한 마디....
'알았다, 조금 더 돌아보겠다' 하면 되었을 것을
'알았다, 조금 기다려라' 로 하고 나서고 말았다
문제가 뭐냐고...
조금 있다 주변 가게에서 같은 물건을 흥정없이 120만 루피아에 본거지
당연, 소비자로서 같은 물건을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좋지 아니한가
첫번째 가게로 되돌아가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흥정을 하였으면 그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 가게 주인의 주장...
이 곳에서 태어나 몇 십년을 살아온 토박이로서
이런 손님은 처음 본다는 것
여러 군데 돌아다녀보고 물건과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금물,
일단 가게를 들어서서 가격을 흥정했다면 그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정상인으로서 하는 일이라는게다, 뜨아.....

왜 가격을 흥정하느냐고 아직까지 묻는 이가 있다면....
여기는 정찰제가 없시유....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군..

무려 30%나 더 비싸게 부른, 그것도 내게 '특별히 깎아줘서'
그 가게 주인의 심보가 이상한건지
정말 내가 소비자로서 이상한 짓을 한건지
한 5분동안 썩 기분좋지 않은 소리를 듣다보니 나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 가게에 유익을 줄수 없다며 자신도 다른 가게 가격에 주겠다는 그 주인의 힐난 섞인 제안을 거절하고
책상 구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여기서 한 가지....
문화의 차이기는 하지만,
말 한 마디 정확하게 의사 표현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시골에서 물건 구입할때는

1. 그 물건을 구입한 후 후회하지 않을 것인지

2. 해당 물건의 가격을 최소 3군데 이상 비교해 본 후 구입을 고려할 것

3. 구입 후 하자발견시 사후처리에 관한 약속을 받아둘 것

4. 대금 계산 후 이뤄질 수 있는 교환 및 환불에 관한 약속이 있는지

5. 아직 다른 가게를 들러보고 싶다면, 다른 가게를 더 들러보겠다고 확실하게 말해 둘 것

6. 소비자가 제시한 흥정가격에 합의가 되었을 때는 반드시 구입하는 것이 통례

아.... 머리 아프다
가격 정찰제가 되어 있다면, 가격을 피곤하게 흥정하는 일 없이 제 각각의 가격을 보고서 비교 검토할 수 있을텐데
이건, 일일이 물어본 후 또 다시 흥정을 해야하니....
왜 처음에 제대로 된 가격을 말해주지 않는걸까
외국인이라?
욕을 하던 그 가게주인이 그러더군
한국 사람은 돈이 많다고......
그래, 나 한국사람은 맞는데.......
이건 순, 머리색깔 노랑색이면 무조건 영어쓰고 국적은 미국일 것이라는 나의 단순한 생각과 너무나 똑같다, ㅠㅠ

이건 딴 얘기지만
마카사르에 롯데마트가 들어왔다고 해서 지난번에 들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마카사르.....
직원들의 자세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일들이 자연스레 벌어지고 있는 곳이 술라웨시다
직원들에게 뭘 묻기가 겁이 난다고 해야 하나....
이름 그대로 까사르 (kasar, 거친) 하다, 마까사르.....

아무튼, 그런 일 있고나니 가격 묻기가 불편하고, 흥정하는 것이 불편하다
1, 20 만 루피아 그걸 가지고 흥정하고 그러냐고 하면 할 말 없다
그런분은 그렇게 사시라고 해라
하지만, 여유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되질 않는다는 것도 알면 좋겠다
알리 없겠지만....
속는 것도 어느 정도 선에서 속아야지
어처구니 없이 속이는 건 속는 입장에서도 썩 그리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도대체 이 장사꾼들은 언제쯤이나 소비자들을 존중하게 될까
그 날이 언제나 인도네시아에 오려나
더더군다나 이 술라웨시 골짝까지 오려면..... 
그래도, 이내 아침이 오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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