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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일들

키보드를 원했더니....

by 主同在我 2013. 3. 12.
인도네시아에 온 후,
쭉 이어온 동재엄마의 소원 가운데 하나는
바로 피아노였다
물론, 잘 치는 편도, 그렇다고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이 이지만
어렸을 적 교회에서 모두들 반주자 보내 달라고 기도할 때
혼자서만 속으로 반주자 절대 보내주지 마세요.... 하고 기도하던 아이,
그래서 그 사이에 후루꾸로 치는 자기가 교회에서 반주하려고 했던 아이....
그랬던 아이였으니
지금이라고 그 열정이 사라졌겠는가....

인도네시아에 첫 발을 디딘 저녁
송목사님 댁에 놓여져 있던 피아노를 보고선 내심 탐 냈던 동재엄마
그 여세를 몰아
목사님께 피아노나 키보드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지 아마....
결국.....
열심이 특심인 관계였는지....
목사님이 어여삐 보신 탓인지.....

이번에 교회 레노바시한다고 물건들을 다 끄집어 내었다는데
그 와중에 동재엄마를 생각하셨단다
보이는 건반악기 가운데 하나를 보내기로 결정!!!
이번 자카르타에서 가족 세미나 하는 장소에까지 가져다 주셨다

그런데 그 포장이 좀.....
애들 돗자리로 포장을 하셨는데 어쩐지 안심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공항에서 랩으로 싸고, 거기에다 밴딩 처리까지
그리고서는 공항직원과 실갱이를 벌인다
직원은 깨져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종이에 싸인하라고 하고
나는 비행기 안에 가지고 올라가겠다고 하고.....
아이고....
결국, 유리조심!! 이라는 빨간 딱지를 20여장 앞 뒤로 붙이고 나서 수하물로 보냈다

어떻게 되었냐고??
감사하게도 집에 와서 풀어보니 깨진데도 없고, 소리도 잘 난다
포장 뜯느라고 고생좀 했는데
공항에서 묶은 랩을 푸는데 고생한 것 보다
송목사님이 깨지지 말라고 신문지며, 박스며, 돗자리며, 노끈이며 테이프며....
몇 겹씩 해 놓은 포장을 벗기느라 더 힘들었다
포장을 벗기며, 혹시나 깨질까 몇 번씩 감싸고 또 감싼 목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 믿을까?? ^^

송목사님을 잘 모르는 분들은 독불장군이라고도 하고
너무 직선적이라고도 하고, 정이 없다고도 하지만
15년전 내가 알던 목사님,
또 지금 다시 인도네시아에 와서 알아가고 있는 목사님은 참 따뜻한 분인데
가끔 오해를 살 때도 있다

아무튼, 키보드 하나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컴퓨터 가게 들를때면 그 한 켠에 놓여져 있는 키보드들을 만져보면서 부러워하던 동재엄마의 소원이
이제 딱 들어졌다
근데 왜 이렇게 복잡한거얌??
신디사이전가??
이젠 따로 공부를 해야 칠 수 있게 되었다지??
인터넷에서 사용법을 한번 찾아봐야징....

< 3.5인치짜리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는.... 쫌 오래되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소리 잘 난다....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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