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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코로나 입원 3일차

by 主同在我 2021. 6. 7.

< 어제 아침 투약했던 Levofloxacin 항생제가 알러지를 일으켜 위험할뻔 했어서, 오늘 아침에는 다른 항생제로 교체했다. 이름하여 Cefoperazone-Sulbactam! 여기에서는 줄여서 Cefosulbac 이라고 부르더군. 근데 인터넷 검색해보니 이것도 부작용은 무서울 뿐이다. 모든 항생제가 부작용을 안고 있다보니, 몸에 직접적인 알러지만 일어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

병원 들어와서 겨우 잘 잤다

물론, 새벽에 간호사들이 와서 혈압재고 이것 저것 다니는통에 몇 번 깨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잘 잔 느낌이다

상쾌하달까....

병원밥에 적응이 잘 되어 그런건가.....

그런데 그것도 잠시....!

드디어 항생제 투여시간이 왔다

이 녀석의 신상을 털어보니 후덜덜.... Levofloxacin 보다 만만한 녀석이 아니더군

폐에 침투한 폐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겠지만

현대 의약이라는 것이 화학공식들로 이루어진거라

부작용은 감안해야하나보다

내게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이 녀석도 간과 신장에 무리를 많이 주는 녀석중에 하나라고 하네

그런거 읽고 있으면 치료에 도움이 안된다

괜히 거부감과 공포감만 들지....

그래서 때론 모르는게 약이고, 아는게 병이 될때가 있나보다

그래서 선악과를 일부러 따먹지 말라 하신것일지도

아무튼 약 한시간에 걸쳐 항생제 주사를 투여했고

결과는 반대쪽 팔이 아주 약간 가렵고, 아주 약간 벌겋게 되는 정도

그나마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다

의사가 회진왔는데 그 정도는 괜찮은 정도라 하며 가니

전문가 말을 믿어야지

난 내 평생 알러지라는 걸 모르고 살아왔다 자부하는데

내게도 알러지를 유발하는 약이 있다는 것을 

여기 들어와서 배우게 된다

그런데....

항생제 투여하고 나니 

아침에 상쾌했던 몸 상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인제는 몸이 노곤하고 약간 몽롱한 것이 자고만 싶네

약이 좀 세긴 센가보다

저녁때 투여되는 렘데시비르는(Remdesivir) 별 이상반응이 없이 편안했는데

그에 비해서 항생제 계열은 확실히 강한가보다

모든 약제는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저녁때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데사메타손(dexamethasone) 역시

첫날 저녁때는 내 이상증상인가 싶어 그냥 넘어갔는데

엊 저녁에 맞을때 확실히 알게 되었다

부작용이 약간 일어난다는것을

머리 뒤쪽으로 차갑고도 찌릿찌릿한 전기감전된 느낌이

20초정도 유지되다 사라졌는데

간호사 말이 그 정도는 원래 그렇단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나와 같은 경우도 꽤 있으니 걱정 말란다

에휴.....!

항염증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에 이것 저것.... 

뭐가 이리 많냐고 하소연하니

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하는 일이니 이해하라고 하네

이 많을 안 맞으면 죽을수도 있다는건가....

그럴수도....

내 상태는 폐에 염증 발생 상태이고, 게다가 난 폐결핵 기저질환자

Covid19 의 원래 이름이 우한폐렴이라니 더더욱 할말이 없긴 하다

오늘 예상 마지막 강의 날이라 

헤롱헤롱한 상태로 잠깐 들어갔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나와 누워있는데

또 깨운다

밥 먹으라고 ㅋㅋㅋㅋ

맛 있는 점심시간이 왔다

병원에 갇혀있으니 자가격리때와 마찬가지로 밥 시간만 기다려진다

흐흐흐..... 좀 전에 먹은 점심이다

매끼 우리집 밥 보다 훨씬 잘 나온다

매번 고기에 과일에 국까지 나오니....

집에서 자가치료하고 있는 동재엄마가 불쌍하네

여기 나랑 함께 입원해 있으면 밥이라도 맛나게 먹을텐데...

간과 신장이 약제들을 잘 받쳐줘야 할텐데....

그래도 도시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니 병원도 서비스도 이정도지

지방에 계신 분들은 참 힘들수도 있겠다 싶다

병원형편들이 여기보다는 많이 열악할테니....

그런것 저런것 생각하면 모든게 감사할 뿐이다

이 나라의 의료보험 시스템도 (BPJS)

성심으로 봉사하는 간호사분들도....

내가 있는 방에는 총 18개의 병상이 있고, 

내가 18번째 병상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그 중 6개 정도는 어제 비었지만

아까 점심때 간호사 두 명이서 아저씨 환자 한분을 목욕시켜드리는걸 봤다

이 방에 공동샤워실이 있는데

그 분 몸 상태가 안좋은건지

의자에 앉혀 손수 목욕을 시켜주더구만

여자 간호사가..... 뜨아....

벌거벗은 남자가 아닌 연약하고 아픈 환자를 씻겨주는 그 모습이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눈물이 나고 고맙고..... 나 갱년기는 갱년기인가보다

요즘에 자주 울컥거리네

모두 다 고맙게 보인다

어제는 선교사 소식에 우리 기도제목 올렸더니

다른 아픈 분들 소식도 들려왔다

우리처럼 코로나로 입원한 분들

또 현재 암투병중인 분들까지

꽤 많은 분들이 아파 있는데

한국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사님들도 병중에 계신 분들이 많을텐데

여기 인도네시아에 있는 선교사들이 아파서

한국까지 가 암투병 4기 진행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알수 없는 눈물이 흐르더라

이것이 뭣 때문에 흘러 내리는 눈물인지 나도 모르겠다

그동안 소식듣고 가끔 기도도 하고 그랬었는데

어제는 정말 애절한 한 마디가 나오더군

"아버지, 저희에게 긍휼을 입혀달라"고

아파보니 철이 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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